폭신한 베개와 오직 사랑뿐 (저자 친필 사인 인쇄본)
피터 H. 레이놀즈.헨리 로켓 레이놀즈 지음, 류재향 옮김 / 초록귤(우리학교) / 2024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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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구나 그러할지 모르겠지만 유독 '사랑'이란 말을 좋아해요. 사랑이라는 단어에 동하는 나는 아직 젊은가! 괜히 설레기도 하네요. 내뱉지는 못하면서 가슴 속에 담아둔 사랑만 많아서 집착하는가 살짝 고민해보고요. 치유와 회복이라는 단어 사이에서 헤매던 어제의 저는 뭐든 마음 속에 담아만 두는 것이 무슨 의미가 있나 고민하고 반성하는 밤이었는데 또 결국 사랑의 고백은 늘 마음으로 미루고 있.. (오늘 아침에 아이들에게 "사랑해, 잘 다녀와!"라는 말 대신 잔소리 따발총으로 날린게 미안해서 이럽니다. '오직 사랑뿐'이라는 제목에서 자꾸만 질척이게 되는걸 보니 제목 참. 내 마음 싱숭생숭해지네요. 폭신한 베개보다 이불이 주는 매력이 더 크다고 보는데 왜 베개일까 궁금증을 안고 책을 펼쳐봅니다.


제이그림책포럼에서도 엄청 많이 봤던 그림책이죠? 아직 번역되지 않은 책들도 많은거 같은데, 검색하니 와~ 엄청 많은 (게다가 엄청 유명한!) 책들을 만든 작가님이신데 살짝 이름이 헷갈렸어요. (애런 레이놀즈 작가님.. 허허허허. 아는만큼 보인다더니 어쩌려고... 포럼에 열심히 들락거리며 그림책 지식을 쌓아가보도록 할게요.)


아빠와 아이의 캐릭터가 너무나 사랑스러워요. 아빠가 부엉이.. 맞을까요? 아이를 위해서라면 무엇이든 하는 아빠의 모습이 알사탕의 속으로만 사랑한다고 말하는 우리네 아빠와 비교되는거 같아서 속상하면서도 현실판인가 싶기도 했어요. 선입견일 뿐이면 좋겠다는 아쉬움이 남는데, 요즘 아빠들은 엄청 사랑 표현도 많이 하고 그..그러는거죠? (하긴, 엄마인 저도 제대로 잘 표현하는거 같진 않네요. 뭔가 채찍질하지 않는데 돌아보면 잘못했구나 반성하게 되네요. 이 책!)


피터 H. 레이놀즈와 헨리 로켓 레이놀즈? 부자지간이랍니다. 늦둥이 아들과 함께 만들어가는 그림책이라서 이렇게 사랑스러워지나봐요. 왜 폭신한 베개와 오직 사랑뿐이라는 제목이 나왔는지는 그림책을 펼쳐보면 바로 알게 되실 거에요.

우리집 아이들은 우리에게 아무 것도 없다면 뭐가 필요할지 물어보러 가야겠어요. 기발할지, 당연할지, 엉뚱할지 기대감을 안은 채로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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잠자 고래뱃속 창작그림책
경자 지음 / 고래뱃속 / 2024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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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은 잠자, 작가는 경자. (라임보소! 우리집 두 아이는 제목과 작가가 헷갈렸대요. 갑자기 전혀 상관없는 '감자'까지 호출하고 머선일이고!)

그림체가 무섭다는 이유로, 내 아이가 보면 별로 좋아하지 않을거 같다는 핑계를 대며 읽을 생각도 하지 않았을 거에요. 서평목록에 올라온 이 책을 먼저 만나보게 되는 호사를 누렸기에 서평 신청했고, 너무 고맙게도 서평단에 뽑혀서 서평을 쓸 기회까지 얻게 됐네요. 덕분에 우리집 아이들도 책을 스스로 꺼내보기까지 했어요. 싫다고 할줄 알았던건 제 편견이었고, 아이들은 재미난 책이라며 엄마도 읽어보라는 얘기까지 건네네요. (난 미리 읽어봤어. 너희가 좋아하지 않을줄 알았는데 섣부른 판단이었구나. 부모는 아이를 모른다더니 그말이 꼭 맞네. 언제쯤이면 알게 될까?)


표지를 보고 무엇이 떠오르는지, 어떤 느낌인지 먼저 살펴보고 가면 좋을 거 같아요.

머리 위에 가느다란 두 선이 무엇일지에 대해서도 말이죠.

더듬이일까? 삐죽 튀어나온 잔머리? 더듬이라면 누구의 것이지? 잠자~리? 벌? 나비?

표지를 복사해서 보이지 않는 아래 부분 상상그리기 해도 뭔가 그럴 듯한 작품이 탄생할거 같기도 하고요.

(열심히 배웠던 포토샵을 이용해서 사진을 불러와서 나비랑 합성하고 싶은데 말이죠. 상상으로만 ㅠㅠ)

서평을 쓰면서 지금 책등을 살펴봤는데 여기도 너무 매력적이에요. 어쩜! (나 왜 이 책 싫다고 했니!!)


앞면지 주인공의 모습이 왼쪽과 오른쪽이 달라졌어요. 뭔가 뿅 나타났네요.

왜 나타났는지 이유는 모르겠어요. 물리적인 요소인지, 정서적인 것인지. (이것에 대해서도 경자 작가님의 이야기를 듣고 싶어집니다.) 보고 있던 것이 책인지, 잡지인지.. 여기에서 무언가를 보고 영감을 얻은 걸까요?

갑자기 양쪽 머리를 잡은 주인공이 거울에 비치는데 표정이 유쾌해보이진 않네요.

자꾸 무슨 일이 벌어지고 있는 거 같은데 주인공에게 도대체 무슨 일이 벌어지고 있는 건지.

주인공은 그림그리는 걸 좋아한대요. 밤늦도록 그림을 그린다네요. 그림에 빠진 제이키즈인가!

그런데 열중하는 주인공 잠자의 동생이 방에 들어와 이렇게 말해요.

"언니, 고작 이딴 그림을 그릴 거라면 차라리 다른 사람들처럼 사는 게 어때?" 어쩌구 솰라솰라.

엥? 언니에게 이렇게 말한다고요? 저 동생 혼 좀 나봐야할거 같은데.

울컥한 언니 잠자는 혼내지는 않고 버럭 소리치며 울음을 터트리네요.

꺼이꺼이 울 정도라니, 맘에 맺힌 게 많은 모양이네요.

뒷모습이지만 잠자의 전신이 나온 모습에 깜짝 놀랐어요. 곤충을 좋아하는 사람도 있겠으나 벌레를 엄청 싫어하는 사람으로서 벌레보면 막 자지러질 듯 소리치고 방방 뛰는 사람인 저로서는 온몸이 소스라치게 몸을 뒤틀게 되더라고요. 그림으로도 당신은 만나고 싶지 않아요. (잠자, 너, 바선생이었니? 헉. 느껴진다. 너와 나의 머나먼 거리...)

동생에게 모진 말을 듣고 밖으로 나갔던 잠자는 세상을 구경하고 느끼고 집으로 돌아옵니다.

그리고 그림에 매진하죠. 자신이 느낀 것들을 표현하고 행복을 느낍니다.

그러나 가족의 생각은 달라요. 보통의 사람과 다른 잠자를, 가족이 아닌 타인으로 바라보는 느낌이에요.

그들에게서 낯선 타인의 시선을 느끼는 잠자에게 자꾸만 감정이입이 되서 속상하기도 하고, 안쓰럽기도 했어요. 그렇지만 잠자가 제 가족이라면 따스하게 안아주고 보듬어줄 수 있을지 그건 의문이더라고요. 나라는 사람은 그럴 수 있을까? 포용과 사랑을 지녔나 반성하게도 되고요.

개인적이긴 하지만 엄마가 서구적인 외모에 예뻤어요. 여동생과 남동생은 엄마를 닮아서 외모 칭찬을 받기도 했고요. 그 시절엔 왜 그런걸 칭찬했는지 치... 그 와중에 저한테는 외모 칭찬은 없고, 착하다 뭐 그런 칭찬만 들어본거 같고요. 외적인 부분에서 좀 위축됐던거 같아요. 그러면서 사춘기를 힘겹게 보내기도 했고요. 지금은 뭐 날 변화시켜야지 이런 마인드는 없고, 태어난대로 사는거지, 외모가 다는 아니지! 이렇게 생각하며 살긴 하는데, 그때의 위축은 날 조금도 커지게 하진 못한거 같아요. (잠자를 보면서 공감이 됐던걸 보니.)

잠자가 뭔가 크게 느끼고 변화하는 과정을 그렸다면 덜 공감됐을 거에요.

재능을 잃는 것이 특단의 조치가 내려지고 나서라고 생각하니 이걸 어쩌나 싶었다가 차라리 다행인건가 안도하게도 됐는데 이런 이중적인 생각을 하는 자신이 엄청 못나보이고, 이게 보통인가 자존감이 낮아서인가 자꾸만 생각이 꼬리를 물게 되는 책이에요. 지금은 이렇게 슬프고 처연하게 읽어내려갔지만 조금은 나아진 언젠가의 나는 이 책을 어떻게 읽어낼지 궁금해지는 책입니다.


제이그림책포럼 카페의 서평이벤트를 통해 고래뱃속 출판사에서 도서를 제공받아 서평을 작성하였습니다. 고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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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일매일 피어나 웅진 모두의 그림책 59
김주현 지음, 유진희 그림 / 웅진주니어 / 2024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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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일매일.

우리는 무엇을 할까요?

전 매일매일 밥을 먹고 잠을 자고, 늙고 있네요.

책 속에서는 무엇이 피어날지.

매일매일 피어나는건 꽃일까요? 표지에 시강인 고양이를 피어난다고 표현할까요?

우리집 둘째가 혼자서 읽더니 조용히 한마디 해주네요.

"꽃그림이 너무 예쁘고 고양이는 완전 귀여운데 재밌진 않아."

함께 읽어주지 않은 엄마는 그저 미안한 마음이 드네요.

다시 읽어보자, 아가야.

엄마가 너를 키울 때 이런 마음이었단다. 비록 지금은 매일 잔소리에, 미운 말 투성이지만 말이야.

네이버 카페 제이그림책포럼 서평이벤트에 당첨되어 웅진주니어 출판사에서 도서를 제공받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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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복어 문학동네 청소년 70
문경민 지음 / 문학동네 / 2024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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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복어 #문경민 장편소설 #문학동네

실제로 현장에 나가지 않았으나 CNC를 배웠던 사람으로서 접점에 닿아있었다. 나에게 닥치지 않았으나 주인공이 내가 된다 해도 전혀 이상하지 않을 세상에 놓여있다는 생각에 가슴이 먹먹하다. 내가 아닌게 다행인걸까? 이 어린 아이들에게조차 기댈 수 있는 든든한 세상이 없어서 미안해진다.

초등학교 5학년, 3학년 두 아이가 읽고 싶다면 그대로 두어도 괜찮을까 잠시 걱정스러웠다. ‘깨끗하게, 맑게’ 지키고 싶은 애미의 심정이었을지 모르겠다. 책을 꺼내들고 “엄마, 이 책 추천해?” 물으면 대답해줘야지. “응, 엄마는 조금 슬프고 속상했는데 너 읽은 느낌도 알려줘. 궁금하다.”

p6. 나는 멈춰 서서 다른 사람 살피듯 내 마음을 관찰했다. 기분 나쁜 소음을 울리며 올라오는 이 마음에는 뭐라고 이름을 붙여야 할까. 분노는 과하고 짜증은 말 자체가 짜증이고 수치심이나 당흑감은 방금 기분의 일부일 뿐이었다.

p72. 사람들은 말없이 서 있다가 도시락을 받으면 꾸벅 고개를 숙였다. 무언가를 나눠 주는 행위 자체가 보람 있었다. 누군가의 필요를 채우는 일이 좋았다.

p89. 강태의 퇴학을 생각하자 마음이 복잡했다. 강태가 사라지면 우리의 학교생활은 나아질 것이다. 개운치 않은 편안함이어도 좋은 건 좋은 것일 터였다. 그건 찜찜하고 슬픈 일이었다.

p100. “사과는 진심이어야 해. 마음에서 우러나와야 진짜 사과야. 안 그래?”

p108. “당신 같은 사람들이 용광로에 사람을 떨어뜨리는 거야. 당신 같은 사람들이 지하철 스크린도어에, 발전소 컨베이어벨트에 사람이 끼여 죽게 만드는 거야. 당신 같은 사람들이 콜센터 직원을 자살에 내몰리도록 내버려두고, 현장 실습생이 배에 붙은 따개비를 따다가 바다에 빠져 죽게 만드는 거야. 그리고 이 빌어먹을 세상은 그게 당연한 거라고, 그렇게 해도 괜찮은 거라고, 더 많은 시간 동안 일할 자유를 허락해 주니 얼마나 고맙냐고 떠드는 거야. 뻔뻔하고 파렴치하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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먹고 놀고 즐기는 열두 달 기념일 - 개정판
전미경 지음, 이수영 그림 / 길벗스쿨 / 2024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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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먹고놀고즐기는열두달기념일 #전미경 글 #이수영 그림 #길벗스쿨 #도서제공
명언 일력 넘기며, 하루에 대한 관심이 생겼는지 요즘 달력보는 재미에 푹 빠진 첫째가 24절기에 대해 자주 묻는다. 소한이 뭔지, 입춘이 뭔지 궁금해하는 아이에게 절기의 설명과 즐길거리, 먹을거리가 함께 어우러지니 보는 재미가 풍성하다. 절기의 한자가 함께 적혔더라면 하는 아쉬움이 남지만 이건 아이가 해당한자를 찾아보며 책에서 책으로 확장해가면 될테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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