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치매 전문의도 실천하는 치매 예방법 - 9가지 치매 원인을 이기는 하루하루 생활 습관
엔도 히데토시 지음, 장은주 옮김 / 현대지성 / 2021년 7월
평점 :
표지에 나온 아저씨가 너무 인상좋게 생겨서 신뢰감이 왕창!
당연히 우리나라 사람이라고 생각했는데 일본 국립장수의료연구센터 전센터장 치매전문의란다.
치매가 넓게 퍼져 있지만 와닿지 않았다.
친할머니, 시할머니 두분이 치매판정을 받았음에도 와닿지 않았던 건 살을 맞대고 살지 않았기 때문이었을거다.
불과 두어달 전부터 치매라는 병이 혹시 모를 걱정으로 다가왔다.
내가 늙어가고 있는 만큼 우리 아빠, 엄마, 시어머니도 빠른 속도로 나이들어 가고 있음을 눈으로 보면서도 인정하기 싫었나보다.
아직 나의 아빠와 엄마는 날 키울 적 그대로일 거라고 생각하고 싶은 이기심!
작년, 제작년의 아빠, 엄마 사진을 보니 내 아이 크는 속도보다 빠르게 주름이 늘어가고 있었다.
게다가 눈치가 엄청 없는 난 몰랐다.
아빠가 제대로 듣지 못한다거나, 우울증처럼 보인다거나, 평소와 다르다는 것을.
나이가 드니까 귀가 조금 어두워졌을 거라고, 하던 일을 관두시고 텃밭을 오가고 사람을 많이 만나지 않으니 평소보다 조금 가라앉았을 거라고, 그게 그렇게 치부할 일은 아니라고, 그렇게 말했다.
예민한 엄마와 여동생의 기우에도.
책을 펴고 깜짝 놀랐다.
치매의 아홉 가지 위험 요인에 아빠의 증세가 다섯가지나 포함되어 있었다. 너무 놀랐다.
말도 안돼! 였던 감정이 설마! 혹시? 라는 걱정으로 바뀌었다.
읽는 내내 무서웠다. 안전불감증일 정도로 병에 무지하고, 남편은 나더러 자연치유를 믿는 게 아니냐며 얼른 그 종교에서 빠져나오라는 뼈때리는 농담을 할 정도다.
그래서 무서울 게 없었는데, 아빠도, 엄마도, 시어머니도, 나 역시도 벗어날 수 없음에 두려워졌다.
고학력자는 치매에 걸릴 확률이 낮다. 라는 말에 '가방 짧은 사람 무시하나?' 라는 부정적인 생각을 가졌는데 뇌활성화를 위해서라도 꾸준한 공부는 도움이 된단다.
옛말에 팔다리가 짧은 사람은 치매에 걸릴 확률이 높다. 라는 말 때문에 엄청 걱정하던 시절이 있었다. 짧아도 너무 짧아 안그래도 걱정인데 치매까지 걱정해야 한다고? 싶었다. 이건 뭐 속설이니 흘려들어도 상관없겠지만 끼워맞추자면 운동의 필요성을 말하는 게 아니었을까 싶다.
저자는 카레와 감귤이 치매 발병률을 낮추는 음식이라고 말한다. 신혼 초부터 할 줄 아는 요리가 없어서 이것저것 남는 재료를 넣고 카레를 자주 해먹었는데, 남편이 이 사실을 알면 내게 고맙다고 큰절을 할까? 싶다. "아나? 내 덕이다" 큰소리 땅땅칠 날이 와야 할텐데..
예방한다고 해도 병은 찾아올 거다. 그러나 그냥 넋놓고 있는 것보다는 알고 예방하는 게 마음이 편해질 거다.
아빠에게 책을 건네야겠다. 그리고 나도 운동을 시작해야겠다. #만만하니 #시기적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