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사랑이의 하모니카 ㅣ 북극곰 꿈나무 그림책 80
밑가지 지음 / 북극곰 / 2021년 9월
평점 :
#사랑이의하모니카 #밑가지 그림책 #북극곰 #도서출판북극곰 #북극곰북클럽 #도서제공
표지만 보고 사랑이 그득한 밝은 그림책이라는 느낌이 들었어요.
아이들도 택배로 도착한 엄마책은 먼저 열어보지 않는 편인데 이 책은 먼저 읽더라구요.
흠, 재밌나보군.
며칠 뒤 잠자리 책으로 골라서 읽어주려고 했더니 "그거 읽었어. 다른 책 읽자." 하더라구요.
엄마가 안읽어줘도 이해가 되는 즐거운 그림책이라 그런가 했어요.
힝, 이런 책인줄 몰랐잖아요.
면지를 펼치니 두둥! 커다란 나무에 구멍이 있고, 사랑종합병원이 써있네요. 표지를 다시 넘겨보게 되요. 주인공이 입고 있는 옷이 다시 보여요. (아는만큼 보이는 힘!)
읽는 독자에 따라 병원에 있는 사랑이의 연령과 성별이 다르게 읽히겠다, 독자를 위한 배려인가?
무슨 이유로 입원했는지는 모르지만 아이는 병원비로 힘들어하는 엄마 아빠의 사정을 남몰래 알아차리고 슬퍼해요.
어릴 때 기억 중에 생활고를 은연 중에 말씀하셨던 엄마의 말씀에 갖고 싶은 게 있어도 사달라 조르지 못했던 저의 내면아이도 떠오르고요.
떼쓰는 아이가 아니었죠. 하긴 그 당시에 떼쓰고 갖고 싶은거 다 가지는 아이는 별로 없었죠.
요즘같은 시절이 아니었는지라. 허허허, 세월무상~
자신의 존재 자체를 부정하는 모습에서 '아이고, 얼마나 힘들꼬!' 탄식이 나오구요.
그 때, 울고 있는 아이 곁에 누군가 다가와요.
슬쩍 보이는 분홍 휠체어에 옆모습만 보이는 저 분은 누구시냐!!
할아버지인데! 고슴도치 할아버지 맞는데! 묘하게 배냇저고리에 감싸진 갓난아이가 겹쳐져요.
왜 그러지? 왜지? 했는데.. 고슴도치 할아버지에게도 사정이 있어요.
사랑이에게 도움을 요청하고, 보답으로 코코아를 타주고 싶다는 도치 할아버지.
뒷장을 펼치다 왈칵! 계속 내리는 가을비가 제 눈에 스며들었나봐요.
사랑이에게 음악으로 위로를 해주고 싶었을까요?
할아버지의 하모니카 연주가 이어져요.
하모니카를 부는 할아버지의 모습은 누군가를 떠올리게 해요.
학창시절 봤던 <오체불만족>의 작가, 인간극장 <내 연인의 모든 것>편에 나왔던 박항승씨도 생각나고..
모티브를 어디서 따오셨는지 궁금했어요.
아.. 구족화가의 이야기도 TV에서 본거 같은데..
밑가지 작가와의 인터뷰 기사 중에 저와 같은 질문이 있네요. ㅎㅎㅎ
상처입은 사랑이의 마음을 어루만져준 고슴도치 할아버지의 하모니카 연주, 저도 듣고 싶은 비내리는 오후에요.
할아버지의 연주를 들으면 숲도 뒷면지처럼 바뀌는 걸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