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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딴방
신경숙 지음 / 문학동네 / 1999년 12월
평점 :
구판절판
기억의 자장 속에 놓여진 그녀의 서사는
궁극적으로 주체의 분해, 주체성의 상실에서
태어져 나온다.
삶 속에 던져진 피동의 존재 만이,
주체의 시선을 위해 제공된 단일적 서사에서
튕겨져 나와
기억 속으로 유폐되고,
검열의 기능을 자아로부터 걷어내어진 상태에서의
표상된 이미지들.
안타깝게도, 우리가 그녀에게서 물어야 할 것은 바로 이것이었다.
선택할 수 있는 삶이라면, 그녀는 외딴방으로 향하지 않았을 것이며,
선택할 수 없음에도 능동적 삶이었다면 단일한 서사 속에서 세상은 투쟁의 대상일 것이다.
따라서, 이미지들은 정렬되고,
오로지 그녀의 에너지는 응축된 주체 속에서
폭발을 요구하는 하나의 서사대상을 위해 호흡을 가다듬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