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학의 윤리
서영채 지음 / 문학동네 / 2005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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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나는 문동의 비평서를 읽을 때마다 길을 잃는다. 안개에 휩싸인 서정적인 공간도 아니지만, 마치 이 책은 나에게 온 곳도, 있는 것도(41페이지), 갈 곳도 모르는(18페이지) 달달한  몽상의 공간 속에 있는 것처럼 느껴지게 만드는  것이다.  

    이곳에는 걱정도, 고통도, 아픔도 없다. 다만 중력을 잃은 에덴에서 우리들이 할 수 있는 유일한 일이란, 허구의 존재인 이브의 손에 이끌려 동산의 풍경을 구경하러 가는 것이다.  그러나 그 풍경 속의 사물들이 묘한 냄새를 풍기는 것은, 그곳에 널린 온갖 아름다운 물체들이란 실상 인식이 아닌 수상한 정치와, 전략, 태평성대(103페이지)와도 같은 분위기를 풍기며 내 소여에 달라붙으려는 것에서 시작되는 것이 아닌가.

  그리하여, 동산의 주인에게 나는 물을 수 밖에 없다.

  이 태평성대(103페이지)에, 하나님이 내려주신 이 동산에서 당신의 두뇌의 연마는, 당신이 이글을 쓰기 위한 이성은, 당신의 (수상한) 인식을 통해 펼치는 당신의 논조는, 무엇에 대한 효용인가. 이 태평성대에 무엇 때문에 당신은 그런 풍미를 퍼뜨리고 있는 것일까. 이 재바르고 사상없는 저자에게 나는 그것을 묻지 않을 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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