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나를 파괴할 권리가 있다 - 제1회 문학동네신인작가상 수상작 김영하 컬렉션
김영하 지음 / 문학동네 / 2005년 4월
평점 :
구판절판


 

    길게 쓰고 싶었지만, 요약해야하는 것은 내 에너지의 문제다. 엔트로피에 관한 감동적인 통찰이 있은 후 나는 이 소설에 대한 비평을 요약할 필요를 느꼈다.

     한 마디로 이 소설은, 인문적 가치를 버린 포르노그래피이다. 그는 역시 자의식이 없는 딴다라로 밝혀졌던 것이다. 다시 말해, 그의 소설의 제목인 '나는 나를 파괴할 권리가 있다'라는 제목과는 달리, 그는 어떤 식으로든 그의 소설에서 '자신을 파괴할 권리'를 주장하지 못했다. 이것은 그가 다만 그의 (영화와는 다른 미학적 가능성을 지닌) 크로스컷이나, 플래시백이 주는 미학적 성취를 통해서만 기능 하는 것이다. 독자나 비평가를 향해 일종의 '자살의 권유'로 나아가지만, 그것이 결국은 인간의 절대적 자유에 관한(자신의 파괴할 권리) 논증적 자의식이 부재한다는 것이 내 말은 뒷받침하고 있는 것이다. 요컨대, 도발적 작가란 소재가 아니라, 그리고 현상을 재현하는 것이 아니다, 현실을 뒤엎는 것이다. 현실을 뒤엎기 위해서 존재하는 이 지상의 양식이 바로 '논증(독자를 향한 설득)'이라는 것을 그는 의식조차 하지 못한 것은, 그가 딴따라가 아니길 바라는 우리 낯선 희망이었던 것을 어쩌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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