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리스인 조르바
니코스 카잔차키스 지음, 이윤기 옮김 / 열린책들 / 2000년 4월
평점 :
구판절판


크레타에서 조르바와 작중화자가 보낸 세월을 회고하는 형식으로 쓰여진 책이다. 조르바는 실존 인물이고, 실제로 소설과 비슷한 일들로 작가와 만난 것으로 알려져있다.

우리는 제도화된 사회에서 생활하면서 초월을 꿈꾼다. 하지만 현실-가족과 국가와 직업 등-은 우리의 날개에 납덩어리를 단다. 이런 상황에서 할 수 있는 일이라야 고작(물론 당사자에게는 중대한 사건이다) 바람피거나 소비하는 행동 들이다. 모험적인 스포츠도 갈수록 인기이다.

조르바는 현대를 사는 고대인이다. 옛날 그리스에서 처음으로 인본주의를 생각했던 사람들의 기운을 타고났다. 그는 젊어서 '조국'이라는 의무에 구속받아서 비인간적인 행위를 했다. 하지만 거기서부터 해방되어 자유로워지고 작중화자와 같은 지식인에게 가르침을 준다.

이 책을 읽어가며 우리는 작중화자의 시선을 닮아갈 것이다. 책 많이 읽고 조심스럽고 또 조르바를 좋아하여 감탄하는 우리는 직접 조르바가 되지 못하고 그를 바라보며 좋아하는 것이다.

이런채로 굳어져버리면 뭐가 되겠는가. TV드라마에서 중년의 원조교제나 불륜을 보면서 대리만족을 느끼고, 또 주인공의 비극에서 가족의 존재를 다행스럽게 생각하는 작용과 이 책을 덮는 것은 별다르게 차이나지 않게 보인다.

일상에서 초월을 꿈꾸는 몸짓을 구체적인 사건들을 해결해나가는 방식으로 표현하는 일을 해야 한다. 이 책은 거기에 아이디어를 줄 것 같다. 그런 아이디어의 하나가 조르바가 보이는 관용적인 태도이다. 그리고 자신의 기쁨을 순수하게 표현하는 행동이다.

'두목! 나는 사람을 이렇게 좋아해 본 적이 없소!'
'두목! 나는 말을 잘 하지 못하오 이것을 춤으로 말하고 싶소!'

솔직함과 관용의 실천만이라도 배우고 싶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