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안갑의 살인 시인장의 살인
이마무라 마사히로 지음, 김은모 옮김 / 엘릭시르 / 2021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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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멀리 떨어진 곳이나 사람의 마음, 미래를 꿰뚫어 보는 천리안과 달리,

악의를 품고 상대를 노려봄으로써 저주를 거는 것이 마안이다."

(170)


미스터리 동호회 회장인 나는 학생식당에 앉아 앞에 보이는 학생이 어떤 메뉴를 고를지 맞추는 추리를 하고 있다. 그리 실력이 있어 보이지는 않는다. 마음 속으로 흠모하고 있지만 내색은 하지 않고 있는 히루코 선배를 따라 마다라메 기관의 비밀을 알아내기 위해 마안갑이라는 곳에 도착한다.


마을에서 고립된 성냥갑처럼 생긴 건물인 마안갑에는 총 11명의 사람들이 모여든다. 각기 온 이유는 다르지만 마안갑을 지키는 예언자 노인인 사키미에 따르면 이 곳에서 남자 둘 여자 둘이 죽을 것이다. 모두 모인 날로부터 48시간 내에...


"예언 자체가 누군가를 해친 건 아니라고.

마음에 티가 있는 사람이 예언을 곧이 듣고 범죄로 치닫고 마는 거죠."

(520)


남자 둘 여자 둘이 죽는다는 예언 때문에 같은 성별이 죽으면 안도를 하는 사람들의 심리가 잘 묘사되어 있다. 나만 아니면 되는 상황이다. 사람이 죽어 나가자 공포의 분위기 속에서 사람들은 점차 서로를 의심한다. 서로 도와 사건이 일어나지 않도록 수를 쓰는 것이 아니라 이기적이 되어가는 장면은 추리소설에서 되풀이되는 모습이다.


작가는 익히 알고 있는 작법을 그대로 가져다 쓰고 있다. 고립된 장소에 서로 관련이 없는 사람들이 모인다, 하나 둘사람이 죽어나갈 때마다 인형이 사라진다는 것은 아가사 크리스티의 <그리고 아무도 없었다>와 비슷한 설정이다. 또한 사건의 마지막에 사람을 모아두고 범인이 누구인지 밝히는 장면도 아가사의 소설에서 흔히 볼 수 있다. 또한,히루코선배와 나를 홈즈와 왓슨에 빗대어 얘기하는 것도 친숙한 설정이다. 그럼에도 범인이 누구일까?를 풀어가는 재미가 있다. 그리고 예상치 못한 반전의 연속. 막판에 쏟아지는 사건의 전모는 몰입감을 최고로 올린다.


밀실 추리소설을 좋아한다면 읽어볼 만하다.



클로즈드 서클: 고립된 장소에서 일어나는 살인사건을 다룬 장르

미싱 링크: 잃어버린 고리

에리카 꽃말: 배신,고독, 쓸쓸함


* 출판사 지원도서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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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만 아는 해외 취업 시크릿
주진희 지음 / 플레이아카데미 / 2021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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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은 해외 취업에 도전해 볼 것을 제안하는 책이다. 책의 구성이 해외취업 진행절차대로 되어 있기 때문에 그대로 따라 읽다보면 취업 준비 완성 단계에 와있는 자신을 발견하게 될 것이다.

책은 5장으로 되어있다. 1장 국가별 10개국 채용시장의 이해, 2장 채용공고 및 해외취업 진출루트 탐색, 3장 해외취업 역량개발 프로그램, 4장 해외취업 영문 입사 서류준비, 5장 해외취업 인터뷰 준비

먼저 국가별 채용시장 상황에 대해 미국 일본 독일 싱가포르와 같은 선진국과 중국 베트남 인도네시아처럼 개발도상국 10개국을 정리해주고있다. 각 나라별 유망 직종과 비자 제도, 임금 체계와 같이 실용적인 정보를 담고 있어서 관심있는 나라를 빠르게 훑어볼 수 있다. 간략하게 각국의 임금 체계 같은 것도 비교해 보기에 좋다.

관심국의 채용시장에서 요구하는 언어와 능력을 갖추고 있다면 바로 국내외 취업사이트를 통해 채용공고를 둘러보고 지원할 수 있다. 그러나 아직 필요한 역량을 개발하여야한다면, 해외 인턴, 해외 현장실습이나 해외봉사를 통해 역량을 쌓은 후에 원하는 기업에 지원하기를 조언한다. 준비가 되면 영문 입사서류와 커버레터를 준비하고, 면접을 위한 예상질문 리스트를 작성해서 연습하면 해외취업준비는 완료된다.

책의 반 이상을 영문 서류 작성과 면접에 할애하고 있다. 설명이 자세하다. 영문 서류에는 레주메와 커버레터가 필요하다. 미국, 캐나다를 비롯한 대부분의 나라에서 사용하는 Resume는 프랑스어로 '요약된'이란 뜻이다. 업무에 필요한 기술, 지식, 경력 정보를 요약한다. 반면 영국에서 사용하는 Curriculum Vitae(CV)는 경력, 학력, 경험은 물론 직무와 연관성이 없는 정보도 상세히 작성한다. 보통 2-3장이지만 5장이 넘어갈 때도 있다. 저자의 조언은 먼저 레주메를 만들고, 상세한 정보를 추가하여 CV를 작성하라고 한다. 우리나라의 자기 소개서에 해당하는 커버 레터는 한 장으로 만들어야하는 것을 강조한다. 예시가 있으니 참고해서 작성할 수 있다.

알면 쉽고 모르면 어려운 해외 취업 과정을 상세히 설명하는 책이다. 해외취업에 관심있다면 이 책 추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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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면 다르게 보이는 일본 문화 - 45인의 덕후가 바라본 일본 이야기 알면 다르게 보이는 일본 문화 1
이경수.강상규.동아시아 사랑방 포럼 지음 / 지식의날개(방송대출판문화원) / 2021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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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양한 배경을 가진 45명의 일본 전문가들이 각자의 분야에서 일본을 소개한다. 일본의 정치, 경제, 사회, 문화, 역사, 문학, 한국과의 관계와 같이 거의 모든 것을 다룬다. 어느 정도 알려진 내용부터 새로운 내용까지 꽤 상세하다.

새롭게 알게 된 사실 몇 개를 정리해보자.

원래 일본 땅이 아니었던 지역에 관한 설명이 흥미롭다. 최남단 오키나와와 최북단 홋카이도는 일본이 병합한 지역이다. 오키나와는 중국과 일본 사이에서 동아시아 해양의 중계지점에 있었던 '유구왕국'이었다. 2차 대전 후 냉전시대에 미군이 자리잡은 이후 현재까지 이어지고 있다. 자국을 지키지 못하고 역사의 풍파를 온몸으로 겪은 곳이다. 홋카이도는 러시아와 일본 사이에 있는 섬으로 아이누 민족의 땅이다. 원래 '야움모시리'였다. 독특한 언어와 문화를 가지고 있었으나 기록하지 않아 전해지지 않으며 메이지 시대에 일본이 강제 합병시킨 후 본토인들을 삿포로로 이주시켜 동화정책을 펼쳤다. 그러나 차별대우가 심해 인구가 감소하였고, 현재는 자신이 아이누인임을 숨긴다. 찾아보니 폴리네시아계인 호주 원주민에 가까운 민족이다. 키가 크고 눈이 부리부리한 외모가 일본 본토인과는 달라서 대체적으로 구별할 수 있다. 히가시노 게이고 영화나 드라마에 가가 형사역으로 나오는 아베 히로시가가 아이누족이다.

일본 소설을 읽다보면 성이 겹치는 경우가 거의 없다. 일본인은 성이 30만개나 된다. 세계에서 가장 종류가 많다는 사실이 놀랍다. 대부분 성이 없었던 서민들이 메이지시대 이후 근처 산과 밭과 같은 토지이름을 자기 성으로 만들어 썼고, 같은 한자라도 다르게 읽으므로 다양한 성이 나오게 되었다고 한다. 궁금증이 해소되었다.

고령화는 일본이나 우리에게 매우 중요한 사회 이슈이다. 노인을 위한 실용적인 정책이 많다. 빈집 재생운동은 집주인이 요양원으로 가거나 사망하면 집을 버리면, 슬럼화가 되므로 젊은이들이 들어와 살기도 하고, 마을 공동체를 위해 새로운 형태로 공공장소로 개조해서 이용하기도 한다. 70세 이상 운전자는 자동차 앞뒤에 고령자 마크(네잎클로버와 시니어의 S를 조합)를 표시하여 다른 운전자로부터 보호받을 수 있다. 편의점은 노인을 위한 헬스케어 상품구매와 상담장소로 이용된다. '개호보험'으로 65세 이상 노인은 간병을 받을 수 있다. 노령화가 급속히 빨라지는 우리나라도 적극적인 대책이 필요해보인다.

일본과 일본인을 이해하고 싶다면 '사소설(작가의 비밀스럽고 부끄러운 내면을 고백하는 소설)'을 읽으라고 추천한다. 생소하다. 사소설의 초기 작가인 다야마 가타이의 <이불>이라는 소설 요약을 보니 박범신의 <은교>와 유사하다. 중년의 작가가 어린 여성을 제자로 받아들이지만 남자친구가 생기자 이를 질투하여 부모에게 돌려보내며 그녀를 그리워한다. 소설을 빌어 작가 자신의 은밀하고 추한 이중성의 내면을 고백한다. 다자이 오사무의 <인간실격>이 사소설에 속한다.

일본에 관심이 있어 책을 권해 달라면 이 책이 좋을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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빨강 머리 앤과 함께하는 영어
조이스 박 지음 / 북하우스 / 2021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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빨강머리 앤을 추억하며 영어도 익힐 수 있다는게 행복이겠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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빌 브라이슨 발칙한 미국 횡단기 (리커버 에디션) - 세상에서 가장 황당한 미국 소도시 여행기
빌 브라이슨 지음, 권상미 옮김 / 21세기북스 / 2021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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빌 브라이슨(1951~ )은 미국에서 태어났지만 영국에 살며 영국 시민권을 취득하였다. 런던 타임스와 디 인디펜던트의 기자로 일했다. 시니컬하고 말 많은 아저씨다. 이 책은 그의 여행기 시리즈의 첫 책인데, 원작은 <The Lost Continent>이다. 1989년 저자가 38세에 발행되었다. 30년이 훌쩍 지나 지금은 저자도 70세가 다 되었으니 그 사이 많은 변화가 있었겠지만, 1980년대 미국을 구경할 수 있는 것도 흥미롭겠다.


아버지가 말이 많다고 했지만, 하나하나 시시콜콜하게 시비를 거는 빌 브라이슨 역시 만만치 않다. 부전자전이다. 어찌 그렇게 사소한 것 까지 관찰하는지 놀랍다. 사람들 말투, 옷 차림새, 인상, 태도 모두 세세히 관찰하고 시비를 건다. 사람뿐 아니라 도로변에 있는 표지판, 사적지 안내문에서 띄어 쓰기가 틀리거나 스펠링이 틀린 것을 보면 매우 시니컬해진다. 함께 여행했더라면 굉장히 피곤했거나 굉장히 즐거웠거나 하겠다.


툴툴거림의 연속이지만 마음에 드는 곳에서는 감동한다. 디어본에 있는 헨리 포드 박물관은 포드가 말년에 온갖 것을 수집해 모아둔 곳이라는데 까다로운 저자가 매료되었다고 하니 궁금해진다. 소품부터 에디슨, 파이어스톤, 라이트 형제의 주택과 작업장을 그대로 가져다 놓았다고하니 그 규모도 엄청날 것 같다.


이 까다로운 여행자를 만족시키는 장소는 그리 많지 않으나 대체로 동네는 예전 모습을 갖추고 있거나, 그 동네만의 개성이 살아있는 곳을 선호하는 듯하다. 쇼핑몰이 즐비한 곳은 비판을 아끼지 않는다.


번역이 압도적이다. 모든 폭소의 근원은 잘 된 번역에 있지 않을까한다. 예를 들어, 미시시피에서 윌리엄 포크너의 생가로 가는 길을 묻자 관광 안내소 여자가 하는 사투리다. "광장에 주차했어요?" 그녀가 물었다. 아니, 사실 그녀는 이렇게 말했다. "강장에 두차해쓰?" "네." "조아, 검 차 타구 강장을 빠져. 대핵교 바냥으루 반대루 빼. 셰 코슈가믄, 쉬노등셔 언쪽 돌구, 언더글 내뎌가믄 어가 어이다, 알쓰?(88)" 이런 센스있는 번역은 처음이다. 미국인들만의 유머에 코드가 맞지 않으면 하나도 웃기지 않을텐데 우리말로 엄청 웃기게 번역했다. 이 책을 재미있게 읽었다면 번역의 힘이라고 생각한다.


지도 한 장 없고 사진 한장 없는 여행기를 상상이나 했을까마는 그런 것 없어도 충분히 즐겁고 유쾌한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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