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라진 소녀들
팜 제노프 지음, 정윤희 옮김 / 잔(도서출판) / 2021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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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46년 뉴욕 그랜드 센트럴 역앞에서 한 여자가 차에 치여 즉사한다. 우연히 그 역에서 여행가방을 발견한 그레이스는 가방 안에 있는 소녀 사진들이 있는 파일에 마음이 가서 그 서류들만 꺼내고 자리를 뜬다. 뉴스를 통해 그 가방의 주인이 역 앞에서 즉사한 엘레노어임을 알고 소녀들에 대해 추적하기 시작한다.

엘레노어는 2차대전이 진행 중이던 1944년 남자요원들의 실수를 만회하기 위해 여성요원들의 필요성을 상사에게 제안하고 그 책임을 맡게 된다. 여성요원들은 무선통신 연락을 하는 임무를 띠고 독일 점령지가 되어버린 프랑스에 파견되는데 어느 순간 무선통신기가 독일군에 노출되고 소녀들이 사라진다. 엘레노어는 이를 감지하지만, 대책을 세우기도 전에 해고되고 만다.

이야기는 1944년의 엘레노어와 여성비밀요원 중 하나인 마리, 1946년 뉴욕의 그레이스의 이야기가 교차하며 진행된다. 세 여자의 이야기가 서로 접점을 찾게 되며 배신자를 확인하게된다.

2차대전에 존재했을 수 있는 여성 특수요원이라는 특이한 소재가 흥미롭다. 당시 국가 일을 하면서도 여성과 남성의 차별이 느껴져 안타깝다. 남자요원들이 포로로 잡히면 제네바 협약에 따라 기본보호를 받은 반면, 여성요원들은 이름도 없이 사라져가야했다.

2차대전 중에 독일령이 되어버린 프랑스에서는 레지스탕스뿐 아니라 영국에서의 첩보작전으로 연합군이 함께 전쟁을 종결시키려한 노력이 있었음을 알게 되었다.

극한 상황에서도 피어나는 사랑이야기도 있고, 누가 배신자일까?로 화제가 모아지며 추리소설을 읽는 듯한 재미가 있는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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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이 선진국이라는 착각
유영수 지음 / 휴머니스트 / 2021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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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는 SBS기자로 2007년부터 2012년까지 방문연구원으로 또 특파원으로 일본에서 살며 일본을 연구한 일본통이다. 그러한 사람이 '일본은 선진국이 아니다.'라고 단언한다. 선진국이란 사람이 자유롭고 안전하고 건강하게 살 수 있는 나라다. 코로나19를 지나오며 선진국에 대한 환상이 깨졌고, 현재의 일본은 확실히 선진국이 아니라고 주장한다.

인정하고 싶지는 않지만 두 나라를 여행하거나 살아본 사람들은 우리의 많은 부분이 일본의 것과 상당히 닮아있다는 것을 느낄 것이다. 저자는 이 원인이 우리가 일제강점기와 해방후 1990년대 초까지 일본의 시스템을 모방했기 때문이라고 한다. 법과 경제구조 등의 분야에서 그러하다. 그러나 우리가 그저 모방만 한 것이 아니라 우리나라 상황에 맞게 바꾸다보니 일본보다 나아지고 있다. 이를테면 여성 인권을 보호하는 법에 있어서 일본의 법이 우리보다 더 엄격한 잣대를 들이대는 '최협의설'을 유지하며 후진적이다.

일본의 여성인권이 낮다라는 것은 일본에 관심이 있다면 알고 있을 사실이다. 그런데 왜 그런지에 대해서는 잘 모르고 있었다. 일본은 여자의 재혼금지기간이 있고, 매년 부부별성제도가 좌절되고 있으며, 아이를 키우는 것은 모성애를 가진 엄마가 주가 되어야한다는 생각이 법과 사회 속에 만연하다. 이러한 현상의 원인은 패전후 연합국 최고사령부가 일본의 민주화개혁에 중점을 두고 특히 여성의 인권을 고양하기 위해 교육을 비롯한 많은 제도를 수립했음에도 불구하고 그 후 극우보수파들이 가족제도를 부활시키며 내조하는 여성을 강조하였기 때문이라고 한다. 고쳐지지 않고 있다. 일본의 여성인권이 낮으니 우리나라를 비롯한 아시아의 위안부 문제 해결도 쉽지 않아 보인다.

이제 더이상 일본은 우리가 보고 배울만한 나라가 아니다. 경제 분야에서 일본의 국가경쟁력은 34위를 차지했다. 우리가 우리가 23위, 대만이 29위인데 이보다 낮은 순위다(2020년 세계경쟁력 보고서). 충격적이다. 그 원인은 1980년대 후반부터 1990년대 초반까지의 버블경제의 추억에 젖어있어 더 이상 변화하지 못하고 있는 것이다. 과거의 영광에서 벗어나 새로운 산업 트렌드에 올라타야하는데 전통적 제조업의 영광 속에 머물러 있다. 현실에 안주하면 결국은 뒤처진다는 것을 깨달을 필요가 있다.

이렇게 심각하고 진지한 내용 외에도 소소하게 몰랐던 사실도 일러주는데 재미있다. 애니메이션 <날씨의 아이>를 보면서 빌딩 꼭대기에 왜 신사가 있는지 의아해했었는데, '회사의 신'을 모시는 신사란다. 정기적으로 임직원이 제사를 지낸다는 것을 처음 알게 되었다. 신기하다.

일본이 왜 선진국이 아닌지에 대해 일본의 법, 정치, 경제, 사회, 문화의 현상과 원인을 분석한다. '왜'라는 물음에 답을 제시하고 있으므로 각 분야 모두 흥미롭게 읽을 수 있다. 일본에 관심이 있다면 꼭 읽어보기를 권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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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신과 의사의 소설 읽기 - 베르테르에서 해리 포터까지, 정신분석학적 관점으로 본 문학 속 주인공들
클라우디아 호흐브룬 지음, 장윤경 옮김 / 문학사상사 / 2021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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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흐브룬은 정신과 전문의이고 보틀링거는 문학가이다. '베르테르에서 해리 포터까지 정신의학적 관점으로 본 문학 속 주인공들'이란 부제를 갖고 있는 이 책은 정신과 의사와 문학가가 소설 속 인물들의 정신을 분석한다. '만약 그들이 제때 정신과를 방문했더라면 어땠을까?'라는 흥미로운 질문을 던지며, 상담을 받았으면 달라졌을까? 인물의 결함은 개인의 문제일까 사회의 문제일까?에 대한 답을 찾는다.

시대를 구분하여 각 시대별 대표작을 선택한다. 고대에는 오이디푸스왕을, 중세는 아서왕을, 17-19세기는 로미오와 줄리엣, 베르테르, 카를 마이, 드라큘라, 셜록 홈즈를, 20세기는 변신, 바람과 함께 사라지다, 삐삐 롱스타킹, 모모, 장미의 이름을, 21세기는 해리 포터, 트와일라잇, 그레이의 50가지 그림자를 분석한다. 목차만 봐도 흥미롭다.

소설 속의 주인공이지만 실제 사람인양 분석한다. 부모의 사랑이 아이에게 미치는 영향과 누군가에게 터놓고 해결을 구하는 자세의 중요성이 여러군데 언급된다. 엄마의 사랑을 받은 해리포터는 불우한 환경하에서도 자존감을 잃지 않고 우정과 사랑의 감정을 발전시켜 나가지만, 누구의 사랑도 받지 못한 볼드모트는 악의 화신으로 치닫는다. 10대의 성급한 사랑을 한 줄리엣이 부모에게 로미오에 관한 이야기를 속 터놓고 이야기했다면 죽음의 파국까지 가지 않았을 것이다. 물론 그렇다면 이야기는 더이상 극적이지는 않겠지만 말이다.

제시된 모든 작품을 다 읽지 않았어도 걱정할 필요가 없다. 저자의 줄거리 요약에서 등장인물들의 성격을 어느 정도 파악할 수 있다. 영화로 드문드문 본 <해리 포터> 시리즈의 줄거리 요약이 아주 마음에 든다. 굵직한 아웃라인 중심으로 주요 사건과 인물들 간의 관계를 이해할 수있도록 해준다. 시리즈 일곱 권을 모두 읽고 싶게 만든다.

독일 작가들의 책은 좀 두껍고 유머가 없는 편이라는 선입감이 있었는데 이 책은 좀 다르다. 글의 구성이 작가와 작품 소개, 줄거리 요약, 주요 등장인물의 정신분석으로 구성되어 있고 짤막하게 서술하고 있어 읽기 어렵지 않다. 흥미로운 정신분석을 더하니 즐겁게 읽을 수있다.


*리딩투데이 지원도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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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술관에 간 해부학자 - 명화로 읽는 인체의 서사 미술관에 간 지식인
이재호 지음 / 어바웃어북 / 2021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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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술가들이 인체를 보다 정확하게 그리거나 조각하기 위해 금기되어 있는 시체를 해부했다. 실제로 그들의 그림이나 조각이 어떠한지 해부학자가 해부한다.

르네상스의 예술가들은 인체를 좀더 정확하게 그리기를 원했고, 시체를 해부해서 사람의 내장, 혈관, 근육, 골격 등을 파악하고 이를 작품에 반영하였다. 다빈치는 1800여 점의 해부도를 그렸고, 미켈란젤로는 사망하기 전에 연습한 모든 것을 불 태워버렸지만 실핏줄까지 표현한 그의 작품은 그가 해부학을 배웠음을 증명한다.

예술과 의학이 서로 교차하리라고 생각하지 못했는데 그림 속에 해부학적 요소나 질병을 추측할 만한 요소를 설명하고 있어 흥미롭다. 보티첼리의 <비너스의 탄생>의 비너스는 왼쪽 어깨가 처져있고 오른손으로 왼쪽 가슴께에 손을 대고 있다. 보티첼리는 당시 결핵을 앓고 있던 연인 시모네타를 모델로 삼아 그린 것인데, 결핵에 걸리면 주로 왼쪽 폐가 망가지기 쉽고 그래서 왼쪽 어깨가 내려간다. 왼쪽 폐가 아프므로 가슴쪽에 손을 얹은 것이라고 설명하며 자연스럽게 폐의 구조에 대해 설명한다.

해부까지 해가며 인체를 정확하게 그리려한 다빈치나 미켈란젤로와는 다르게 루벤스의 <프로메테우스>에서는 헛점이 보인다. 프로메테우스의 근육이 정확한 위치가 아닌 곳에 울퉁불퉁하게 그려져있고, 독수리가 간을 쪼아야하는데 간 위치보다 윗쪽인 큰가슴근을 쪼고 있다. 신화의 내용을 알아야 틀린 것이 보이고 근육의 구조를 알아야 보이는 오류를 잘 집어 낸다. 일반인이 볼 수 없는 것을 보는 전문가의 눈으로 그림을 보니 흥미롭다.

작가에 대한 배경 설명도 풀어주고 있어 작품에 대한 이해와 감상 수준을 높여준다. 고흐에 대해서는 워낙 잘 알려져서 다 알고 있다고 생각했는데, 그가 노란색을 자주 사용한 것이 당시 복용하고 있던 정신질환 완화제인 '디지털리스'라는 식물때문에 사물이 노랗게 보였기 때문이라는 것은 새롭게 알게 된 것이다.

명화에 보이는 인물의 머리에서 발끝까지 해부학적으로 연결하여 설명하는 이 책은 흥미와 교양을 다 선사해 주는 책이다. 명화이해에 관심이 있다면 꼭 읽어보기를 추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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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나 카레니나 - 한 권으로 읽는 오리지널 명작 에디션
레프 니콜라예비치 톨스토이 지음, 서상원 옮김 / 스타북스 / 2021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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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나 카레니나의 사랑 이야기인줄 알았는데 또다른 커플의 이야기도 있군요. 아직도 못 읽었는데 읽고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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