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피엔스의 뇌 - 더 좋은 삶을 위한 심리 뇌과학
아나이스 루 지음, 뤼시 알브레히트 그림, 이세진 옮김 / 윌북 / 2024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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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나이스 루는 프랑스 임상심리학자이다. 뇌에 흥미가 생겨 신경과학을 연구하였고, 뇌과학 팟캐스트를 제작, 진행하고 있다. 일상 속에서 이해할 수 없는 뇌에 관한 궁금증을 풀어주기 위해 이 책을 썼다고 밝힌다.

책은 5부로 구성되어 있다. 1부 우리 뇌의 초능력, 2부 뇌가 함정에 빠지는 순간, 3부 뇌가 매혹되는 순간, 4부 우리 뇌의 신비로운 오류, 5부 이제, 뇌한테 잘합시다.

인간의 뇌는 이해할 수 없는 수수께끼처럼 신비한 것 같기도 했다가 엉뚱한 헛점도 있다. 뇌는 고도의 지능을 사용해 타인의 감정에 공감하고, 창의성을 발휘해 많은 것들을 만들어낸다. 그러나 최소의 에너지를 사용하려해서 간혹 잘 못 판단으로 비싼 제품을 사기도 하고, 편향된 판단을 내리기도 한다. 생후 6개월 된 아이가 잘 생기고 예쁜 사람의 얼굴을 구별하는 것으로 보아, 미에 대한 감각은 이미 태어날 때부터 뇌에 새겨져 있다. 기시감(데자뷔)은 언젠가 똑같은 일을 반복해서 경험하는 것이 아니라 단지 뇌의 오류일 뿐이라는 사실이 조금은 실망스럽다. 뇌는 끊임없이 변화하므로 건강한 뇌를 유지하기 위해서는 일주일에 최소 2시간 30분 이상 중강도의 운동 혹은 1시간 이상의 고강도 운동을 할 것과 정크푸드가 아닌 제대로 된 식사를 권장한다.

뇌에 관해 잘못 알고 있는 사실이 꽤 많다. 창의성은 우뇌의 산물이 아니라 학습으로 개발시킬 수 있다. 직관이란 생각하지 않고 바로 떠오르는 것인데, 의외로 경험에 근거한다. 실례로, 운동 선수들의 훈련은 의식적 학습을 통해 무의식적 앎으로 넘어가는데, 이 무의식의 앎이 바로 직관의 원천이다. 사랑의 유효기간은 3년이 아니라 꽤 오래 지속된다. 인간의 뇌는 25세 이전까지 성숙한 이후 그대로 유지된다고 믿었지만, 현재는 뇌가소성(뉴런이 자기를 수정하거나 시냅스를 리모델링할 수 있는 능력) 덕분에 뇌는 항상 변화하고 노력으로도 바꿀 수 있다고 알려졌다. 성인이 되어 외국어를 배우고, 피아노를 치고, 새로운 것을 배우는 것이 가능한 것도 이런 이유다.

아침에 들은 노래가 하루종일 반복되는 경험을 '이어웜(비자발적 음악 형상화)'이라 하는데, 음악을 들으면 기분이 좋아지기 때문에 스스로 쾌감을 얻기 위해 생기는 것이다. 유독 같은 노래가 자주 맴도는 사람은 전두엽과 측두엽의 특정 영역들의 피질 두께가 얇은 사람이라고 하니 주위에 있다면 슬쩍 알려줄 일이다.

뇌에 관한 설명은 용어부터 그리 쉽지 않은데, 이 책은 일반인이 쉽게 이해할 수 있도록 한다. 잘 그려진 일러스트레이션은 즉각 알 수 있게 해주고, 다양한 비유도 이해를 돕는다. 뇌의 어떤 부분이 어떻게 인간의 행동에 영향을 미치는지 다양한 실험연구를 들어 설명하는데 흥미진진하다. 팟캐스트에 올라온 질문에 대한 답을 해주고 있으므로 일상에서 한 번쯤은 궁금했을 법한 것들이어서 흥미롭게 읽을 수 있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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