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이 선진국이라는 착각
유영수 지음 / 휴머니스트 / 2021년 6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저자는 SBS기자로 2007년부터 2012년까지 방문연구원으로 또 특파원으로 일본에서 살며 일본을 연구한 일본통이다. 그러한 사람이 '일본은 선진국이 아니다.'라고 단언한다. 선진국이란 사람이 자유롭고 안전하고 건강하게 살 수 있는 나라다. 코로나19를 지나오며 선진국에 대한 환상이 깨졌고, 현재의 일본은 확실히 선진국이 아니라고 주장한다.

인정하고 싶지는 않지만 두 나라를 여행하거나 살아본 사람들은 우리의 많은 부분이 일본의 것과 상당히 닮아있다는 것을 느낄 것이다. 저자는 이 원인이 우리가 일제강점기와 해방후 1990년대 초까지 일본의 시스템을 모방했기 때문이라고 한다. 법과 경제구조 등의 분야에서 그러하다. 그러나 우리가 그저 모방만 한 것이 아니라 우리나라 상황에 맞게 바꾸다보니 일본보다 나아지고 있다. 이를테면 여성 인권을 보호하는 법에 있어서 일본의 법이 우리보다 더 엄격한 잣대를 들이대는 '최협의설'을 유지하며 후진적이다.

일본의 여성인권이 낮다라는 것은 일본에 관심이 있다면 알고 있을 사실이다. 그런데 왜 그런지에 대해서는 잘 모르고 있었다. 일본은 여자의 재혼금지기간이 있고, 매년 부부별성제도가 좌절되고 있으며, 아이를 키우는 것은 모성애를 가진 엄마가 주가 되어야한다는 생각이 법과 사회 속에 만연하다. 이러한 현상의 원인은 패전후 연합국 최고사령부가 일본의 민주화개혁에 중점을 두고 특히 여성의 인권을 고양하기 위해 교육을 비롯한 많은 제도를 수립했음에도 불구하고 그 후 극우보수파들이 가족제도를 부활시키며 내조하는 여성을 강조하였기 때문이라고 한다. 고쳐지지 않고 있다. 일본의 여성인권이 낮으니 우리나라를 비롯한 아시아의 위안부 문제 해결도 쉽지 않아 보인다.

이제 더이상 일본은 우리가 보고 배울만한 나라가 아니다. 경제 분야에서 일본의 국가경쟁력은 34위를 차지했다. 우리가 우리가 23위, 대만이 29위인데 이보다 낮은 순위다(2020년 세계경쟁력 보고서). 충격적이다. 그 원인은 1980년대 후반부터 1990년대 초반까지의 버블경제의 추억에 젖어있어 더 이상 변화하지 못하고 있는 것이다. 과거의 영광에서 벗어나 새로운 산업 트렌드에 올라타야하는데 전통적 제조업의 영광 속에 머물러 있다. 현실에 안주하면 결국은 뒤처진다는 것을 깨달을 필요가 있다.

이렇게 심각하고 진지한 내용 외에도 소소하게 몰랐던 사실도 일러주는데 재미있다. 애니메이션 <날씨의 아이>를 보면서 빌딩 꼭대기에 왜 신사가 있는지 의아해했었는데, '회사의 신'을 모시는 신사란다. 정기적으로 임직원이 제사를 지낸다는 것을 처음 알게 되었다. 신기하다.

일본이 왜 선진국이 아닌지에 대해 일본의 법, 정치, 경제, 사회, 문화의 현상과 원인을 분석한다. '왜'라는 물음에 답을 제시하고 있으므로 각 분야 모두 흥미롭게 읽을 수 있다. 일본에 관심이 있다면 꼭 읽어보기를 권한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1)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