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리스 로마 신화, 최대한 쉽게 설명해 드립니다 누구나 교양 시리즈 7
게롤트 돔머무트 구드리히 지음, 안성찬 옮김 / 이화북스 / 2020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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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는 독일인으로 평생 그리스 로마 신화를 연구하고 강의하였다. 그리스 로마 신화는 서양의 문학작품 뿐만 아니라 그림, 조형예술, 음악, 연극, 영화와 같은 다양한 예술작품의 모티브가 되어 현재까지 이어진다. 이 책은 신들을 흥미로운 이야기로 소개할 뿐 아니라, 그 이야기를 테마로한 예술작품 자료도 풍부하다.

책은 50장으로 나누어져 있다. 그리스 로마 신들의 이름을 가나다 순으로 소개한다. 각 장은 독립적인 내용이기 때문에 처음부터 읽을 필요는 없다. 관심있는 신부터 찾아 읽어도 좋고, 책을 넘기다가 흥미 있거나 눈길을 끄는 사진이 있다면 멈추어 읽어도 좋다. 각각의 신에 대한 설명은 스토리텔링 식이어서 재미있는 이야기를 듣듯 편안하게 읽을 수 있고, 이야기를 묘사한 명화나 조각작품, 영화의 한 장면, 유물들의 사진을 함께 보면서 이야기와 서로 연결할 수 있다. 특히 책 말미에 실린 '신화 속 인명들의 그리스어 표기와 라틴어 표기'는 늘 혼용하는 독자들에게는 반갑다. 누가 누구와 같은 인물인지 매치할 수 있다. 아프로디테와 비너스가 같은 신이고, 제우스와 주피터가, 디오니소스와 바쿠스가, 헤라와 주노가 같은 인물이라는 걸 아는데 도움을 준다.

오늘날의 우리가 그리스 로마 신화를 이해하려고 하는 이유는 지금까지도 다양한 분야에 내재된 신화의 힘때문이다. 예술분야뿐 아니라, 정신분석학의 오이디푸스 콤플렉스나, 심리학의 나르시시즘, 물리학의 뉴턴의 코스모스적 세계관과, 카오스 이론, 하다못해 헤르메스, 비너스, 헤라 같은 상품 이름에까지 사용되고 있기 때문이다. 그 원전을 이해하면, 내포하는 의미를 바로 파악할 수 있다.

역사적으로, 입에서 입으로 전해지던 그리스 신화는 다양한 버전이 존재했으나, 기원전 700년경 호메로스나 헤시오도스와 같은 시인들에 의해 문자로 정착하게 되었다. 그 후, 로마시대 시인 오비디우스가 <변신 이야기>라는 작품을 통해 로마신화를 정리한다. 셰익스피어와 괴테의 다양한 작품 속에서, 또한 조지 버나드 쇼의 희곡에까지 그리스 로마신화는 이어지고 있다.

여러 신들 중 '퓌그말리온' 편을 보자. 키프로스의 왕 퓌그말리온은 모든 여성들에게 퇴짜를 맞아 스스로 이상의 여인을 상아로 조각한다. 이 조각을 늘 곁에 두고 생활하다보니, 사랑에 빠지게 된다. 이에 그는 비너스 여신에게 이 조각과 똑같은 여인을 아내로 맞이하게 해달라고 기도한다. 어느 날 이 조각상에 키스하자 부드러운 여인이 된다. 그래서 그들은 아이들을 낳고 행복하게 살았다는 내용이다. 이 테마는 다양한 예술가들에 의해 이용되는데, 로마의 시인 오비디우스가 <변신 이야기> 속에서 개별적인 신화들을 연결하였다. 그 후 셰익스피어가 <겨울동화>를, 미하일 레르몬토프가 <시인>을 저술하며 그 모티브를 담고 있다. 가장 최근의 것으로는 20세기 조지 버나드 쇼에 의해 희곡 <퓌그말리온>과 1963년 영화화된 <마이 페어 레이디>가 이 테마를 담고 있다.

이 책은 그리스 로마 신화에 나오는 모든 신들에 대한 이야기를 쉽고 재미있게 들려준다. 또한, 저자가 평생을 연구하여서인지 다방면에서 접근하여 설명하였기 때문에 신들에 대한 궁금증에 대한 답이 다 책 안에 있다. 읽다보면 '아하, 그래서 그렇구나'라는 깨달음으로 즐거운 독서다. 곁에 두고 두고두고 읽을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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