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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봇 철이 ㅣ 고정순 그림책방 4
고정순 지음 / 길벗어린이 / 2025년 11월
평점 :
AI 시대에 들어서며 로봇을 다룬 그림책이 등장하고 있습니다. 그림책은 시대를 반영하기에, 빠르게 변화하는 세상 속에서 우리가 고민해야 할 지점을 담아내는 작품이 나온다는 것은 중요한 일이라고 생각합니다.
고정순 작가님의 글과 그림은 늘 마음을 울리는 힘이 있습니다. 그래서 <로봇 철이>는 어떤 방식으로 이야기를 들려줄지 궁금한 마음으로 책을 펼쳤습니다.
배경은 한 공장입니다. 사람들과 함께 일하는 로봇 철이는 인간이 하기 어려운 위험한 일을 맡았습니다. 그렇게 함께 시간을 보내다 보니 로봇 철이는 어느새 사람들 사이 자연스럽게 공존하며 지내게 됩니다. 그런데 어느 날, 사람이 나이를 먹어가는 모습을 바라보던 철이는 자신의 얼굴에 직접 주름을 그립니다.
그 장면은 '인간다움은 무엇일까?', '로봇과 인간은 어떻게 공존하게 될까?'하는 질문을 불러일으켰습니다.
가장 인상 깊었던 문장입니다.
주름은 시간이 만드는 거지. 기쁠 때도 생기고 화가 날 때도 생기지. 슬플 때도 말이야.
<로봇 철이> 중에
이 문장은 '주름'은 단순히 나이가 들어가면서 신체에 나타나는 변화가 아니라, 시간이 쌓이며 만들어가는 삶의 흔적이라는 측면으로 바라보게 합니다. 그리고 로봇 철이가 주름을 스스로 그린다는 장면이 인상깊었습니다.
함께 일하던 사람들은 나이를 먹고, 주름이 생기고, 일의 속도도 느려집니다. 그런 모습을 지켜보며 철이는 왜 자신의 얼굴에 주름을 그려 넣었을지 곰곰이 생각하게 됩니다.
이 그림책을 보며 AI 시대를 살아가는 우리의 모습이 떠오릅니다. 빠르게 발전하는 기술은 우리의 삶을 편리하게 하지만, 동시에 두려움도 생깁니다.
이 그림책은 어쩌면 다가오는 미래에 로봇과 함께 살아가게 된다면, 서로를 위협하거나 대체하는 관계가 아니라 '함께 살아가는 존재'로 인정하고 바라보자는 마음을 담고 있는 것은 아닐까 생각하게 됩니다.
* 이 책은 출판사로부터 제공받아 주관적인 견해에 의해 작성하였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