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영란의 헌법 이야기 - 인간의 권리를 위한 투쟁의 역사
김영란 지음 / 풀빛 / 2020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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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을 한마디로 표현하면 제목처럼 김영란 전 대법관이 헌법에 대해서 이야기해주는 책입니다. 김영란법으로 유명해진 김영란 전 판사는 서울대학교 법과대학 재학 중 사법시험에 합격하고 1981년부터 판사로 일했습니다. 2004년에는 대한민국 최초 여성 대법관으로 이름을 올렸고 이후 6년간 대법관으로 재직하면서 사회적 약자와 소수자를 배려하고 국민의 기본권 보호를 위해 노력하여 ‘소수자의 대법관’이라는 평가를 받았다고 합니다.

 


특히 2011년부터 2012년까지 국민권익위원회 위원장으로 일하면서 ‘김영란법’으로 알려진 ‘부정청탁 및 금품 등 수수의 금지에 관한 법률’을 입안해서. 2013년부터 2019년까지 서강대학교 법학전문대학원 석좌교수로 학생들과 만났고, 2019년 4월부터 대법원 양형위원회 위원장으로 9월부터 아주대학교 법학전문대학원 석좌교수로 왕성하게 일하고 있습니다.

 

이 책은 256 페이지의 조금 작은 판형의 비교적 작은 책이지만, 읽어보면 그 내용은 만만치 않습니다. 국내 헌법에 대해서도 언급하고 있지만 주된 내용은 헌법 자체의 역사와 의의에 대한 것입니다. 저자는 프롤로그에서 개헌 논의를 잘 이해하기 위한 방법으로 오늘날의 헌법은 어떤 과정을 거쳐서 만들어졌고 어떤 내용을 담고 있는지, 그리고 그것은 왜 담겼는지를 공부해보자고 제안하며, '영국의 대헌장, 헌법의 주춧돌이 되다' '프랑스 혁명, 헌법에 인권을 넣다' '미국 독립선언서, 헌법에 살을 붙이다' '바이마르 헌법, 현대 헌법의 기틀이 되다' '대한민국, 헌법을 논의하다' 등 총 5개의 주제로 세계 여러 나라와 우리나라의 헌법 제정 과정을 되짚어 봅니다.

 


그런데 이 책의 진행 형식이 독특해서 고대 그리스 시대 민주시민을 위한 공연에서 영감을 얻어 처음부터 끝까지 한 편의 연극을 진행하듯 헌법 제정의 현장을 생생하게 펼쳐 보이는 형식으로 전개됩니다. 여기에는 헌법 역사에 굵직한 획을 그은 영국, 프랑스, 미국, 독일의 헌법이 제정되어 간 현장을 소개하면서 왜 그토록 많은 이가 헌법을 만들기 위해 싸웠는지 또 헌법의 기반인 ‘법의 지배’는 무엇을 의미하는지 그리고 헌법 제정은 우리 삶에 어떤 변화를 가져왔는지에 대해서 구체적인 사례를 중심으로 이야기 하고 있습니다.

 

수십 년 된 헌법 개정론부터 헌재가 수도 이전을 반대하는 논리로 제시한 ‘관습헌법’에 이르기까지 우리나라 헌법에 대한 논의가 많습니다. 그런데 보통 뉴스에 나오는 피상적인 수준으로만 이해하고 있지 헌법에 그 자체에 대해서 공부를 해보지는 못하죠. 주변에 헌법에 대해서 주관적인 정치적으로 해석을 하는 사이비 전문가들도 많습니다. 그런 상황에서 최고의 법전문가라 할 김영란 대법관이 헌법이 제정되기까지의 과정을 되짚어 보며 헌법이 담은 가치를 살펴보게 해주는 이 책은 단비와 같은 책이 아닐 수 없습니다. 쉽게 서술하려는 노력이 보이기는 했지만 역시 헌법과 역사가 같이 나오다보니 만만한 책은 아닙니다. 그렇지만 다 읽고 나면 왠지 뿌듯한 느낌과 함께 우리나라 헌법에 대한 이해를 한 층 더 높일 수 있는 책이라 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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