숲에게 길을 묻다 - ‘나고 살고 이루고 죽는’ 존재의 발견 (10주년 컬러 개정판)
김용규 지음 / 비아북 / 2019년 11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한마디로 이 책은 제목처럼 숲에게 우리 삶에 대한 방향 즉 길을 묻고 또 답을 구하는 책이라 하겠습니다. 저자는 30대 중반이던 1990년대 아내와 어린 딸을 외국에 보내놓고서 벤처기업의 최고경영자(CEO)로 7년간 죽으라고 일했다고 합니다. 그 과정에서 저자는 삶의 외양은 그럴싸했지만 내면은 늘 거북함을 안고 살다가 고민 끝에 많은 사람이 걸어가는 길에서 벗어나기로 결심합니다. 최고경영자 자리를 스스로 과감하게 내려놓고 기업과 도시를 떠나 충북 괴산군에 그 숲에 백오산방白烏山房이라 이름 지은 오두막을 짓고 을 짓고 살고 있습니다.

 

저자는 숲에서 살며 행복했고 ‘아, 내가 정말 숨쉬고 있구나! 살아있구나’라고 느꼈다고 합니다. 이 책은 그 결과물로 자신이 숲에서 살며 받은 가르침을 일반인들의 자기 경영의 전략으로 널리 전하기 위해서 다락방에서 쓴 에세이입니다. 이 책에서 상처를 이기고 소통하며 타인에게 공헌하는 숲의 태도를 삶의 지혜로 삼으라고 조언합니다. 또 숲에서도 인간 사회처럼 치열한 경쟁이 벌어지지만 누군가의 이익을 빼앗고 누르는 것으로 승리하지 않고 홀로 숲을 이룰 수 있는 나무는 없다며 이를 본받아 상생을 이룰 것을 강조합니다.

 

크게 네 개의 막으로 나누어져 있는 이 책의 1막에서는 버드나무와 같은 숲의 생명들처럼 자신의 환경을 탓하지 말라고 하며 자신의 처지에 맞게 스스로의 살 힘을 가지고 태어나는 생명들의 모습을 보여주고 있습니다. 2막에서는 키가 작은 풀들이 빛을 보기 위해 하루하루 다투며 성장해가는 모습을 보여 줍니다. 이를 통해서 들풀은 제자리가 아닌 곳을 탐하지 않는다며 숲의 전부를 지배하려 하지 않는 나무들처럼 자신과 경쟁하여 자기만의 세계를 완성하라고 조언합니다.

 

3막에서는 두려워하지 않고 더불어 살아가며 서로를 살리는 숲의 모습을 다룹니다. 자신의 살을 내어주지 않으면 이룰 수 없는 사랑을 하는 연리목처럼 사랑하라고 호소합니다. 마지막 4막에서는 죽으면서도 어디선가 자라고 있을 2세를 위해 자신의 몸을 헌납하는 자연의 모습을 소개합니다. 그러면서 정작 두려운 것은 살아 있으되 삶을 헛되게 사는 것이라며 오늘 하루를 철저하게 살아갈 것을 강조합니다.

 

이 책에는 숲의 탄생부터 죽음까지 4편의 시와 여러 장의 사진을 곁들여 보여주고 있습니다. 이 시와 글을 읽음으로써 읽는 이로 하여금 마음의 안정을 얻고 깊이 성찰할 수 있었습니다. 숲 철학자에 대해서 들어 보았지만, 아직 아쉽게도 이 책을 읽어보지는 못하였는데 10년만 컬러로 발행한 개정판을 이번 기회에 읽어 보게 되었습니다. 요즘 점점 더 각박해지는 현실 속에 변해가는 자신을 보며, 저자가 느낀 자연 특히 숲을 통해서, 다시 제 자신을 돌아보는 시간을 갖게 되었습니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