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공지능의 마지막 공부 - AI에게 철학을 가르치면 어떤 일이 일어날까?
오카모토 유이치로 지음, 김슬기 옮김 / 유노북스 / 2019년 9월
평점 :
절판


이 책의 프롤로그에서 저자는 도전적인 질문을 던집니다. ‘인공지능은 철학을 할 수 없는가?’ 다시 말하면 정말로 ‘기계는 생각할 수 없을까요?’라는 질문입니다. 그러한 질문에 대한 답으로 이 책에는 윤리학, 인지학, 미학부터 심리학, 사회학, 종교학 그리고 유전자 공학까지 각 학문별로 ‘인공지능에게 철학을 가르치면 어떤 일이 일어날까?’에 대한 생각 실험을 통해 인공지능이 철학적으로 어디까지 사고하고 판단할 수 있는지를 테스트해 보고 있습니다.

 

특히 인상적인 부분은 인공지능은 인간처럼 생각할 수 있는지부터 확인하는 ‘인지학 편’을 보면, 철학은 답이 없는 문제를 끊임없이 사고하는 과정에서 자신과 자신의 주변 세계를 이해함으로써 답을 찾아가는 학문이기 때문에 인공지능은 기계이기 때문에 생각할 수 없다고 결론을 내릴지 모르겠지만 현재 인공지능은 인간의 지성을 능가한 상태라고 단언하는 부분입니다.

 

예를 들어 실제로 생각하는 컴퓨터로 불리는 딥 러닝은 유튜브에 투고된 대량의 영상에서 추출한 이미지를 스스로 학습하여 ‘고양이’라는 개념을 인식하는 수준에 도달했다고 합니다. 즉 고양이를 알지 못하던 인공지능이 딥 러닝을 통해 혼자 힘으로 ‘고양이’가 무엇인지 깨우치게 될 정도로 주체적으로 판단하고 선택하는 수준으로까지 인공지능의 기술이 발전했다는 것입니다.

 

그래서 저자는 이제 인공지능이 기계이기 때문에 생각할 수 없다는 주장은 더 이상 먹히지 않으며 인공지능은 인간의 지성을 모방하여 실현된 기술로서 어쩌면 인공지능은 인간보다 더 고차원적일 수 있고 오히려 더 주체적일 수 있다고 합니다.

 

이 책은 철학적인 논의뿐만 아니라 기계나 인공지능에 의한 실업 증가라는 사회현상에 대해서도 논하고 있어서 흥미로웠습니다. 저자는 기계를 도입하면 실업자가 배출된다는 사실을 공산주의의 창시자인 마르크스도 자각하고 있었다고 합니다. 그 때문에 마르크스도 노동자들이 기계를 파괴한 ‘러다이트 운동’에 대해 감정적으로는 이해를 표했지만, 사회적 운동으로서 러다이트 운동을 지지하지는 않다고 합니다. 그 이유는 기계의 도입에 따라 사회적 생산력이 향상되고 더 나아가서는 사회의 진보로까지 이어지기 때문이었다고 합니다.

 

이 책에는 이 밖에도 각 학문 분야별로 ‘중국어 방’, ‘트롤리 딜레마’ 등과 같이 비교적 잘 알려진 생각 실험을 비롯해 다양한 생각 실험을 중심으로 인공지능을 둘러싼 논의를 정리하고 있습니다. 얼마 전 한국을 방문한 손정의가 문재인 대통령에게 강조한 말이 첫째로 인공지능 둘째도 인공지능 셋째도 인공지능이었습니다.

 

이미 미래 세계는 인공지능의 세기가 될 것이라는 전망이 많습니다. 스마트폰이나 sns가 어느 순간에 우리 생활을 지배했듯이 인공지능도 우리 생활의 요소가 되겠죠. 그런데 과연 인공지능이 철학적으로 또 실제적으로 우리에게 어떠한 의미로 다가올 지 가늠하기 어렵습니다. 일본 아마존 사상 분야 1위에 오를 만큼 현시대의 지성인들에게 어필하고 있는 이 책의 저자가 인공지능에 대해서 심층적으로 접근하고 있는 이 책을 통해서 그 구체적인 변화상을 배워볼 수 있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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