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유독 화가 나고 마음이 불안했다. 뜻대로 되지 않는 일들이 쌓이면서 나도 모르게 힘들어하고 있었다. 그런 나에게 《붓다와의 마음수업》은 스스로를 되돌아보는 계기가 되었다. 책을 읽으며 깨달았다. '결국 불가능한 일을 하려 했고, 바라는 대로 되지 않아 괴로워한 것이다. 이 얼마나 어리석은 일인가.' 쉽게 말하면, 나는 집착하고 있었던 것이다.
명상, 그리고 알아차림의 힘
《붓다와의 마음수업》은 집착을 없애고 분노를 가라앉히는 가장 지혜로운 방법으로 '명상'을 제시한다. 하지만 단순히 명상을 권하는 것이 아니라, 화를 내고 있는 나를 알아차리고 마음을 잠시 우회할 수 있도록 '쉼표'를 제공한다. 이를 돕는 것이 바로 '집중'하는 태도다.
흥미로운 점은 집중 이전에 '알아차림'이 먼저 필요하다는 것이다. 집중이 되지 않는다는 것은 그 대상을 제대로 알아차리지 못했다는 뜻이다. 만약 명상이 어렵게 느껴진다면 기도를 해도 된다고 저자는 말한다. 기도든 명상이든 묵상이든, 중요한 것은 나의 몸과 마음을 알아야 다스릴 수 있는 힘이 생긴다는 것이다.
땔감을 내려놓는 지혜
붓다의 가르침 중 가장 인상 깊었던 비유는 불안을 주는 대상을 '땔감'으로, 화를 '불'로 표현한 것이다. 우리가 계속 땔감을 던진다면 불은 절대 꺼지지 않는다. 우리는 땔감을 내려놓고 '불'과 '알아차림'으로 인과관계를 변화시켜야 한다. 멈춘다는 것, 내려놓는다는 것은 내가 가진 불에게 땔감을 더 이상 보내지 않는다는 것이다.
명상의 토대가 된 경전 《대념처경》에는 '마음 챙김'이 9회, '분명히 안다'가 133회나 언급된다고 한다. 이는 어떤 현상을 객관적으로 알아차리는 것이 명상에서 얼마나 중요한지를 보여준다. 아픈 것을 낫게 하는 것이 아니라, 아픈 것을 아프다고 '아는 것'이 목적이다. 우리는 많은 오해와 걱정, 근심으로 스스로를 힘들게 하고 있기 때문이다.
있는 그대로 받아들이기
불안을 관리하려면 '있는 그대로' 받아들이는 수용의 태도가 필요하다. 붓다는 인생은 무상하다고 말한다. 즉, 영원한 것은 없으며 모든 것은 변한다. 괴로움도 즐거움도 변한다. 더불어 "모든 행은 만족스럽지 못하다"고 붓다는 말한다. 변하는 것들에 만족을 구하며 집착하는 순간, 괴로움은 찾아올 수밖에 없다.
수용이란 다르게 표현하면 나의 마음을 챙기는 것이다. 내 생각을 보태지 말고 있는 그대로 사실만 바라보고 받아들이는 것. 물질적 소유를 줄이고 욕심을 줄이면 무소유에 가까워진다. 필요한 것만 남기고 이를 잘 활용하면서 건강하게 살아갈 수 있는 길을 찾게 된다. 복잡한 삶이 아닌 단순한 삶을 살아갈 힘을 얻게 되는 것이다.
평정심을 향하여
《붓다와의 마음수업》은 즐겁지도 않고 괴롭지도 않은 평정 상태를 유지하도록 돕는다. 흔들리지 않는 편안한 마음을 갖도록 많은 문장들이 사색하게 만든다. 특히 기억에 남는 구절이 있다. 행복은 불행을 조건으로 하고, 불행은 행복을 조건으로 한다. 즐거움도 괴로움을 조건으로 하고, 괴로움은 즐거움을 조건으로 한다.
그래서 힘들 때는 고통 총량의 법칙을 생각하며 고통의 양을 줄인다고 생각하며 받아들이고, 즐거울 때는 기쁨의 총량이 비워진다고 생각하며 누리는 태도가 필요하다는 것이다.
마음 상태를 알아보는 것은 결코 쉬운 일이 아니다. 외부에서 보이는 것으로 판단하는 것이 아니라, 내 마음에서 일어나는 것을 알아차리는 것이 중요하다. '좋다', '싫다'에 머무르지 않고 그 어느 쪽에도 마음을 두지 않으며, 그저 있는 그대로 바라보는 연습.
《붓다와의 마음수업》을 다시 읽으며, 마음을 어느 쪽에도 치우치지 않도록 내 마음의 자전거 바퀴를 굴리며 균형을 잡아봐야겠다고 다짐했다. 지금부터라도 꾸준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