붓다와의 마음수업
정준영 지음 / 웨일북 / 2025년 11월
평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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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웨일북'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았습니다.

평소 관심 있는 분야의 도서만 신청하여 주관적으로 작성한 서평입니다.



한 줄 요약

서울불교대학원대학교 불교학과 명상학 전공 정준영 교수

60여 편 발표한 명상 지도자이자 초기불교 학자가 전하는

"인생은 오르내림의 연속, 그 안에 머무는 법을 배워라. 모든 답은 결국 나에게로 돌아온다."

수행은 멀리 있는 게 아니라 바로 우리 안에 있다는 사실을 보다 쉽게 이해하도록 도와주고 있다.


인상 깊은 구절

"준영아, 너는 성인이 되면 모든 것이 끝이다 생각하나 보다." "산을 오르면 모든 것이 끝나는 것이 아니라, 다시 내려와야 하고, 언젠가는 다시 올라야 한다." p8

지혜를 키우기 위해서는 '관찰'이 필요하다. 관찰을 통해 얻은 지혜는 '열매'에 해당한다. p21

'착하게 살면 착한 결과가 따라온다'보다는 '착한 마음으로 행하면 마음이 편안하다'에 더 가까운 해석이다. 반대로 '악하게 살면 악한 결과가 따라온다'보다는 '악한 마음으로 행하면 마음이 불편하다'에 가깝다. p94

무엇을 소유할지 보다 어떻게 소유하느냐가 삶에서 더 가치 있는 질문일 것이다. p116

어제 내린 비에 오늘 젖은 옷을 입고 다니지 말고, 내일 내일 비를 위해 오늘 무거운 우산을 들고 다니지 말라. "지나간 과거에 집착하지 말고, 다가오지 않은 미래에 근심하지 말라. 오직 지금 이 순간에 머물러라." p174

총평

요즘 유독 화가 나고 마음이 불안했다. 뜻대로 되지 않는 일들이 쌓이면서 나도 모르게 힘들어하고 있었다. 그런 나에게 《붓다와의 마음수업》은 스스로를 되돌아보는 계기가 되었다. 책을 읽으며 깨달았다. '결국 불가능한 일을 하려 했고, 바라는 대로 되지 않아 괴로워한 것이다. 이 얼마나 어리석은 일인가.' 쉽게 말하면, 나는 집착하고 있었던 것이다.

명상, 그리고 알아차림의 힘

《붓다와의 마음수업》은 집착을 없애고 분노를 가라앉히는 가장 지혜로운 방법으로 '명상'을 제시한다. 하지만 단순히 명상을 권하는 것이 아니라, 화를 내고 있는 나를 알아차리고 마음을 잠시 우회할 수 있도록 '쉼표'를 제공한다. 이를 돕는 것이 바로 '집중'하는 태도다.

흥미로운 점은 집중 이전에 '알아차림'이 먼저 필요하다는 것이다. 집중이 되지 않는다는 것은 그 대상을 제대로 알아차리지 못했다는 뜻이다. 만약 명상이 어렵게 느껴진다면 기도를 해도 된다고 저자는 말한다. 기도든 명상이든 묵상이든, 중요한 것은 나의 몸과 마음을 알아야 다스릴 수 있는 힘이 생긴다는 것이다.

땔감을 내려놓는 지혜

붓다의 가르침 중 가장 인상 깊었던 비유는 불안을 주는 대상을 '땔감'으로, 화를 '불'로 표현한 것이다. 우리가 계속 땔감을 던진다면 불은 절대 꺼지지 않는다. 우리는 땔감을 내려놓고 '불'과 '알아차림'으로 인과관계를 변화시켜야 한다. 멈춘다는 것, 내려놓는다는 것은 내가 가진 불에게 땔감을 더 이상 보내지 않는다는 것이다.

명상의 토대가 된 경전 《대념처경》에는 '마음 챙김'이 9회, '분명히 안다'가 133회나 언급된다고 한다. 이는 어떤 현상을 객관적으로 알아차리는 것이 명상에서 얼마나 중요한지를 보여준다. 아픈 것을 낫게 하는 것이 아니라, 아픈 것을 아프다고 '아는 것'이 목적이다. 우리는 많은 오해와 걱정, 근심으로 스스로를 힘들게 하고 있기 때문이다.

있는 그대로 받아들이기

불안을 관리하려면 '있는 그대로' 받아들이는 수용의 태도가 필요하다. 붓다는 인생은 무상하다고 말한다. 즉, 영원한 것은 없으며 모든 것은 변한다. 괴로움도 즐거움도 변한다. 더불어 "모든 행은 만족스럽지 못하다"고 붓다는 말한다. 변하는 것들에 만족을 구하며 집착하는 순간, 괴로움은 찾아올 수밖에 없다.

수용이란 다르게 표현하면 나의 마음을 챙기는 것이다. 내 생각을 보태지 말고 있는 그대로 사실만 바라보고 받아들이는 것. 물질적 소유를 줄이고 욕심을 줄이면 무소유에 가까워진다. 필요한 것만 남기고 이를 잘 활용하면서 건강하게 살아갈 수 있는 길을 찾게 된다. 복잡한 삶이 아닌 단순한 삶을 살아갈 힘을 얻게 되는 것이다.

평정심을 향하여

《붓다와의 마음수업》은 즐겁지도 않고 괴롭지도 않은 평정 상태를 유지하도록 돕는다. 흔들리지 않는 편안한 마음을 갖도록 많은 문장들이 사색하게 만든다. 특히 기억에 남는 구절이 있다. 행복은 불행을 조건으로 하고, 불행은 행복을 조건으로 한다. 즐거움도 괴로움을 조건으로 하고, 괴로움은 즐거움을 조건으로 한다.

그래서 힘들 때는 고통 총량의 법칙을 생각하며 고통의 양을 줄인다고 생각하며 받아들이고, 즐거울 때는 기쁨의 총량이 비워진다고 생각하며 누리는 태도가 필요하다는 것이다.

마음 상태를 알아보는 것은 결코 쉬운 일이 아니다. 외부에서 보이는 것으로 판단하는 것이 아니라, 내 마음에서 일어나는 것을 알아차리는 것이 중요하다. '좋다', '싫다'에 머무르지 않고 그 어느 쪽에도 마음을 두지 않으며, 그저 있는 그대로 바라보는 연습.

《붓다와의 마음수업》을 다시 읽으며, 마음을 어느 쪽에도 치우치지 않도록 내 마음의 자전거 바퀴를 굴리며 균형을 잡아봐야겠다고 다짐했다. 지금부터라도 꾸준히.

책이 던지는 질문

두 번째 화살을 알아차려라. p123

가짜 호랑이에게 먹이를 주는 행위를 불교에서는 '두 번째 화살을 맞는 것'이라고 표현한다.

살면서 우리는 첫 번째 화살(상실, 충격, 분노, 괴로움 등)이라는 사건과 사고를 만나게 된다.

문제는 우리가 두 번째 가짜 호랑이에게 먹이를 주어 두 번째 화살에 또 맞는 것이다.

후회와 걱정이라는 두 번째 화살은 첫 번째 화살보다 치명적이다.

우리는 두 번째 활쏘기를 멈추는 연습을 해야 한다. 이는 집중명상과 마음 챙김 명상이다.

가짜 호랑이에게 잡혀먹히지 않기 위해 먹이를 주지 않고,

나를 힘들게 하는 두 번째 화살을 쏘지 않기 위해 마음을 대상에 머물게 하는 힘을 길러야 한다.

혼자만의 시간이 한없이 부족한 시대,

한 공간에서 때론 '멍'하니 나 자신을 부처의 눈으로 바라보며 '너는 괜찮니?'라고 물어보는 시간이 필요하다. 아픈 두 번째 화살을 쏘는 시간이 아니라 나를 돌보는 시간을 활용하자.

가짜 호랑이가 성장하지 않도록 그 에너지를 내게 쏟아붓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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