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요해지기 위해 씁니다 - 한 줄 필사로 단정해지는 마음
조미정 지음 / 해냄 / 2025년 9월
평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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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냄출판사' 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았습니다.

평소 관심 있는 분야의 도서만 신청하여 주관적으로 작성한 서평입니다.



한 줄 요약

'아무것도 할 수 없을 것 같은 날에도 한 줄을 써볼 수 있다. 엄지손가락 하나 까딱하기 싫은 날에도 사랑은 할 수 있다.' 저자가 남긴 메모 속 문장에 가슴이 두건 두근거린다.

필사는 단순한 문장 따라 쓰기가 아니라, 자기 자신과 마주하는 귀중한 시간이다.

조미정 저자의 독서 노트 문장을 한 글자 한 글자 손끝으로 옮기는 동안,

우리는 소음에서 벗어나 고요 속으로 사색한다.

그 고요함 안에서 비로소 우리는 진정한 자신을 발견한다.

필사는 그 자체로 자기 돌봄이자, 나를 사랑하는 구체적인 실천이 된다.


인상 깊은 구절

좋은 사람이 되려고 노력한다고 해서 좋은 사람이 되는 것이 아니다. 이미 자신 안에 있는 좋은 것을 발견하고, 그 좋은 것이 밖으로 나오게 함으로써만 좋은 인간이 될 수 있다. p106

우리가 상상하는 지옥 같은 환경이 실제로 존재한다는 사실에 비추어 보면 지구는 그야말로 천국이라는 생각이 든다. 태양의 은혜와 계절의 순환 속에 놓인 우리는 어쩌면 우주로부터 선택받은 존재가 아닐까. 나의 처지가 어떠하든 발 딛고 서 있는 지금 이곳이 천국임을 알면서도 찰나에 잊는다. p173

누구나 관심 가져야 할 일은 아무래도 좋은 운명 하나가 아니라 자신의 운명을 찾아내는 것이며, 운명을 자신 속에서 완전히 그리고 굴절 없이 다 살아 내는 일이었다. 다른 모든 것은 반쪽의 얼치기였다. p326

총평

<미료의 독서노트> 운영자 조미정

한 줄 필사로 단정해지는 마음 ≪고요해지기 위해 씁니다≫ 신간을 만났다.

나름, 필사 유행하기 이전부터 기록하고 필사 모임을 시작했다고 말하는 조미정 저자가 7년 동안 쓴 독서노트를 뒤적이며 삶에 묵직하고도 단단한 고요함을 가져다준 글귀를 고심해서 담아냈다.

필사한 문장을 보기 전에 조미정 저자의 짤막한 메모가 독자로 하여금 고요함을 더욱 깊게 만든다.

저자는 수많은 독서노트를 다시금 읽어보는 행복한 시간을 가졌을 것이다.

그때 와닿았던 문장이 지금은 공감 가지 않을 수도 있고, 이런 문장에 내가 영감을 얻었구나 하며 되돌아보기도 하며 기나긴 퇴고를 몸소 느꼈을 생각에 ≪고요해지기 위해 씁니다≫ 볼펜을 잡고 문장을 필사하게 된다.

밑줄 긋는 것만으로 지금 내가 당장 할 수 있는 것과 할 수 없는 것이 냉철히 구분되는 것 같다.

필사를 하면서 받아들일 수 없었던 그 무언가를 받아들일 힘이 생긴다. 문장 속에 언어를 닮아가는 과정이 필사이며 자기 돌봄이기도 하다.

책 가운데가 종이가 분리된 것처럼 활짝 펴진다. 이는 필사를 할 때 가운데 부분은 부채꼴이 되는 것을 방지하고 필사하는데 보다 좋은 환경을 배려한 저자의 센스다.

'이렇게 신경 써줬는데도 필사 안 할 거야?'라고 독자들에게 일침을 날린다.

문장을 읽는 것과 문장을 손끝으로 쓰는 것은 차이

오감을 살리면 기억하는 데 도움이 되고 필사를 하면 행동으로 옮길 가능성이 높다는 글을 본 기억이 난다. 바쁘게 살다 보니 보이는 대로 생각하게 되는 세상에서 잠시 멈추고 독서하며 유독 와닿은 문장을 조미정 저자처럼 '독서 노트' 해보자. 악필이다 보니 필사를 하고도 문장을 다시 읽을 수 없어 한글문서로 작성하고 책으로 만들어 두고두고 보고 있는 나 또한 독서노트를 하고 있는 것이라 위안 삼는다.

77개 독서노트 문장 속에서 나를 되돌아보자.

≪고요해지기 위해 씁니다≫ 안에 같은 책을 읽었지만 보지 못했거나 느낌이 다가오지 못했던 문장을 읽으니 세상 참 다양하고 재미있다는 생각이 든다. 같은 문장을 보고도 사람마다 전달하는 방식과 무게가 다르니 또 다른 관점을 선사하는 유희를 만끽할 수 있지 않은가.

수많은 글 속에서 뽑은 문장들을 따라 필사하며 나 또한 받아들이지 못했던 것을 받아들이는 태도가 생기기를 기원하며 필사를 다시금 시작해야겠다.

책이 던지는 질문

농부의 땀방울을 느낄 줄 아는 사람은 일상의 밀도와 질이 달라집니다. p6

'우리가 매일 사용하는 언어가 어디에서 시작됐는지 헤아린다면, 필사 시간이 한층 더 특별하게 다가온다.'는 저자 문장이 계속 가슴속에 맴돈다.

손끝으로 생각하는 필사는 내 일상을 바꾸고 꿈을 주는 문장을 마음에 담는 일이다.

단순 한 베껴 쓰기가 아니라 마음의 근육을 키우는 즐거운 과정이다.

좋은 문장은 생각의 깊이와 폭을 넓혀 준다.

농부의 땀방울, 노력하지 않으면 땀이 나지 않는다.

일상의 밀도와 질이 달라지기 위해서는 양적인 성장이 기본이며 이후 질적인 성장으로 전환돼야 한다.

필사하기 위해 위대해질 필요는 없지만, 위대해지려면 필사부터 시작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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