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든 (일러스트 에디션)
헨리 데이비드 소로우 지음, 정윤희 옮김 / 오렌지연필 / 2025년 6월
평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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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렌지연필'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았습니다.

평소 관심 있는 분야의 도서만 신청하여 주관적으로 작성한 서평입니다.



한 줄 요약

적은 것으로도 만족할 수 있는 방법,

간소함 속에 숨겨진 진정한 풍요를 깨닫게 하는 불멸의 고전

매일 소비하고, 무언가를 배우고, 뭔가를 계속 채워도 빈곤한 분들에게 꼭 추천하는 책이다.


인상 깊은 구절

모든 나무는 저마다 자신의 열매를 맺고 정해진 계절이 있다. 그 계절이 계속되는 동안에는 생기가 넘치고 꽃을 피우지만, 계절이 지나면 시들고 말라버리게 마련이다. 하지만 삼나무는 계절에 구애받지 않으며 열매도 피우지 않으며 사시사철 푸르다. 자유로운 사람들, 즉 종교적으로 독립된 사람들도 이와 같은 속성을 가지고 있다. 그러니 일시적이고 덧없는 것에 마음을 쓰지 말라. 『굴리스탄 중』 p126

당시만 해도 할 일 없이 지내는 무위가 가장 생산적이고 매력적인 일이었다. 그렇게 한가롭게 소중한 시간을 보내고 싶어서 아침이면 무작정 밖으로 나오기를 반복했다. 비록 금전적인 부분에서는 아니라도 그런 점에서 나는 진정한 부자였다. 당신만 해도 햇볕처럼 반짝이는 시간과 따뜻한 여름날을 마음껏 누렸다는 점에서, p317

월든 숲에서 보낸 첫해가 마무리되었다. 이듬해에도 그와 별반 다르지 않았다. 그리고 1847년 9월 6일, 마침내 나는 월든 호수를 떠났다. p531

삶이 단순해질수록 우주의 법칙 또한 간결하게 변하게 마련이다. 그 때문에 고독은 고독이 아니며, 가난은 가난이 아니고, 나약한 부분도 나약함이 아니게 된다. 공중에 성을 쌓았다고 해서 그 성이 사라질까 봐 걱정할 필요가 없다. p539

총평

헨리 데이비드 소로의 『월든』은 단순한 수필이 아니다. 이는 현대 문명의 허상을 꿰뚫고 삶의 본질을 탐구하는 철학적 성찰서다. 법정 스님이 사랑한 이 불멸의 고전이 565페이지의 풍부한 번역과 월든 호수의 복원된 건물 사진과 함께 새롭게 태어(월든 일러스트 에디션) 났다는 것은 독자들로 하여금 특별한 의미다.

헨리 데이비드 소로가 던지는 가장 날카로운 질문은 "우리는 과연 무엇을 위해 살고 있는가?"다. 그는 월든 호수 근처 오두막에서 보낸 2년 2개월 동안 물질적 소유에 매몰된 현대인의 삶을 근본적으로 고민했다. "집을 마련하고 나서 농부는 그 집 때문에 더 부자가 된 것이 아니라 실은 더 가난하게 되었는지 모르며, 그가 집을 소유하는 것이 아니라 집이 그를 소유하게 되었는지 모른다."는 현대 사회의 소비주의적 삶을 예리하게 꿰뚫는다. 우리는 더 많은 것을 소유하기 위해 자신의 자유를 담보로 잡고 있는 것은 아닐까?

『월든』 책에서 가장 빛나는 부분은 '간소함'에 대한 사유다. "간소하게, 간소하게, 간소하게 살라!"는 그의 외침은 단순한 절약 정신이 아니라, 삶의 본질에 집중하기 위한 지혜로운 선택이다.

성공하거나 현명한 사람들은 항상 가난한 사람들보다도 더 간소하고 결핍된 생활을 해왔다는 사실을 뒤늦게 알게 되었다. 우리 인생에 불필요한 삶의 열매는 사치일 뿐이다. 비움으로써 채워지고, 덜어냄으로써 더 많은 것을 얻는다는 역설적 진리를 소로는 자연 속에서 체험했고 우리에게 『월든』 책을 통해 말하고 있다.

월든 호수에서 소로가 발견한 것은 자연의 순환 속에 숨겨진 삶의 지혜를 만나보자. 계절의 변화, 동식물의 생태, 호수의 깊이와 얼음의 두께까지 관찰하며 그는 자연이 주는 교훈을 내면화했다.

"일반적으로 모든 곤충들은 유충 상태에 있을 때보다 훨씬 적은 음식을 먹는다고 한다. 또 식욕이 왕성한 배추벌레가 나비가 되고, 식욕이 왕성한 구더기가 파리가 되어서는 한두 방울의 꿀이나 그 밖의 단물로 만족한다는 것이다." 이는 인간의 성장과 성숙에 대한 깊은 은유다. 진정한 성장은 더 많은 것을 욕망하는 것이 아니라, 적은 것으로 만족하며 본질에 집중하는 것임을 자연이 가르쳐 준다.

『월든』 읽고 사색하니 고독은 외로움이 아니라 자유였다. 사회적 관습과 타인의 시선에서 벗어나 오롯이 자신과 마주하는 시간, 그것이야말로 진정한 자아를 발견하는 길이었다.

"나는 누군가에게 강요받기 위해 태어나지 않았다. 나는 내 식대로 살아가 보자"

남들의 기대와 사회의 요구에 휘둘리지 않고 자신만의 길을 걷는 용기, 그것이 진정한 자유의 시작이다.

『월든』 고전이 약 180년이 넘는 세월 동안 사랑받는 이유는 그 메시지가 시대를 초월하기 때문이다. 물질만능주의가 더욱 심화된 현대 사회에서 소로의 목소리는 더욱 절실하게 들려온다.

일러스트와 함께 읽는 이번 『월든』책은 헨리 데이비드 소로의 철학을 시각적으로 체험할 수 있게 해준다. 월든 호수의 복원된 건물들과 함께 그의 사상을 마주할 때, 우리는 단순한 독서를 넘어 소로가 되어본다.

헨리 데이비드 소로의 『월든』은 결국 "어떻게 살 것인가?"라는 인류 영원의 질문에 대한 하나의 답이다. 그 답은 복잡하고 화려한 것이 아니라, 오히려 간소하고 본질적인 것이다.

현대를 살아가는 우리에게 『월든』은 단순한 고전이 아니라 삶의 방향을 안내한다. 물질의 풍요 속에서 정신적 빈곤을 경험하는 현대인들에게 소로는 여전히 속삭이고 있다. "간소하게 살라, 본질에 집중하라, 그리고 지금 이 순간을 온전히 살아가라."

이 메시지는 법정 스님이 사랑했던 이유이기도 하다. 동서양을 막론하고 진정한 지혜자들이 추구하는 삶의 방향은 결국 같은 곳을 향하고 있다. 소유에서 존재로, 복잡함에서 간소함으로, 외부에서 내부로. 그 여정의 길잡이가 바로 『월든』이다.

책이 던지는 질문

분에 넘치는 부를 가진다고 해도 고작해야 사치품 말고는 얻을 것도 없다.

영혼에 꼭 필요한 것을 사는 데는 돈이 필요하지 않다. p548

꼭 필요한 것들만 산다고 해도,

소비를 부추기는 현대 문명에서 사용도가 중복되는 물건들이 참 많다.

누군 넓은 평수, 큰 자동차에 삶의 목적을 두고 살아가다 보면 아파트 노예가 되거나

도구의 노예가 되고 만다.

헨리 데이비드 소로는

적은 것으로도 충분히 잘 살 수 있음을 보여준다.

『월든』 소로 수필을 천천히 읽고 사색하다 보니,

무언가를 먼저 채우고자 한다면 '먼저 내가 받아들일 수 있는 빈 그릇'이어야 한다는 깨달음이 온다.

소로는 숲에서 고독하게 살아가는 버티는 자가 아닌 여행자의 모습이다.

적은 것으로 만족하는 법을 배우고, 새로운 것을 몸소 느끼고, 자급자족하며 자연과 함께 살아가는 여행자. 그 모습을 보고 느끼고 있노라면 잊고 살던 가치들이 생각나게 한다.

단순하게 단순하게 단순하게 살기 위해서는 지금 여기에 집중하고,

중복되는 물건들을 정리하며 자신이 그리는 삶을 살고자 소로처럼 자신의 발로 걷는 여행자가 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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