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태주의 풀꽃 인생수업
나태주 지음 / 니들북 / 2025년 4월
평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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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니들북'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았습니다.

평소 관심 있는 분야의 도서만 신청하여 주관적으로 작성한 서평입니다.


한 줄 요약

풀잎처럼 조용히 머물던 것들이, 결국 인생을 말해준다.

익숙한 하루의 틈에서 잊고 지낸 소중함을 다시 건네는,

그 사이의 순간들을 시처럼 살아내는 따뜻한 지침서이다.


인상 깊은 구절

오래 봐라, 그리고 자세히 봐야 예쁘단다.

아, 이것은 삶의 비밀!

p37

가다가 돌아오는 것은 유턴입니다.

가던 길을 계속 가면서

새로운 길을 개척하는 것이 터닝포인트입니다.

당신은 어떤 길을 선택하시겠습니까?

그건 자신의 마음에 달려 있습니다.

p135

'왜 사람들은 유자서만 읽고 무자서는 읽지 않은가' <채근담>

유자서란 글씨로 된 책을 말하고, 무자서는 글씨로 쓰이지 않은 책입니다.

새가 날아가는 것이 그 자체로 책이고, 물이 흘러가는 것도 책이고, 그 속에서 시를 찾아라. 이 말이에요. p149

총평

EBS의 강연 프로그램인 클래스ⓔ에서 <나태주의 풀꽃 인생수업> 20분짜리 12회분 강연 내용을 문장으로 풀어낸 책이다. 무엇보다 고전적이고 따뜻하며 평화로운 분위기를 자아내는 칼 라르손의 작품이 함께 삽입되어 있다. 자연과 일상의 소박한 아름다움을 이야기와 그림으로 함께 풀어내어 읽는 내내 마음과 눈이 즐겁다.

출판사는 나태주의 풀꽃 인생수업 강연과 스웨덴 화가 칼 라르손의 그림을 조화시켜 강연 내용뿐 아니라 시각적인 즐거움까지 선사한다. 라르손의 그림에는 가족의 일상과 자연의 생명력이 넘치는 '봄'과 '자연'이 생생하게 담겨 있다. 가족, 자연, 일상의 소소한 순간들이 담긴 그림들과 함께 읽는 나태주의 인생수업은 특별한 위안을 준다.

노자의 도덕경이 떠오르는 이 책에서 나태주 시인은 우리에게 묻는다.

"우리는 때로 너무 잘하려고만 해서 힘들어지는 것이 아닐까?" 그리고 위로한다.

"이미 충분히 잘하고 있다. 더 잘하려 애쓰지 말라." 부족한 부분이 있더라도 좋은 쪽으로 바꾸어 생각하면 언젠가 정말 좋은 순간이 온다고 말한다.

최근 한 교장선생님이 학생들에게 꿈을 크게 가지지 말라고 해서 이슈가 된 적이 있는데,

나태주 시인도 비슷한 맥락에서 "네가 이루고 싶은 조그만 꿈을 가져라"고 말한다.

그러나 그 의미는 다르다. 보다 구체적인 꿈을 가지고, 그 꿈을 끝내 이루도록 노력하라는 뜻이다.

나태주 시인하면 떠오르는 대표적인 시 '풀꽃'이 있다.

"자세히 보아야 예쁘다.

오래 보아야 사랑스럽다.

너도 그렇다."

자세히, 오래 봐야 보이는 것들이 세상에는 참 많다.

콩나물에 물 주듯이, 다 빠져나가도 쑥쑥 자라고 있다고 믿고 자세히 보고 오래 봐야겠다.

그래야 예쁘니까.

"꽃을 보듯 너를 본다." 이 문장 자체가 가슴을 설레게 한다.

꽃인데 꽃으로 보지 않고 약자로 보게 된다면 '화'가 나고 함부로 대하는 태도가 생긴다.

우리는 모두 고난을 이겨내고 살아가는 꽃이다. 고난을 겪고 꽃을 피워 우리에게 오는 것들이 참 많다.

그것에 감사하자.

예쁘지 않은 것을 예쁘게 보아주는 것이 사랑이다.

어떻게 이미 알고 있는 것을 더 새롭고 아름답게 발견하는지,

나태주 시인의 안목과 마음은 오래 보는 관찰에서 생기는 것이 아닌가 짐작해 본다.

기다려주고, 참아주고, 져주는 부모의 마음처럼 예쁘게 바라보는 시선이 필요하다.

나태주 시인은 자신의 인생 터닝포인트가 된 책 세 권을 소개한다.

노자의 <도덕경>, 후지와라 신야의 <인도방랑>, 헨리 데이비드 소로의 <월든>이다.

도덕경과 월든은 여러 번 읽어본 책이지만,

인도방랑은 처음 접하는 책이라 품절된 책을 중고서점에서 주문했다.

인도의 어두운 부분과 죽음 및 삶에 대해 생각하게 한다니 더욱 기대가 된다.

나태주 시인은 시를 쓰는 이들에게 중요한 안목을 키울 수 있는 힌트를 준다.

시는 주변에 널려 있는데 우리는 없던 것을 만들어내려는 '발명'이라는 함정에 빠져 있다고 말한다.

시는 '발견'이다.

누군가 버리고 간 쓰레기 더미 속에,

반복되고 지루한 일상 속에, 우리가 이미 알고 있는 것에서 재발견하는 것이라는 통찰이 감사하다.

풀꽃,

어떻게 보면 이름도 없고 특별나게 눈에 띄지 않아 지나쳐 가기 쉽다.

하지만 잠시 멈추고 자세히 바라보면 이렇게 가까이에 행복이 있었음을 깨닫게 된다.

재능이 있어서가 아니라 '나'이기 때문에 가능한 것들을 발견하고, 매일 첫날처럼 맞이하며 살아가자.

≪나태주의 풀꽃 인생수업≫은 그런 소중한 깨달음을 준다.

책이 던지는 질문

사별삼일 즉당괄목상대 p233

눈을 비비고 다시 본다는 뜻으로, 상대방의 학문이나 재주가 깜짝 놀랄 만큼 발전했음을 이르는 말이다. 매일 새롭게 변하는 사람이 되어야 한다는 것, 다시 말해서 배움을 즐기는 사람이 되어야 한다.

글을 읽지 못하고 무력만 강한 여몽은 관우까지 사로잡는 지혜까지 갖게 된 것은 바로 노력이 뒷바탕 된 것이다. 인생에 놀라움을 주는 변용이 있는 사람이 되기 위해서는 '노력'이 꼭 필요하다.

재능을 노력으로 갈고닦으면 기술이 되고, 기술을 가지고 노력하면 원하던 것을 얻을 수 있다.

성장과 변화를 바라보는 시선, 오래 보고 실천해야 예쁘다. 노력 없이 이룰 수 있는 것은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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