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쿠사마 야요이, 왜 호박을 자꾸 만드는 거야?≫은 세계적인 현대미술가 쿠사마 야요이의 상징이자 영혼의 피난처, '호박'을 아이들의 눈높이에서 만나는 특별한 그림책이다.
무한히 반복되는 점들, 선명한 빨간 머리카락, 그리고 그녀가 끝없이 창조하는 노란 호박들.
쿠사마 야요이의 독특한 예술 세계는 단순한 미적 취향을 넘어 내면 깊숙한 곳에서 시작된다.
어린 시절 가정폭력으로 힘든 나날을 보내던 쿠사마 야요이에게 호박 창고는 유일한 안식처였고, 이 경험이 평생의 예술적 영감이 된다.
"호박 때문에 살아 내는 것"이라고 고백한 쿠사마 야요이의 말처럼,
호박은 단순한 소재가 아닌 생존의 도구였다.
호박 주변을 감싸는 무수한 점들은 현실과 환각 사이의 모호한 경계를 표현하며,
우리에게 작가의 독특한 시각 세계를 들여다볼 기회를 준다.
≪쿠사마 야요이, 왜 호박을 자꾸 만드는 거야?≫ 그림책은 1950년대, 남성 중심의 예술계에서 자신만의 자리를 당당히 만들어간 쿠사마 야요이의 여정을 담아내고 있다. 뉴욕에서 활동하다 정신 질환의 재발로 일본으로 돌아와 자신만의 작업실을 만들고, 고통을 예술로 승화시킨 이야기는 어린이들에게도 큰 영감을 준다.
그림책 속 선명한 빨간 머리카락 표현은 읽는 내내 쿠사마 야요이를 생생하게 떠올리게 한다.
'무한 거울의 방'과 같은 대표작도 아이들의 눈높이에 맞게 잘 소개되어 있어, 현대미술을 처음 접하는 어린이들도 쉽게 이해할 수 있겠다는 생각을 했다.
쿠사마 야요이의 전시를 관람할 땐 신발을 벗어야 한다는 글을 읽은 적 있다.
≪쿠사마 야요이, 왜 호박을 자꾸 만드는 거야?≫ 책을 읽을 때도 마찬가지로, 선입견을 벗어던지고 맨발로 아이들과 함께 예술가의 세계로 들어가 보자.
환각과 강박이라는 고통 속에서도 끊임없이 아름다움을 창조해낸 예술가의 이야기는,
우리 아이들에게 어려움을 극복하는 용기와 창의성에 대한 소중한 메시지를 전달해 준다.
정신적 고통을 표현하는 작품 속에서 우리가 아름다움을 발견하는 아이러니.
작가에게는 환희와 해방을, 독자들에게는 예술의 치유력과 희망을 선사하는 ≪쿠사마 야요이, 왜 호박을 자꾸 만드는 거야?≫ 만나보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