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푸먹3≫는 단순한 먹방 만화가 아니다.
음식의 역사와 과학, 문화적 의미까지 자연스럽게 녹여 내면서도 유머와 감동을 놓치지 않는다.
이 책을 읽으면서 가장 흥미로웠던 부분 중 하나는 '엄마는 모르는 달밤의 치킨'에 대한 이야기였다.
흔히 야식을 먹지 못하는데 밤 11시에 퇴근하고 온 주인공 아빠가 라면을 먹으려다가
잠이 깬 딸내미를 마주 보게 되고,
피자랑 치킨, 콜라를 배달 시켜서 야밤에 부녀 먹방을 보여준다.
새벽에 비몽사몽 나온 아내는 소파에 딸내미를 안고 자는 남편을 본 이후
식탁에 있는 치킨을 보고 '우리 먹보들이 치킨을 남겨 놨다고? 울먹(감동) 거린다.
반전은 "잉? 달랑 한 개... 이게 뭐야."라며 미니 부녀는 다음부터는 꼭 한 마리를 더 시키기로 엄마와 약속했다고 결론이 나는데
야밤에 와이프 몰래 딸내미랑 맛있는 야식을 먹는 모습이 부럽기도 하면서 맛있어 보여 흥미로웠다.
푸먹3는 먹방 모습뿐만 아니라,
'커리'와 '카레'는 다른 음식이라는 사실을 역사적으로 설명해 주는 장면도 인상 깊었다.
커리는 우리가 아는 '노란색 카레'가 아니라 각종 식재료에 마살라를 넣어 끓인 음식을 뭉뚱그려 부르는 이름이라는 사실.
평소라면 커리나 카레나 똑같다고 생각한 지식도 만화를 통해 자연스럽게 이해할 수 있었다.
책 곳곳에 등장하는 패러디 요소도 흥미를 더했다.
특히 멧돼지 때문에 기절한 주인공을 살려서 돌아온 사냥꾼의 반전 이야기가 신선했다.
주인공이 깨어났을 때 사냥꾼은 마당에서 맛있는 삼겹살 같은 고기를 구워 먹고 있었고,
주인공은 엄마 멧돼지라고 생각되어 처음에 머뭇하다가 먹방을 시전한다.
나 또한 보는 내내 찜찜한 마음이 있었는데 마지막 컷에 사냥꾼이 마트에 가서 고기를 사는 장면을 보고 미소 짓게 된다.
음식과 관련된 이야기를 더욱 재미있게 전달하는 방식이 참 재밌다.
무엇보다, 이 책의 가장 큰 장점은 읽다 보면 자연스럽게 음식에 대한 관심이 커진다는 점이다.
책을 읽고 난 후 아이들이 "아빠, 나 이거 먹어보고 싶어!"라고 말하는 모습을 보니,
단순히 만화로 끝나는 것이 아니라 실제 생활과도 연결된다는 점에서 더욱 만족스러웠다.
마지막에 수록된 '뚝딱 떠먹는 컵피자' 레시피도 자녀와 함께 만들어볼 수 있어서 유익했다.
≪푸먹3≫는 아이들에게 재미와 지식을 동시에 선물하는 책이다.
책을 읽으며 자연스럽게 음식의 유래를 알게 되고 패러디를 통해 창의력을 키울 수 있다.
먹방을 좋아하는 사람이라면 더욱 즐겁게 읽을 수 있고, 부모와 아이가 함께 읽으며 대화를 나누기에도 좋은 책이라 추천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