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생의 오후에는 철학이 필요하다 - 키케로부터 노자까지, 25명의 철학자들이 들려주는 삶, 나이 듦, 죽음에 관한 이야기
오가와 히토시 지음, 조윤주 옮김 / 오아시스 / 2025년 2월
평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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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시오페아'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았습니다.

평소 관심 있는 분야의 도서만 신청하여 주관적으로 작성한 서평입니다.

좋았던 점

일본 야마구치대학 공공철학 및 정치철학자 교수이자, 지금까지 총 100권 이상의 책을 출간한 저자이다

≪인생의 묻고 철학이 답하다≫, ≪이토록 가벼운 8컷 철학≫ 등 수많은 철학 관련 책을 출간하는 일본인이 사랑하는 대표적인 시민 철학자이다.

≪인생의 오후에는 철학이 필요하다≫는

나이 듦, 질병, 인간관계, 인생, 죽음을 25명의 유명한 철학자들이 사상을 말해주고 있다.

나이가 들수록 질병과 인간관계에 상처받고 무너지는 우리에게 인생은 무엇인가? 어떻게 살아가야 하는가? 죽음은 왜 생각하지 않는가? 등 질문을 던지면 가장 오래된 지혜(철학)로 답변해 주는 형식이 사색하게 한다.

인상 깊은 구절

몽테뉴는 나이 들 수 있었던 것은 질병과 싸워 이겨 그때까지 살아냈다는 증거라고 역설적으로 생각했으며.... p36

몸속의 장기도 사고할 수 있다? p86

열정적으로 추구하는 모든 행위에서 중요한 것은 추구하는 대상이 아니라 추구한다는 행위 그 자체이다. ≪에릭 호퍼, 나를 사랑하는 100가지 말들≫ p129

5분 동안 논쟁을 하느니 5시간을 일하는 편이 낫다고 토로하기도 했다. p130

사실 사랑이란 쌍방적 행위로서 사랑받기 이전에 '사랑하는' 행위가 먼저 있어야 한다. p155

사람은 실패에서 배운다. 실패하면 안 된다고 생각하기 쉽지만 그렇지 않다. 미키는 성공하지 못한 것은 문제가 아니라고 말했는데, 애초에 실패란 부정적인 것이 아니다. 그저 인생에는 뜻대로 풀리지 않는 일이 있다는 것뿐이다. 그 풀리지 않는 일 몇 가지를 경험하고 나서야 인생은 비로소 펼쳐진다고 나는 생각한다. p202

총평

흔들리는 인생에서 철학은 왜 필요할까?

모래시계로 예를 들자면 위에 남아 있는 모래는 오전이다.

우린 오전이 얼마나 적은지만 쳐다보는 관점을 있다.

철학은 모래시계의 윗부분이 아닌 아랫부분(오후)에 눈을 향하게 하는 훈련을 선사한다.

떨어진 모래가 얼마나 많은지를 바라보고 이를 통해 더 나은 인간이 되어 좀 더 평온한 마음으로 세상을 바라보는 태도가 필요하기 때문이다.

모든 일에는 타이밍이 있고 그냥 닥치는 대로 노력해도 안되는 때가 있고,

노력을 덜 했는데도 잘 풀리는 때가 있다. 이는 철학자마다 바라보는 관점이 다를 수 있으나,

적어도 타인이 아니라 자신을 삶의 중심에 둔 이는 평온하다.

철학은, 각박한 현실 속에서도 죽음에 쫓기는 시기가 아니라 이상을 좇는 행위이다.

≪인생의 오후에는 철학이 필요하다≫한 이유는,

자신이 해온 일을 긍정하고 그 연장선 위에서 다른 형태의 유산을 구축해야 해야 이전의 가치를 지켜 앞으로 나아갈 수 있기 때문이다. 온 힘을 다해 지금 있는 그대로 자신을 받아들여야 한다.

오전은 어떻게 할 수 없지만, 마음은 어떻게든 바꿀 수 있다.

마음이 바뀌며 생각이 바뀌고 생각이 바뀌면 행동이 바뀌고 행동이 바뀌면 습관이 바뀌고 습관이 바뀌면 새로운 인생을 맞이할 수 있다.

우리의 마음과 기분에만큼은 언제까지라도 나 자신이 통제할 수 있다.

그렇다고 몸을 덜 생각하면 안 된다. 많은 철학자들은 건강한 몸에 건강한 정신이 깃든다고 말한다.

노자는 몸을 보살피면 마음도 낫는 이유를 알고 있었다. 몸과 마음은 이어져 있으므로 몸을 소중히 하면 마음도 치유된다. '몸과 마음을 잘 다스려 분리되지 않을 수 있는가'

일이 잘 안 풀릴 때는 몸에 투자하라는 유영만 교수 강의도 생각이 난다.

'고독'을 친구로 삼는 사람은 행복과 가까운 사람이다.

쇼펜하우어는 뛰어난 정신을 지닌 사람은 고독을 선택한다고 말하고 있다.

자신이 가진 것이 크면 클수록 외부로부터 원하는 것이 점점 작아지며, 그만큼 외부의 일들이 그를 좌지우지하기 어려워진다. 고독은 자신을 들여다보는 시간을 가진다는 의미이며 고독한 인생은 자기 바깥의 것에 의지할 필요가 없어진다는 의미해서 위대하기 때문이다.

세상의 크기나 인생의 즐거움은 자신이 그것을 어떻게 바라보느냐에 달려 있다.

취미는 일과 관계되지 않은 것이어야 비로소 나 자신의 욕망을 채워줄 수 있다.

혼자서 즐길 수 있는 일을 만드는 것이 나를 평온하게 만드는 행위이다.

철학이 주는 선물은 '평온'이다.

왜 실체가 없는 불안을 가지고 나를 약하게 만드는지 되돌아보게 한다.

불안이 다른 기분과 다른 점은 그것이 무엇으로부터 발생했는지를 모른다는 것이다.

심지어 자는 것만으로도 해결되는 일은 의외로 많다. 오늘과 내일은 다른 날이 된다.

힘들고 지칠 때, 포기하고 싶을 때, 잘하고 있는지 의문이 들 때, 이런 생각들이 찾아온다면

지금 인생에 철학이 필요할 때이다.

후반전(오후)에 들어선 우리는 인생을 평안하게 이끌어 줄 이정표(철학)를 가져야 한다.

철학을 통해 나의 가능성을 키워보자.

책이 나에게 하는 질문

레비나스가 말하는 타자는 절대적으로 다른 것이다. p137

'나'에게 포섭되지 않은 존재가 바로 '타인'이다.

타자를 배려하고, 타자에게 왜 인정을 받고자 노력하는가?

통제권을 타자에게 주고 내 인생을 낭비하도록 하고 싶은가!

드넓은 바다의 물결을, 산꼭대기에서 바라보는 풍경을, 화려하고 수많은 LED 휘란 찬란한 불빛을 보면서 지칠 줄 모르고 감탄한다. 그러나 정작 제 자신을 보고 감탄할 줄 모른다.

타자는 절대적으로 소유할 수 없다.

모래시계 위에 남은 모래를 보는 것은 '타자'를 보는 것이고,

모래시계 밑에 쌓인 모래를 보고 가꾸는 것은 '나'를 보는 것이다.

타인은 통제되지 않는다. 나를 온전히 바라보기 위해서는 내면의 힘을 기를 줄 알아야 한다.

지금 하는 일을 멈추고 자신을 볼 줄 모른다면 '철학'을 벗 삼아 타자가 아닌 '나 자신'이 주인공이 되어야 한다.

중요한 것은 타인의 인정이나 누군가 정한 목적지가 아니라

그 길을 걷는 사람이 무엇을 만들어내느냐이다.

나이가 들수록 오전이 지나고 오후를 맞이하는 우리는 '철학'이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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