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든 동물들이 가치를 두는 한 가지는 '쾌락의 극대화와 불행의 최소화'라는 사실
니체가 일각돌고래였다면,
허탈하게 죽음을 맞이하지 않고 더 좋은 삶을 살았을 것이라는 저스틴 그레그 생물학과 교수 의견에 동의한다.
앞장에 "단순한 동물들은 결코 이런 행동을 할 수 없다. 진정으로 바보 같은 짓을 하려면 사람이어야 한다." 문장처럼 니체는 ≪차라투스트라는 이렇게 말했다≫ 출간 이후 우울증, 환각, 자살에 대한 충동이 심해지고 정신적 쇠약으로 세상을 떠나게 된다. 일각돌고래였다면 죽음에 대해 니체처럼 정면돌파 하지 않고 멈추었을 텐데.
여러 가지 동물과 사람을 비교하는 과정들이 읽는 재미가 쏠쏠하다.
동물들은 동성애가 많다는 사실도 놀라운 사실을 접하게 되기도 하고,
인간의 지적 우월함은 환상이고 착각이며,
인간은 거짓말 때문에 자멸하고 말 것이라는 사실과 동물도 속임수를 쓴다는 사실,
인간은 죽음에 대해 너무 많이 알고 있지만 동물처럼 수용하지 못하고 있고,
인간이 만든 도덕성은 침팬지가 습격해 오는 수컷들을 죽이는 것보다 날카로운 칼이 된다.
인간의 시간 여행 능력과 인간만이 예외라는 가정이 잘못되었다는 의견과 동물들도 인간과 얼추 같은 패턴을 인지하고 살아가고 있음을 깨닫게 한다.
300 페이지 이후 동물은 쾌락의 극대화라는 문장을 읽으며 인간은 겸손해야겠다고 생각했는데,
'나가며' 장 제목 <니체 씨, 우리 이제는 좀 더 겸손해져야겠죠?> 읽고 다시금 겸손해야겠다고 다짐했다.
동물과 비교해서 인간이 나은 점도 있지만 그렇다고 우월하다고 할 수 없다는 사실에 고개가 끄덕여진다.
상상력과 인간관계에 대한 것만 뺀다면 과연 동물 보다 행복한 삶을 살고 있는 것일까?
니체가 말하는 소가 오히려 인간보다 더 행복한 하루하루를 보내고 있다는 문장이 왜 이리 가슴을 아프게 하는 걸까.
소는 사람보다 더 많은 즐거움과 쾌락을 경험하고 있다.
쾌락을 늘리고 불행을 줄이는 일에 대해 진지하게 임하게 된다면 보다 행복을 발견하는 건수가 증가될 것이다.
"왜"라고 계속 물으며 우리가 가진 지성에 대한 믿음에 의문점을 던지는 저스틴 그레그 작가에게 감사하다.
동물학자의 대담하고 놀라운 도발로 니체 사상과 독자가 생각하는 세상에 대한 믿음을 흔들기 충분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