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데르센, 잔혹동화 속 문장의 기억 Andersen, Memory of sentences (양장) - 선과 악, 현실과 동화를 넘나드는 인간 본성 Memory of Sentences Series 2
박예진 엮음, 한스 크리스티안 안데르센 원작 / 센텐스 / 2024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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좋았던 점

성인을 위한 민담이 구전으로 전해져 내려오다 19세기에 들어 그림형제, 안데르센 등 작가들에 의해

문학작품으로 정리된 사실을 알게 된다.

원래 민담은 성인을 대상으로 하다 보니 잔혹하고 부적절한 내용이 많았고 이를 아동을 대상으로 재해석하여 창작된 것이 우리가 알고 있는 '동화'이다.

≪안데르센, 잔혹동화 속 문장의 기억≫ 초기작을 보면 깜짝 놀라게 된다.

폭력적이며 잔인하다.

사랑에 실패해서 또는 어떤 상처를 승화시켜

잔혹동화를 써 내려가는 내용이 내가 알고 있는 안데르센인가 의문도 품게 된다.

잔혹동화 속 문장이 가볍지 않고 무겁게 다가온다.

이는 동화책은 더 이상 아동들만의 전유물이 아닌 성인들도 동화를 소비하고 즐길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한다.

잔혹동화, 현대 소설처럼 사회 현실과 부조리를 반영하고 있어 이를 통해 교훈을 얻을 수 있다.

기존에 알고 있던 안데르센은 잊게 된다.

"당신 그런 작가였어?!"

인상 깊은 구절

<작은 클로스와 큰 클로스> 동화는 인간은 자기의 이해득실을 위해서는 선과 악의 경계, 선을 언제든지 넘나들 수 있다는 인간 본성의 한 측면을 볼 수 있는 작품입니다. p33

당신이 본 모든 것이 동화가 될 수 있고, 당신이 만진 모든 것으로부터 이야기를 얻을 수 있습니다. p102

<백조 왕자> 안데르센 자신이 외모 때문에 상처를 받은 경험과도 연관되어 있습니다. 특히 저주로 흉측한 얼굴이 되었는데도 선량한 내면을 갖고 역경을 이겨내는 엘리제의 모습을 보면, 외적인 가치보다 내적인 아름다움과 선량함을 중요하게 생각한 안데르센의 철학이 반영된 것입니다. p190

<미운 오리 새끼> 현대에는 조금 다른 평가를 받고 있습니다. 결국 외모가 뛰어나서 보상받은 외모지상주의 기반의 메시지라는 것입니다. 또 미운 오리 새끼가 사실은 백조였다는 사실이 결국 주어진 운명을 바꾸지는 못했다는 비관론적인 해석이 되기도 합니다. 미운 오리 새끼의 인생이 달라진 것은 노력이 아닌 혈통 덕분이라며 비판하는 독자들도 존재합니다. 그러나 고난과 아픔만 이어질 것 같던 혹독한 인생에도 언젠가는 봄이 찾아온다는 희망만큼은 여전히 <미운 오리 새끼>의 결말 속에 담겨 있습니다. p220

총평

안데르센

아동을 대상으로 동화책을 쓴 것 같지만, 실제로는 성인을 위한 교훈적 메시지를 담고 있다.

삶의 부조리와 인간의 어두운 면을 잔혹동화를 통해 간접적으로 느껴볼 수 있게 한다.

인어공주는 사랑하던 사람이 다른 사람과 결혼하면서 느낀 감정을 쏟아낸 동화인 것처럼

미운 오리 새끼는 외모로 차별받고 소외되지만 끝내 자기 자신을 극복하는 '초인'이라는 교훈을 준다.

잔혹한 장면들이 많이 등장하지만 이는 현실 세계의 부조리한 부분을 반영하고 있어

왜 잔혹한지를 곰곰하게 생각하는 시간을 갖게 된다면 삶의 진실을 깨닫고 자신을 성찰하는 계기가 된다.

내가 알고 있는 콩 심은 데 콩이 자라나는 '동화'가 아니다.

사람은 자신의 욕망이 지나쳐 비극적인 결말을 맞이한다는 안데르센 '큰 클로스' 이야기는

욕망과 집착에 대한 경고이다.

안데르센의 잔혹동화는 순수한 모습을 벗어나 현실 세계 잔혹성을 느끼게 해주는 부분이 꼭 철학 책을 읽고 있는 착각을 선사한다. 세상은 항상 아름답지만은 않다는 사실을 일깨워준다.

선과 악, 인간의 본성을 다루고 있어 이를 통해 복잡한 인간의 내면을 이해하고 성찰하는 계기가 된다.

동화 속 인물들의 경험을 통해 자신의 삶을 돌아볼 수 있는 것이 ≪안데르센, 잔혹동화 속 문장의 기억≫이다.

안데르센 동화 속 주인공들은 외적으로 순수하고 아름답게 묘사되지만,

자세히 읽다 보면 내면에는 다양한 감정과 갈등을 겪고 있음을 깨닫게 된다.

'눈의 여왕'은 안데르센 외로움과 고독감을 반영하고 있고,

'인어 공주'는 인간 세상에 대한 동경과 자신의 빗나간 운명 사이에서 갈등하는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

안데르센 동화 속 주인공들이 겪는 현실과 이상 사이의 괴리, 작가 자신의 내면을 잔인하게 반영하고 있다.

현실 세계는 결코 단순하거나 가볍지 않다.

잔혹 동화는 우리에게 두려움과 놀라움으로 지금부터라도 현실을 깨닫고 극복하라는 메시지를 주는 건 아닐까.

현실과 이상 사이의 괴리로 인한 고통을 있는 그대로 받아들이는 자세가 무엇보다 중요하다는 사실을 말해준다.

≪빨간 구두≫ 주인공은 발목을 잘랐음에도 용서받지 못한다.

그 시대 빨간 구두는 권력자(황제, 교황)만 착용할 수 있는 명예와 권력의 상징이다.

가난했던 카렌은 위험한 욕망(빨간 구두)를 신고 춤까지 추는 풍기를 문란하게 하는 죄를 지었음에도

두세 번에 용서받을 기회가 있었다. 아픈 은인을 돌보기 위해 방문할 기회도 있었다.

숨겨진 욕망을 표출하는 데 의의를 둔 주인공은 끝내 자신이 속한 공동체에서도 버림받고 만다.

욕망의 위험성과 강박적인 집착이 결국 비극적인 결말로 이어진다는 교훈이 잔혹하게 느껴지만,

현실에는 이보다 더 잔혹하다는 사실을 잊고 사는 '도망자'가 되어 버린 건 아닌지 경고음이 들리는 듯하다.

안데르센, 알고 있는 동화를 성인 모드로 읽게 된다면 결코, 내가 알던 동화책이 아니게 된다.

수많은 메타포와 은유, 소름 돋는 잔혹함에 현실과 이상의 괴리가 좁혀지는 마법 같은 시간을 ≪안데르센, 잔혹동화 속 문장의 기억≫통해 만나보기를 희망한다.

책이 나에게 하는 질문

어른들을 위한 안데르센 잔혹동화

안데르센 겪은 경험이나 교훈이 동화책 주인공에 말과 행동을 빌려 표현하고 있다.

타인이 원하는 결과보다는 나 자신이 원하는 것을 얻기 위한 과정에서 느끼는 깨달음이 진정한 배움이다.

마음에 와닿는 문장을 발견하게 된다면, 나 또한 주인공을 빌려 해결의 힌트를 얻을 수 있지 않을까.

잔혹동화, 현실은 아름답지만 않고 땀과 노력 없이는 무엇 하나 내 것이 없다는 사색과 함께!

사람들은 말한다.

지금 세상은 평화로운 시대라고.

잔혹동화를 읽고 보니 생각이 달라진다.

현재라는 세상에 진정 평화가 찾아온 적은 단 한 번도 없었다는 사실을.

상상도 못 할 힘을 지닌 누군가가 세상을 휘젓고 있다.

겉으로는 평화로워 보일 수 있지만, 실상은 그럴 수 없다는 사실을.

세상은 언제나 힘없는 자들의 절규 위에 씨앗을 뿌렸다는 사실이 머리를 띵하게 만든다.

개인의 평화는 몰라도, 모두의 평화란 건 존재할 수 없다.

인생은 잔혹동화와 같다.

"여행하지 않는 사람들은 단지 한 페이지만을 읽죠."

동화 속에서 인간 본성을 느끼며 경계해야 한다.

동화책 주인공은 뭔가를 얻기 위해 꼭 대가를 치른다.

주인공이 사랑하는 목소리를 내는 늑대가 우글 거리고,

주인공을 잡아먹기 위해 호시탐탐 노리는 짐승들이 우글거린다.

아무리 오래 살아도 진정 영혼이 없으면 남들의 피 나 빨아먹고 살 수밖에 없다는 잔혹한 이야기.

모든 동화를 기억하는 것보다 의미 있게 살아갈 힘을 주는 동화 속 문장 하나를 기억하는 것이 중요하다.


'센텐스'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았습니다.

평소 관심 있는 분야의 도서만 신청하여 주관적으로 작성한 서평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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