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데르센
아동을 대상으로 동화책을 쓴 것 같지만, 실제로는 성인을 위한 교훈적 메시지를 담고 있다.
삶의 부조리와 인간의 어두운 면을 잔혹동화를 통해 간접적으로 느껴볼 수 있게 한다.
인어공주는 사랑하던 사람이 다른 사람과 결혼하면서 느낀 감정을 쏟아낸 동화인 것처럼
미운 오리 새끼는 외모로 차별받고 소외되지만 끝내 자기 자신을 극복하는 '초인'이라는 교훈을 준다.
잔혹한 장면들이 많이 등장하지만 이는 현실 세계의 부조리한 부분을 반영하고 있어
왜 잔혹한지를 곰곰하게 생각하는 시간을 갖게 된다면 삶의 진실을 깨닫고 자신을 성찰하는 계기가 된다.
내가 알고 있는 콩 심은 데 콩이 자라나는 '동화'가 아니다.
사람은 자신의 욕망이 지나쳐 비극적인 결말을 맞이한다는 안데르센 '큰 클로스' 이야기는
욕망과 집착에 대한 경고이다.
안데르센의 잔혹동화는 순수한 모습을 벗어나 현실 세계 잔혹성을 느끼게 해주는 부분이 꼭 철학 책을 읽고 있는 착각을 선사한다. 세상은 항상 아름답지만은 않다는 사실을 일깨워준다.
선과 악, 인간의 본성을 다루고 있어 이를 통해 복잡한 인간의 내면을 이해하고 성찰하는 계기가 된다.
동화 속 인물들의 경험을 통해 자신의 삶을 돌아볼 수 있는 것이 ≪안데르센, 잔혹동화 속 문장의 기억≫이다.
안데르센 동화 속 주인공들은 외적으로 순수하고 아름답게 묘사되지만,
자세히 읽다 보면 내면에는 다양한 감정과 갈등을 겪고 있음을 깨닫게 된다.
'눈의 여왕'은 안데르센 외로움과 고독감을 반영하고 있고,
'인어 공주'는 인간 세상에 대한 동경과 자신의 빗나간 운명 사이에서 갈등하는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
안데르센 동화 속 주인공들이 겪는 현실과 이상 사이의 괴리, 작가 자신의 내면을 잔인하게 반영하고 있다.
현실 세계는 결코 단순하거나 가볍지 않다.
잔혹 동화는 우리에게 두려움과 놀라움으로 지금부터라도 현실을 깨닫고 극복하라는 메시지를 주는 건 아닐까.
현실과 이상 사이의 괴리로 인한 고통을 있는 그대로 받아들이는 자세가 무엇보다 중요하다는 사실을 말해준다.
≪빨간 구두≫ 주인공은 발목을 잘랐음에도 용서받지 못한다.
그 시대 빨간 구두는 권력자(황제, 교황)만 착용할 수 있는 명예와 권력의 상징이다.
가난했던 카렌은 위험한 욕망(빨간 구두)를 신고 춤까지 추는 풍기를 문란하게 하는 죄를 지었음에도
두세 번에 용서받을 기회가 있었다. 아픈 은인을 돌보기 위해 방문할 기회도 있었다.
숨겨진 욕망을 표출하는 데 의의를 둔 주인공은 끝내 자신이 속한 공동체에서도 버림받고 만다.
욕망의 위험성과 강박적인 집착이 결국 비극적인 결말로 이어진다는 교훈이 잔혹하게 느껴지만,
현실에는 이보다 더 잔혹하다는 사실을 잊고 사는 '도망자'가 되어 버린 건 아닌지 경고음이 들리는 듯하다.
안데르센, 알고 있는 동화를 성인 모드로 읽게 된다면 결코, 내가 알던 동화책이 아니게 된다.
수많은 메타포와 은유, 소름 돋는 잔혹함에 현실과 이상의 괴리가 좁혀지는 마법 같은 시간을 ≪안데르센, 잔혹동화 속 문장의 기억≫통해 만나보기를 희망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