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베리아의 숲에서 - 바이칼에서 찾은 삶의 의미
실뱅 테송 지음, 비르질 뒤뢰이 그림, 박효은 옮김 / BH(balance harmony) / 2024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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좋았던 점

현대판 헨리 데이빗 스로우 ≪월든≫ 체험을 하고 온 실뱅 테송 ≪시베리아의 숲에서≫

자연의 예찬과 문명사회에 대한 통렬한 비판이 담긴 철학적인 에세이 책이다.

누가 옳은가?

자신의 영혼을 하늘에 맡기지만 상점에는 절대 들어가지 않으며 자급자족하는 러시아 농민들?

아니면 온갖 정신적 속박에서 벗어났으나 시스템의 젖줄에 매달려야 하고 사회적 삶이 부여한 명령에 순응하며

신의 존재를 믿지 않는 현대인들?

신을 죽이고 입법자들에게 복종해야 할까?

아니면 정령들을 계속 경외하며 숲속에서 자유롭게 살아야 할까?

자연이라는 품 안에서 은둔하며 자기 자신의 속도로 걷는 법을 배우며 생각한다.

오늘 모든 사람들이 진리라고 받아들이고 묵과한 것이 내일에는 거짓으로 판명될지도 모른다는 사실을 깨닫는다.

자연의 일부가 되어 하루 4시간을 일하며 비 오는 날에는 오두막에서 행복을 즐기는 그가 '툭' 던지는

말 한마디가 많은 사색을 하게 한다.

내가 문명을 소유한 것이 아니라 현대 문명이 나를 소유하게 되었는지 모른다.

인상 깊은 구절

내면의 삶이 곤궁하게 느껴질 때는 좋은 책을 읽어야 한다. 그러면 언제든 가난한 마음을 채울 수 있다. p12

톨스토이도 식탁과 집을 누릴 권리를 얻으려면 매일 네 시간씩 노동하라고 하지 않았던가. p42

비는 인간이 집 안에서 행복감을 느끼게 하려고 생겨난 것이리라. p80

나는 도시의 지하 묘지를 떠나 타이가의 성장에서 여섯 달을 살았다. 완벽한 삶의 여섯 달을. p108

총평

그래픽 노블과 함께 바이칼 호숫가에 있는 외딴 오두막에서 수개월을 보내며 철학적인 메시지를 주는 에세이

≪시베리아의 숲에서≫는 프랑스 4대 문학상 메디치상 에세이 부문 수상작이다.

그는 현대 문명을 떠나 춥고 자급자족해야 하는 바이칼에서 어떤 삶의 의미를 찾았을까?

왜 하필이면 희망을 찾기 위해 시베리아의 숲을 찾는 걸까?

가구가 많으면 많을수록 그만큼 더 가난해지는 법처럼,

바이칼에 가기 위해서는 최대한 필요한 것만 챙겨 가는 실뱅 테송이다.

경제적으로 풍족하지 않아도 행복하게 살아갈 수 있는 방법은 있다.

간소하게 살며 불필요한 삶의 소비는 사치일 뿐이다.

나답게 사는 삶, 지혜를 배우며 그 가르침에 따라 소박하고 독립적인 삶, 자신을 신뢰하는 삶이다.

남들이 부럽게 생각할 차, 집, 음식 등 살 돈을 마련하는 데 내 시간을 허비하지 말자.

필요한 식량을 얻는 데에는 믿을 수 없을 만큼 적는 노력밖에 들지 않고,

동물처럼 단순한 식사를 하더라도 사람은 체력과 건강을 유지할 수 있다.

우린, 많은 것을 소유하게 됨에 따라 자신을 잃어버린 것일 수 있다.

자기 인생에 대한 소박하게 하고 실뱅 테송처럼 문득 스쳐 가는 생각을 붙잡아 두기 위해 '생각 노트'를 적어보자.

시베리아의 숲에서 보내는 실뱅 테송은 삶을 대하는 마음이 중요하다는 사실을 일깨워준다.

많은 것을 가졌기에 오히려 가난해진 것은 아닌지 '돈' 없이도 사람을 행복하게 살아갈 수 있으며

혼자만의 '고독'을 즐기면 또 살아갈 힘을 얻게 되는 사실도 느끼게 한다.

그러니 우리의 삶이 아무리 초라해도 그 삶을 피하지 말고 마주 보고 살아가야 한다.

자연이, 세상이 내게 던지는 걱정 근심은 문제가 아니라 즐거움이다.

가져간 노트북이 극심한 온도 차를 견디지 못하고 터지고, 위성 전화를 신호를 잡지 못하게 되자.

비로소 숲속에서 믿을 것은 오직 도끼와 난로와 단검뿐이라던 데르수 우잘라의 철학을 체득하게 되는 작가.

노트북마저 사라지니 책과 작가가 할 수 있는 거라곤 생각과 자연이 되는 일이다.

자유로운 인간은 시간을 지배하지만 공간을 지배하는 인간은 그저 허세를 부릴 뿐이라는 철학적 문장이 많은 생각을 하게 한다. 과학은 우리에게 많은 편리함을 주었지만 그만큼 자유시간을 앗아 간 건 아닌지.

우리는, 자신을 생각할 시간이 없기 때문에 시베리아의 숲에서 부는 냉기 이상으로 사회적 냉기에 동상이 걸리는 것이 아닐까.

≪월든≫ 헨리 데이빗 스로우는 2년 동안 사회적 격리로 살아간 것이 아니다. 필요한 물품이 필요하면 가까운 마을로 내려가 필요한 것들을 사 오며 인간관계를 이어갔다.

≪시베리아의 숲에서≫ 실뱅 테송은 6개월 동안 바이칼 호수에서 살아가면서 가깝게는 5시간 걸어가야 만날 수 있는 초소 사람들과 문득 지나쳐 가는 사람들과 보드카를 마시며 사회적 관계를 이어간다.

자신만의 속도로 살다가 문득 찾아온 사람들과의 관계를 이어가기 위해 발걸음을 맞춘다. 그들이 떠나면 다시 나답게 발폭을 되돌리며 살아간다. 사람은 자연에 순응하며 살아가는 사회적인 동물이다.

자신만의 오두막에서 생각하며, 도시의 사람들과 일을 하며 사회 교류를 계속 이어 나가자.

숲속에서 사는 사람은 모든 것을 스스로 해결해야 한다.

현대 문명에서 사는 사람도 마찬가지이다.

숲에 기대는 것은 자기 자신에게 기대는 것이나 마찬가지다.

차가 없으면 걸으면 된다.

원하던 재료가 없다고 삶을 비탄하지 말자.

살면서 얻었던 재료를 최대한 활용하여 맛있는 샌드위치를 만들어 먹으면 그만이다.

무엇이 없다고 신세 한탄은 그만하고 슈퍼마켓이 없으면 은둔자처럼 낚시를 하고,

보일러가 없으면 은둔자처럼 장작을 패고, TV가 없으면 은둔자처럼 책일 읽으면 된다.

내 삶의 리듬을 되찾기 위해 자신이 가진 것이 무엇인지 어떻게 살아갈지 고민하는 것이 낫다.

지금 살고 있는 세상을 잃어버리고 나서야 비로소 자기 자신을 발견하게 되는 것,

바쁘게 살아가는 현대 도시, 소비를 부추기는 세상, 거짓과 진실이 섞인 혼돈 같은 세상 안에서는

자기 자신을 발견하기 쉽지 않다는 사실을 알게 된다.

세상의 끝, 시베리아의 숲 바이칼 숲을 찾지 않아도 작가가 얻은 지혜를 얻을 수 있다.

혼자만의 고독을 즐기는 시간만 마련한다면,

가난하다는 것은 가질 게 별로 없는 게 아니라 더 많은 것을 바라는 자세가 바로 가난한 것이다.

퇴근 이후 회사와 단절할 수 있다면, 우리는 비로소 자기 자신을 찾게 될 것이다.

시베리아의 숲에서 주는 깨달음을 느끼며 삶을 보다 밀도 있게 느껴보자.

단순하고 간소하게 살아가자.

책이 나에게 하는 질문

세 시간 동안 호숫가를 정처 없이 거닌다.

나는 행복이 날아가도록 내버려두었다. 행복하다는 것은 자신이 행복하다는 사실을 아는 것이다. p91

"시간이 흐를수록 영혼은 생각의 빛깔로 문든다."고 한다.

성공이라고 말하는 것도 결국 내가 행복하지 않으면 의미가 없다.

모든 일에는 의미가 있다.

영혼에게 울림을 주는 그 무언가를 찾아야 한다.

행복하다는 것을 깨닫는 것은 무언가를 주었거나 잃어버렸을 때 문득 이해할 수 있을지도 모른다.

우리는 끊임없이 그 이상을 바라게 되어 있는 이스털린 역설처럼,

지금만큼만 돼도 행복하다고 원하던 생각도 그때가 되면 달라지게 되는 것처럼,

먹고살 만한 처지가 되었다면 삶의 방향도 달라져야 한다.

지금도 괴롭히는 걱정 근심 때문에 불행하다 말하지 말고, 이를 슬기롭게 이겨 내는 것이 바로 니체가 말하는 '초인'이며 행복의 지름길이다.

'BH balance & harmony'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았습니다.

평소 관심 있는 분야의 도서만 신청하여 주관적으로 작성한 서평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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