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성 - 죽을 만큼, 죽일 만큼 서로를 사랑했던 엄마와 딸
미나토 가나에 지음, 김진환 옮김 / 리드리드출판(한국능률협회) / 2023년 6월
평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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좋았던 점

치밀한 인과관계 구성으로 충격과 강력한 흡입력으로 빠져들게 한다.

사랑하던 딸이 자살을 시도하게 됨으로써 이야기가 충격적으로 전개되는데,

자살 시도쯤으로 마음속으로 그리던 사건에 그녀의 엄마가 그렇게 만든 것은 아닌지 의혹이 쏟아진다.

과연 그때 무슨 일이 있었던 것인지 모녀 미스터리에 혼란의 도가니다.

심리묘사와 흡입력 있는 전개뿐만 아니라 구성 속에서 숨겨진 진실과 기막힌 반전에

미나토 가나에 작가가 어떤 책을 출판했는지 찾게 된다.

350만 독자를 뒤흔든 ≪고백≫ 작가로 아이들의 학교폭력 문제를 어떻게 할 것인지 과제로 남겨준 책도

읽어봐야겠다.

아이를 낳는 것만으로 전부 엄마가 되는 것이 아니라는 사실

모성이란 게 여자라면 누구에게나 있는 것이 아니라는 사실을 깨닫게 한다.

미나토 가나에 작가 ≪모성≫은 우리에게 본질을 생각할 질문을 던진다.

모성은 선천적인가, 후천적인가 사회적으로 만들어진 것인가!

논쟁의 여지가 있지만 내 대답은 상호 배타적이지 않다.

본성과 사회 모두 모성에 대한 이해와 경험에 기여하기 때문이다.

≪모성≫ 안에 있는 사야카 외할머니가 전하는 따뜻한 말 한마디 한마디에 위로를 받는다.

인상깊은구절

"네 그림에 사랑이 가득하다면, 그건 나와 네 아빠가 애정을 듬뿍 쏟았기 때문만은 아닐 거야. 네가 그 사랑을 있는 그대로 받아들여준 덕분이지." p13

모성은 태어날 때부터 갖춰진 인간성이 아니라 학습을 통해 후천적으로 형성되는 것인지도 모른다. 그런데 대다수 그걸 선천적인 것으로 착각하기 때문에, 모성이 없다는 지적을 받은 어머니는 자신의 학습 능력이 아닌 인격을 부정당했다는 오해를 한다. 그래서 자신은 그런 불완전한 인간이 아니며 확실한 모성이 갖고 있다는 것을 증명하기 위해 필사적으로 변명을 늘어놓게 마련이다. p61

아무도 빛을 비춰주지 않는다면 돌멩이를 직접 갈고닦으면 돼. 빛을 잃었다고 계속 울기만 하면 나를 낳아주신 부모님께 면목이 없잖아. 어머니처럼 스스로 빛을 낼 수 있는 사람이 되자. p102

"이런 유리구슬에 의존하지 않아도, 리츠코라면 감기만 걸려도 엄마가 보고 싶어서 돌아올 거야. 걔는 자기가 무슨 짓을 해도 엄마만큼은 도와줄 거라고 믿거든, 멋대로 가출했으니까 용서받지 못할 거란 생각은 눈곱만큼도 안 해. 지금까지 아무 연락도 없다는 건 건강하게 지내고 있단 증거라고." p238

자식은 부모를 선택할 수 없다. 불행한 처지의 아이들을 가리키며 자주 언급되곤 하는 말입니다. 하지만 저는 어머니가 말했듯이 제가 부모를 골랐다고 생각합니다. 그리고 제 자식 역시 저라는 부모를 골랐겠지요. 그래서 딸아이는 제가 바라는 대로 성장하지 않는 거고, 그건 딸아이의 타고난 자질 대문이지 제 교육 방식이 잘못되어서가 아니라고 납득할 수 있었습니다. p258

나는 내 아이에게 내가 엄마에게 바랐던 일을 해주고 싶다. 사랑하고, 사랑하고, 또 사랑하면서 내 모든 걸 줄 생각이다. 하지만 '모든 걸 바쳐서' 같은 말은 절대 하지 않으리라. 어쩌면 아이는 그런 나를 귀찮아할지도 모른다. 하지만 그것도 사랑이 충만한 증거다. p302

총평

엄마와 딸이 경험과 감정을 이야기하며 풀어가는데 흡입력이 어마어마하다.

외할머니, 아빠, 엄마, 딸 가족 관계 내에서 이루어진 행동과 선택에서 발생할 수 있는 결과를 암시해 준다.

≪모성≫은 엄마의 행동이 딸에게 미치는 영향과 그로 인한 질문과 죄책감을 탐구할 수 있게 한다.

이 탐구는 독자들에게 그들 자신의 행동이 자녀나 부모와의 관계에 미칠 수 있는 잠재적인 결과를 일깨워주고

경고의 이야기로 받아들일 수 있다.

'모성'에 대한 생각을 뒤바꾼다.

모성에 대한 전통적인 이해를 내재된 본능과 본질 그대로로 질문한다.

독자들로 하여금 모성이 사회에 의해 만들어진 신화인지 아니면 선천적인 것이 아닌 후천적인 감정인지를 사색하게 한다.

모녀의 복잡하고 갈등적인 생각을 파헤침으로써, ≪모성≫은 독자들에게 모성에 대한 선입견을 성찰하도록

도전적인 시간을 선사한다.

'육아'는 회피보다는 때론 '직면'할 필요가 있다.

≪모성≫은 불편한 진실을 파헤치고 육아의 어두운 면을 탐구하고 있다.

그것은 방임, 학대 그리고 가족 내의 잠재적인 피해와 같은 문제들을 언급한다.

독자들은 부모 관계의 복잡성과 충족되지 않은 기대와 감정적 투쟁의 잠재적 결과에 직면하게 한다.

부정적인 부분과 더불어 가족 구성원 간의 사랑, 이해, 연결에 대한 관점을 역설적으로 제시하고 있다.

검증에 대한 갈망과 부모나 자녀로서 보고 듣고 싶은 욕망을 탐구한다.

자신의 삶 안에서 의미 있는 관계와 감정적인 연결의 중요성이 왜 중요한지를 깨닫게 한다.

피하는 것보다 솔직하게 말하고 책임을 받아들이고 해결하는 자세가 필요하다.

어머니의 자기 독백과 딸의 추억이 자아성찰과 더불어 치유의 기회를 제공하고 있다.

부모나 자녀로서의 역할을 수행하면서 자기 발견과 지난 간 일을 되돌아보며 반성하게 하는 계기를 선사하고 있다.

엄마와 딸 사이에 왜 단절하게 되었는지, 오해와 의사소통의 부족이 어떻게 비극과 감정적 혼란을 초래할 수 있는지 강조하고 있다. 가족 간의 의사소통 패턴과 오해의 가능성에 대해 처음부터 다시 생각해 봐야겠다.

전반적으로 ≪모성≫은 모성애, 가족 역할, 우리가 사랑하는 사람들에 대한 우리의 행동과 인식이 심오한 영향을 미친다는 사실을 깨닫게 한다. 죽을 만큼, 죽일 만큼 서로를 사랑했던 엄마와 딸 모성이 사회적 기대에 부응하기 위해 만들어진 것인지, 본능인지 멈추고 생각하게 한다. 엄마의 고백과 딸의 회상이 엇갈리면서 드러나는 결과가 불편하지만 그 안에서 발견되는 진실에 허를 찌르는 반전에 소름 돋게 한다.

좋은 작가를 만나면 그 작가가 낸 책들을 삼매경 하면서 즐거운 일생을 보낼 수 있다.

소노 아야코 이후에 미나토 가나에 일본 작가가 나를 쿵. 쿵. 쿵. 심장을 뛰게 한다.

책이 나에게 하는 질문

슬며시 던져주는 좋은 질문이 나와 너를 행복하게 만든다.

추워 보이는 사람에게는 어떻게 해줘야 할까?

화가 난 사람에게는 어떻게 해줘야 할까?

그런 질문을 일상생활 속에서 슬며시 던져주는 과정을 통해 딸아이는 제 마음을 깊이 헤아리고 제가 가장 바라는 대답을 할 수 있게 되었습니다.

손을 잡고 따뜻하게 해줄래.

왜 화가 났는지 들어줄래. p36

아이에게 좋은 향이 나도록 부모는 좋은 질문을 할 수 있어야 한다.

긍정적이고 열린 의사소통으로 정서적 연결과 친밀한 양육 관계를 형성하면 금상첨화다.

우리는 질문뿐만 아니라 아이에게 어떤 말을 하는지가 무엇보다 중요하다.

늦지 마!라고 말하면 아이가 떠오르는 단어는 '늦다'이다.

"그러다 넘어질라"라고 말하며 "넘어지다" 단어로 아이들 생각한다.

고로 넘어지는 쪽으로 행동이 갈 확률이 높아진다.

넘어질 상황이라면 꽉 붙잡아 또는 천천히 가자라고 말해야 한다.

부모의 말은 아이의 마음에 나이테를 만든다고 한다.

부모가 어떤 질문을 하고 말을 하느냐에 따라 아이의 성품과 선명한 자국을 남긴다.

단어, 전달 방식에 대해 다시금 생각하고 말과 행동에서 좋은 향기가 날 수 있도록 노력하자.

우리 아이에게 '힘'이 되는 부모가 되자.


'리드리드출판'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았습니다.

평소 관심 있는 분야의 도서만 신청하여 주관적으로 작성한 서평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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