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인주의자의 철학 수업 - 어떤 철학이 나를 행복하게 만들까
마루야마 슌이치 지음, 송제나 옮김 / 지와인 / 2023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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좋았던 점

스스로 생각하지 않으면 '남이 보는 나'에 종속된다.

불안과 걱정을 느끼며 타인의 욕망대로 살게 된다.

문제는 불안을 빨리 해소하기 위해 타인의 판단에 기대는 것이다.

스스로 판단하는 것은 시간이 걸리고 힘든 일이기에 빨리 도망치기 위해서 '남의 시선'에 사로잡혀서는

절대 안 된다.

사회가 변하고 타인이 나에게 어떤 충격을 주더라도

'내가 원하는 어떤 상태'를 유지할 수 있다는 자신감이 있어야 한다.

저자는 다른 존재를 존경하는 동시에 자신의 존재를 존경한다는 '개인주의'로

나 자신을 행복하게 만들어 나가자고 한다.

저자는 자기만의 의견을 고집하는 독선이나 편협하는 개인주의가 아니라,

존중하고 존중받기 위한 태도를 개인주의라고 말하고 있다.

≪우리는 왜 타인의 욕망을 욕망하는가≫ 책과 연결되는 이 지금 이 순간이 내게는 큰 행복이며

깊은 사색과 넓은 즐거움을 선사한다.

인상깊은구절

'비싸니까 (그것을) 가지고 싶다'라는 감정의 뒷면에는 다른 사람이 원하니까 (그것을) 가지고 싶다'라는 감정이 숨어 있습니다. 즉 나에게 '소중하니까 산다'라는 사용 가치가 아니라, '남들도 원하는 것이니까 나도 원한다'라는 교환 가치가 지배하게 되는 것입니다. p36

여러분의 현재 마음속에 살아 있지 않으면 역사가 아닌 까닭입니다. 역사는 자료 속에 있지 않습니다. 여러분의 마음속에 있으니, 역사를 잘 안다는 것은 여러분이 자기 자신을 잘 아는 것과 실로 똑같은 일입니다. p75

깊은 기쁨에는 즐거움보다 심각함이 감춰져 있다. 가장 높고 충실한 만족감이란 마음이 들뜨기보다 오히려 안정되는 것이다. p149

'고유한 나'에 대해서도 생각해 봅시다. 우리는 앞에서 '모든 것은 변한다'라는 진리를 증명한 철학자들을 만났습니다. 모든 것이 변한다는 진리의 핵심은 바로 '나는 수많은 세계의 영향을 받는 존재'라는 것입니다. 모든 것은 변한다는 말은, 결국 다른 존재와 연결되지 않은 나란 없다는 것입니다. 그렇다면 고유한 나란 애초에 존재할 수가 없습니다. p180

총평

로제 폴 드루아 걷기 예찬을 ≪개인주의자의 철학 수업≫에서도 만나볼 수 있다.

자기 돌봄이란 어딘가에 치우침 없이 나만의 방향과 걸음걸이로 걷는 것이라 생각한다.

현대 철학자 로제 폴 드루아는 걷기는 인간만이 가진 고유한 특징이며, 인간이 만물의 영장이 될 수 있었던

이유는 바로 걷기를 통한 사색의 힘이 있었다고 말한다.

두발로 걷는 사유의 철학,

철학은 언제나 걷는 방식으로 이루어지고 있다.

균형을 잡고 땅 위를, 말 속을, 생각 속을 이동하는 법이다.

많은 작가나 몽테뉴, 니체, 루소 등 위인들이 걷기 예찬을 강조한다.

세네카 철학자는 걷기에서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생각과 관계라고 말하며

우리는 생각하듯이 걷고, 걷듯이 생각한다고 말한다.

우리는 걸으면서 자기 자신과 결산을 시작한다.

나 자신을 바로잡고, 자신에게 말을 걸고, 자신을 평가하는 것

다시 말해서 나의 기분을 바라보게 되고 나를 응원하게 된다.

태어난 이 순간부터 우리는 모두 길 위의 존재이다.

길 위에서 나 자신을 진심으로 바라보고 물어보며 끝내 홀로 걸어야 한다.

거세게 내리는 비와 내 존재마저 흔들어 어딘가 끌고 갈 바람을 피할 수 있는 움푹 파인 아지트에 안주하기보다는

자연이 숨 쉬는 소리를 음악처럼 느끼며 자신만의 걸음으로 걸어가면서 온몸으로 숨을 쉬어 보자.

걷기는 시선을 그 본래의 조건에서 해방시켜 공간 속에서뿐만 아니라 내면으로 난 길을 찾아가게 한다.

산티아고 순례길에서 걷는 행위는 몸과 정보를 소유한 인격의 주체가 자신의 행위 능력을 회복하는 것이다.

사고를 키우는 데 좋은 걷기,

나 자신만을 생각하는 이기주의자가 아닌 모두를 존중하고 모두에게 사랑받을 수 있는 '개인주의'와 철학이 만나

스스로 생각하고, 남의 입장에서 생각하고, 일관성 있게 나만의 생각을 재정리할 수 있는 시간을 가졌다.

저자는 소세키가 말하는 '나의 개인주의'

산책하는 철학자들

라캉의 '거울이론'과 '프롬의 '인간의 마음'

노자의 '도'와 장자의 '자연'

몽테뉴의 '에세'와 파스칼의 '팡세'

불교의 선과 무아

'풀배게'의 예술론 등 많은 내용으로

철학은 어떻게 행복을 가져오는지 레몬에이드처럼 상큼하게 이야기해주고 있다.

특히, 0의 시점을 곰곰이 생각하게 된다.

0점의 시점에서 바라볼 수 있는 사람의 마음은 급하지 않고 내가 맺고 있는 관계, 주어진 과제도 애초에

그것이 '존재하지 않았던 때'가 있다고 말한다.

다시 말하면 실체가 없다는 뜻과 같으며, 저자는 결과보다는 그 일 자체의 재미와 의미를 찾아내며

어떤 대상도 거리를 두고 볼 수 있는 진정한 개인주의자의 태도를 갖추어야 한다.

'있는 그대로 나'가 아니라 '남에게 보여주려고 만들어낸 나'가 되지 않기 위해서는 철학적 훈련이 필요하며,

저자는 7개의 철학 수업을 통해 '죽느냐, 사느냐'가 아닌 '사느냐, 사느냐'로 쓸모 있는 자기 자신이 되기를 권한다.

주말에 다시 정독하며 사색해야겠다.

책이 나에게 하는 질문

시골 중학교에 관심정이란 정원이 있었습니다. 관심정이란 글자 그대로 마음을 보는 정원이라는 뜻입니다. p225

'지금 즉시 구매하라!'고 말하는 쇼핑몰 수많은 광고들이 분주한 세상 속에서

스트레스를 받지 않았다면 결코 쓰지 않았을 시발(홧김) 비용을 남발하고 있는 건 아닌지,

즉, 우리는 소비하는 인간, 호모 콘수무스가 되어 가고 있다.

홧김 비용으로 소비하고 난 이후 어김없이 허기가 찾아오는 악순환을 예방하기 위해서라도

저자가 말하는 관심정이라는 정원처럼 자기 마음과 생각을 들여다보는 정원이 꼭 있어야 한다는 생각을 했다.

나는 왜 내 삶을 나에게 묻지 않고 다른 사람에게 묻고 있는 걸까?

왜 다른 사람에게서 방법을 찾으려고 애쓰고 있는 걸까!

≪개인주의자의 철학 수업≫ 저자는 '고전'으로 살아남은 책은 '정보'가 중요한 게 아니라,

읽는 사람으로 하여금 자기 자신과 대화하게 만드는 힘을 갖고 있기에 사랑받는다고 말하고 있다.

쉬는 날에 소파에 누워서 유튜브를 들여다보며 팝콘처럼 잠깐의 즐거움으로 시간을 보내기보다는

가까운 수목원을 찾아 걸으며 나만의 생각을 다듬어 보자.


'지와인'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서 읽고 작성했습니다.

평소 관심 있는 분야의 도서만 신청하여 서평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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