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제 폴 드루아 걷기 예찬을 ≪개인주의자의 철학 수업≫에서도 만나볼 수 있다.
자기 돌봄이란 어딘가에 치우침 없이 나만의 방향과 걸음걸이로 걷는 것이라 생각한다.
현대 철학자 로제 폴 드루아는 걷기는 인간만이 가진 고유한 특징이며, 인간이 만물의 영장이 될 수 있었던
이유는 바로 걷기를 통한 사색의 힘이 있었다고 말한다.
두발로 걷는 사유의 철학,
철학은 언제나 걷는 방식으로 이루어지고 있다.
균형을 잡고 땅 위를, 말 속을, 생각 속을 이동하는 법이다.
많은 작가나 몽테뉴, 니체, 루소 등 위인들이 걷기 예찬을 강조한다.
세네카 철학자는 걷기에서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생각과 관계라고 말하며
우리는 생각하듯이 걷고, 걷듯이 생각한다고 말한다.
우리는 걸으면서 자기 자신과 결산을 시작한다.
나 자신을 바로잡고, 자신에게 말을 걸고, 자신을 평가하는 것
다시 말해서 나의 기분을 바라보게 되고 나를 응원하게 된다.
태어난 이 순간부터 우리는 모두 길 위의 존재이다.
길 위에서 나 자신을 진심으로 바라보고 물어보며 끝내 홀로 걸어야 한다.
거세게 내리는 비와 내 존재마저 흔들어 어딘가 끌고 갈 바람을 피할 수 있는 움푹 파인 아지트에 안주하기보다는
자연이 숨 쉬는 소리를 음악처럼 느끼며 자신만의 걸음으로 걸어가면서 온몸으로 숨을 쉬어 보자.
걷기는 시선을 그 본래의 조건에서 해방시켜 공간 속에서뿐만 아니라 내면으로 난 길을 찾아가게 한다.
산티아고 순례길에서 걷는 행위는 몸과 정보를 소유한 인격의 주체가 자신의 행위 능력을 회복하는 것이다.
사고를 키우는 데 좋은 걷기,
나 자신만을 생각하는 이기주의자가 아닌 모두를 존중하고 모두에게 사랑받을 수 있는 '개인주의'와 철학이 만나
스스로 생각하고, 남의 입장에서 생각하고, 일관성 있게 나만의 생각을 재정리할 수 있는 시간을 가졌다.
저자는 소세키가 말하는 '나의 개인주의'
산책하는 철학자들
라캉의 '거울이론'과 '프롬의 '인간의 마음'
노자의 '도'와 장자의 '자연'
몽테뉴의 '에세'와 파스칼의 '팡세'
불교의 선과 무아
'풀배게'의 예술론 등 많은 내용으로
철학은 어떻게 행복을 가져오는지 레몬에이드처럼 상큼하게 이야기해주고 있다.
특히, 0의 시점을 곰곰이 생각하게 된다.
0점의 시점에서 바라볼 수 있는 사람의 마음은 급하지 않고 내가 맺고 있는 관계, 주어진 과제도 애초에
그것이 '존재하지 않았던 때'가 있다고 말한다.
다시 말하면 실체가 없다는 뜻과 같으며, 저자는 결과보다는 그 일 자체의 재미와 의미를 찾아내며
어떤 대상도 거리를 두고 볼 수 있는 진정한 개인주의자의 태도를 갖추어야 한다.
'있는 그대로 나'가 아니라 '남에게 보여주려고 만들어낸 나'가 되지 않기 위해서는 철학적 훈련이 필요하며,
저자는 7개의 철학 수업을 통해 '죽느냐, 사느냐'가 아닌 '사느냐, 사느냐'로 쓸모 있는 자기 자신이 되기를 권한다.
주말에 다시 정독하며 사색해야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