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음을 써서 반성하지 않으면 잘못은 반복될 수밖에 없다.
임진왜란 이후 반성한 후에 남긴 기록물은 귀할 수밖에 없다.
많은 후손들을 통해 각색되었지만 뜻은 전해지고 있는 ≪징비록≫책에서
치욕을 또 당하지 않기 위해 어떤 마음과 자기를 잘 살펴야 하는지 사색하게 한다.
책을 읽으면서 화가 먼저 난다.
임진왜란이 일어나고 많이 등장하는 장면은 도망가는 풍경이다.
장수도 도망가고 그 밑의 병사들도 도망가고 모든 사람이 도망가기 바쁘다.
폭풍전야를 알지 못하고 힘을 행사하지 않는 상태를 평화로 착각하고 있다.
각성한 자들이 아무리 말을 해도 윗사람들은 무시한다.
항상 전쟁을 대비해야 하는데 사내정치하기 바쁘다.
영화 <돈 룩 업> 풍자가 오버랩 된다.
선조는 공을 세운 사람들을 내팽개치고 자기 수행에 따르는 사람에게만 상을 주고
사적인 감정으로 이순신을 감옥에 넣고... 쳐내야 할 사람을 쳐내지 않고 자기 자리를 잘 지키던 이들만 쳐냈으니
나라가 안 위태로울 수 없다.
우리는 미리 위험한 요소를 생각하고 대비하는 사고를 가져야 한다는 것이
≪징비록≫에서 말하는 핵심 내용이지 않을까!
아직 일어나지 않은 일을 대비하는 게 소모적으로 느껴질 수 있다.
우리가 좋은 습관을 만든다고 30일 60일 100일 열심히 한다고 크게 변화를 느끼지 못한다고 쉽게 포기하는 것에 대한 반성도 하게 한다.
외부의 돌발적인 위협으로부터 자기를 지킬 수 있도록 '생각하는 힘'을 길러야 한다.
내게 중요한 장점과 인맥을 선조처럼 내치면 안 된다.
"기록을 남긴다는 것은 있었던 사실을 영원히 후세에 전해주는 것을 의미한다." p359
현재의 일을 알려면 과거를 보고, 미래를 알려면 현재를 보라는 것처럼.
기록하지 않으면 생각하면서 살기가 힘들다.
역사나 문제를 바라보는 관점을 철저하게 훈련해야 한다는 사실을 발끝 손끝까지 느껴지게 한다.
다산 정약용 관련 책들을 읽다 보면 아들들에게 이 책을 자세히 읽으라는 부분들과
인문학 책에서 ≪징비록≫에 대한 내용들을 인용할 때마다
읽어봐야지 했는데 이번 기회에 읽으면서 왜 그리 인용하고 추천하는지 알 것 같다.
지난 일의 잘못을 경계하여 뒤의 근심거리를 없도록 생각하는 힘을 가져야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