딴생각 - 유럽 17년 차 디자이너의 일상수집
박찬휘 지음 / 싱긋 / 2022년 7월
평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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좋았던 점

사소하고 당연한 것은 없다!

인간의 사소한 모든 합이 디자인이다고 말하며 디자인은 우리 삶 곳곳에 녹아 있다고 한다.

지나간 일을 기억하기 위해서 메모하고 기록하는 디자이너 박찬휘 저자는

이탈리아 커피의 역사를 모으고 끊임없이 세상에 질문을 던지며 이어지는 답변들을 기록하고 재창조한다.

수석 디자이너가 바라보는 일상에 풍경과 물건들은 어떻게 분해되고 재조합되는지 엿볼 수 있다.

우리가 살아가면서 어떤 생각을 하고 딴생각을 통해 지금 내가 가진 의미를 되찾을 수 있는지 질문을 건네는 저자를 통해 우리는 한층 더 나를 디자인하게 된다.

불편하지만 그래도 '손'이다.

손은 가장 진실되다.

손은 생각보다 더 적극적이며 대범하고 솔직하다.

손이 만들어내는 움직임은 곧 진실이 되고 내 생각에 언어가 된다.

예술가의 손끝에서 탄생하는 예술 작품 모두가 손이 만들어 낸다.

매일 사용하는 손이 이제는 '명품'처럼 보인다.

인상깊은구절

'갈팡질팡하느라 힘을 빼지 말고 선택한 것을 믿고 사랑해라'라는 아버지의 말을 기억해내어 길 잃은 이야기의 실마리를 찾아갔다. p9

이미 가득 채워진 공간에선 무엇인가를 떠올리는 일이 어렵다. 비어 있을 때야 비로소 엉뚱한 생각으로 채우고 새로운 색으로도 채울 수 있는 법이다. p78

기술 '덕분에' 편할 줄로만 알았는데, 이젠 사람의 일자리를 걱정하게 되었고, 인류의 존망을 우려할 정도가 되고 말았다. p167

그 단순함 속 우직함이 보이기 때문이다. 알랭 드 보통은 그의 책 ≪행복의 건축≫에서 단순함에 대한 복음을 설파했다. '단순함은 단순하게 하기 위한 인간의 고뇌를 읽을 수 있는 대중의 직관'이라고 말이다. p171

옛것이 사랑받는 이유는 바로 '진짜 물건답다'는 데에 있다. 과거의 제조업은 지금처럼 무한 경쟁 구조가 아니었다. 인터넷 시대인 지금과는 다르게 유통 구조가 단순했고 경쟁자도 지금처럼 많지 않았다. 그래서 몇 개 안 되는 메이커끼리의 경쟁에서 살아남을 수 있는 방법은 보다 나은 물건을 만드는 일뿐이었다.......시장 상황에 머리 굴릴 필요 없이 원가에 크게 상관없이 그저 튼튼하고 오래가는 물건을 만드는 데에만 집중했다. 만약 당신의 물건을 그대로 지금 다시 제조한다면 천문학적인 비용이 발생한다. 그래서 만듦새 하나만큼은 한 땀, 한 땀 장인의 손길을 거쳤던 그때를 쫓아갈 수 없다. p235

총평

천재,

성공한 사람들에게 있는 지름길,

며느리도 모르는 특별한 비법이 있을 것 같지만!

실상 우리가 다 아는 내용이거나 보편적인 비법이다.

심지어, 새롭게 나오는 책 내용과 음식, 음악, 모두 이미 1,000년 안에 이룬 내용을

재조합해서 탄생했다고 해도 무방하다.

우리는 흩어진 사소한 내 삶을 합치기만 해도 비범함을 가지게 된다는 사실을 기억해야 한다.

17년 디자이너를 하면서 저자는 일상의 합은 역사이며 일상의 합이 바로 비법 그 자체라고 말하고 있다.

우리는 사소한 일상에서 얻은 깨달음을 기록해야 한다. 그것이 역사이고 비법이기 때문이다.

작은 깨달음이 모여 큰 합이 되었을 때 큰 깨달음을 얻을 수 있다.

무엇보다 사소한 깨달음이 모여 지혜가 된다는 것이다.

'인생은 선택의 자취'라는 문장에서 깊은 사색을 했다.

우리는 가진 패에서 최선을 다해 선택한 사소한 순간들을 잊지 말아야 한다.

그 선택의 순간을 이으면 그게 바로 인생이 된다는 말이다.

무의식적으로 선택하게끔 나를 버려두지 말자!

같은 사물을 보더라도 물리적 훈련을 한 사람과 하지 않은 사람은 공감하는 것부터 다를 수밖에 없다.

우리는 내가 가진 안목으로 세상을 다르게 해석하고 이해한다.

아름다운에 매료된 사람은 아름다움을 취할 것이고,

불만에 올가미된 사람은 세상을 모두 분노로 바라볼 것이기 때문에,

우리는 가끔 '딴 생각'을 하면서 세상 밖으로 외출할 필요가 있다.

우리는 비싸고 화려한 것을 좇느라 정작 사소한 것의 존재를 잊고 있다.

네잎클로버는 행운이지만 세잎 클로버는 행복이라는 것처럼

우리는 작고 미미한 것들을 통해 거대한 역사가 이루어진다는 사실을 잊지 않고 돌아봐야 한다.

특별한 사람은 평범한 것을 쫓기 위해 애쓴다고 한다, 평범한 사람은 특별한 사람이 되기 위해 노력한다고 한다.

아이러니하다. 타인이 만들어 놓은 프레임 속으로 뛰어 들어가지 말고

나만의 속도와 방향으로 천천히 나아가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내 주변에 있는 '파랑새'를, 수많이 내 밑에 깔려 있는 세잎 클로버를 바라보자.

≪딴 생각≫

양이 많거나 비싼 것은 익숙해지기 마련이다.

일상적인 삶을 감탄사로 바꾼다면 우리는 더 행복해질 수 있다는 딴 생각을 했다.

'특'보다는 '보통'에서 보물을 찾고,

평범해서 더욱 소중한 것을 느낄 수 있게 된다면,

그저 '다른' 내일을 위해 너무 많이 몰입되어 있는 나를 멈출 수 있을 것만 같다.

박찬휘 저자가 바라보는 일상과 물건은 사소하지만 그 합은 풍요롭다.

책이 나에게 하는 질문

차 운전할 때 문득 라디오에서 흘러나오는 노래가 더욱 감동 깊게 느껴지는 이유를 책을 통해 알게 되었다.

리액턴스 현상(가질 수 없을 때 더 가치를 두는 현상) 때문이다.

라디오에서 나오는 소리의 현상을 결코 우리는 가질 수 없다.

이는 리액턴스 현상으로 인해 누군가의 연주와 목소리를 더 애정 할 수밖에 없는 심리적인 상태로

우리는 방금 들은 노래가 무엇인지 궁금하게 한다.

눈과 귀로는 소리의 현상을 가질 수 없기 때문에 더욱 사랑할 수밖에 없다는 사실

오감을 갖춘 상태가 아닌 무언가 부족한 상태일 때 오히려 시공간을 초월한 상상력을 가지게 된다.

영상통화가 안 되던 시절 전화 목소리로 상대방 얼굴을 상상하곤 했던 그 시절이 어떻게 보면 설렘이 더 가득하지 않았나 싶다.

마음이 가난하면 햇빛만 봐도 감사하다는 글이 생각이 난다.

풍요롭게 살아가기 때문에 더 특별한 것이나 비법을 매달린 것인지 모르겠다.

마음이 가난하면 행복의 빈도순이 중가 할 수밖에 없다.

출근할 수 있는 회사에 감사하게 되고,

저녁을 사 먹을 수 있는 돈에 감사하게 되고,

편안하게 잘 수 있는 집에 감사하게 된다.

라디오에서 들려오는 음악이 더욱 매력적으로 느껴지는 것처럼

우리는 비범한 속에서 살고 있기에 그 안에서 평범함을 찾아야 한다.

행복은 크기가 아닌 빈도순이기에,

라디오, 책에서 찾아내는 궁금증과 질문들이 나를 좋아하는 것만 알고 살아도 행복하게 만든다.


'싱긋'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서 읽고 작성했습니다.

평소 관심 있는 분야의 도서만 신청하여 서평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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