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고 기특한 불행 - 카피라이터 오지윤 산문집
오지윤 지음 / 알에이치코리아(RHK) / 2022년 7월
평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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좋았던 점

책을 만나기 전에 작가 인터뷰를 보는 재미가 있다.

작가 본모습과 헤어진 남자친구가 선물한 냥이도 함께 동영상에서 만나 볼 수 있다.

냥이(오복이)가 고창석을 닮았다고 했는데, 어떤 부분은 닮기도 했지만 잘생겼다.

본인은 염세주의가라고 말하지만 벗어나고 싶은 마음 덕분에

불행도 기특하게 바라볼 수 있는 안목이 생긴 것이 아닐까!

'염세주의자들이 알고 보면 삶에 가장 열정적이고 세상의 바닥까지 이해했으니까 다시 치고 올라온다'라는 문장이

내게 아직도 설렘을 주고 있다.

배우자 조건으로 실비 보험과 건강검진(30대 내시경 안한 남자는 패스)을

논하는 친구들이 부럽기도 했고 미소 짓게 한다.

카피라이터가 바라보는 일상 속에 작고 기특한 불행과 감정의 변화를 한 권에 담아 우리에게 공유하고 있다.

불행이 있기 때문에 위로가 있고 행복을 느낄 수 있는 것이 아닐까!

읽는 내내 잔잔하게 툭 기대게 해주는 책이다.

내게 오는 불행도 아주 조금은 기특해지는 것 같다.

인상깊은구절

매일 주섬주섬 발품을 팔아 모은 땔감이 언젠가 좋은 불씨를 피워 내겠지. 너도 나도 그랬으면. p70

"팬분들 덕분에 스스로를 더 사랑하게 됐어요. 그러니까, 여러분도 저희를 이용하세요. 저희를 이용해서 스스로를 더 사랑하세요." p84

노릇한 빵은 있는 그대로도 맛있지만 버터를 바르면 풍미가 달라진다. '당신이 있어도 없어도 난 있는 그대로 멋진 사람이에요. 물론, 당신이 더해지면 또 다른 사람이 될 수도 있어요'p107

나는 평범하지 않은 걸 볼 때 마음이 놓이는 사람이다. '다양성' 속에 살고 있다는 안도감은 뿌리도 깊고 여운도 길다. p158

브롤콜리너마저의 <잊어버리고 싶어요>의 첫 소절 '잊혀지지 않았으면 하는 것들이 바보 같은 일상에 밀려 가는 날'이라는 문장으로 글을 시작하기로 했다. p207

총평

시간이 빨리 가서 힘든 사람이 있고,

시간이 늦게 가서 힘든 사람이 있다.

불행이라는 것이 내게 주는 고난이라고 생각하면 저주이고,

불행이라는 것이 내게 주는 선물이라고 생각하면 축복이 된다.

오지윤 카피라이터가 소소하게 전달하는 하루 일과 감각 감상이 마냥 가볍지 않다.

할머니 부추 이야기, 배우자 조건을 논의하는 친구들, 아빠의 파킨스, 소확행 친언니 등

잔잔하게 울컥하게 만든다.

삶을 이겨내기 위해 고군분투하는 모습에서 위로받게 된다.

삶을 있는 그대로 수용하는 태도로 임할 때는 멋지기도 하다.

출근할 때 지하철이 수영장이라면 운동하면 갈 수도 있겠다는 작가를 애정 하게 된다.

심연 속에서도 자신을 바라보며 응원하는 작가의 글이 내게 질문을 던진다.

일하고, 밥 먹고, 똥 싸고, 넷플릭스를 보는 인간에서 벗어나기 위해

새로운 것을 도전하며 글을 쓰고 있는 작가가 멋있어 보인다.

'회사에서 나는 그렇게 중요한 사람이 아니야'라는 문장이 아직도 기억에 생생하다.

워크홀릭까지는 아니지만 맡은 바 일에 대해 최선을 다하며 고난 속에 몸을 던지는 우리의 일상에서

작가에 선배는 시원한 일침을 날린다.

"그거 알아? 우리는 이 회사에서 그렇게 중요한 사람이 아니야."

혼란스럽기도 하면서 매일 스트레스 받아 미치고 있는 내게 주는 선물 같았다.

타인에게 우리는 그렇게 중요한 사람이 아니다.

타인에 생각에 타인에 의견에 살지 않고 나라는 내게 충실하며 살아야겠다는 사색을 했다.

세상 사람들은 다들 나름대로 불행하고,

세상 사람들은 다들 나름대로 소소하고,

세상 사람들은 다들 나름대로 행복하다.

나만 불행한 것 같지만 너도, 그들도, 남도, 타인도, 함께 있는 사람도 그런 날일 수 있다.

오지윤 작가가 전달해 주는 불행은 나눠 갖는 힘이 있다.

힘든 일을 나누면 고통도 나눠진다는 말처럼

잔잔하면서도 내게 용기와 칭찬을 해주는 따뜻한 책이다.

작가님처럼 느낌과 직관의 흐름 속에서 무언가를 찾아내고 기뻐하기를 희망한다.

의의외 장소에서 아름다움을 발견하고 관찰할 수 있는 여유도 갖고 싶다.

새로운 일에 설렘을 느끼고 즐길 수 있는 나를 발견하기를 원한다.

불행은 내게 오늘 힌트 같은 것이 아닐까!

책이 나에게 하는 질문

살아 있다는 것은 흔들리는 것?

살아 있다는 건 움직임이고 움직임은 '변화'다

멈추지 않고, 변화하고, 움직이고, 실천하는 것이 바로 살아 있는 것이 아닐까!

지금 이 순간 흔들린다는 건 바로 무언가를 도전하고 있다는 증거일 것이다.

삶은, 쳇바퀴처럼 돌아가면 성장이 멈추게 되고 그때부터 걱정과 근심이 찾아온다.

우리의 인생을 덤이라고 생각하고 내게 의미를 부여하며 살아나가보자.

죽은 것은 딱딱해진다. 살아 있기 때문에 이리저리 환경에 따라 흔들리는 것이다.

새로운 것을 경험하는 것이 모험생이 되어야 한다.

작고 기특한 불행을 기쁜 마음으로 수용하고 내 편으로 만들어보자!


'알에이치코리아'​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서 읽고 작성했습니다.

평소 관심 있는 분야의 도서만 신청하여 서평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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