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간이 빨리 가서 힘든 사람이 있고,
시간이 늦게 가서 힘든 사람이 있다.
불행이라는 것이 내게 주는 고난이라고 생각하면 저주이고,
불행이라는 것이 내게 주는 선물이라고 생각하면 축복이 된다.
오지윤 카피라이터가 소소하게 전달하는 하루 일과 감각 감상이 마냥 가볍지 않다.
할머니 부추 이야기, 배우자 조건을 논의하는 친구들, 아빠의 파킨스, 소확행 친언니 등
잔잔하게 울컥하게 만든다.
삶을 이겨내기 위해 고군분투하는 모습에서 위로받게 된다.
삶을 있는 그대로 수용하는 태도로 임할 때는 멋지기도 하다.
출근할 때 지하철이 수영장이라면 운동하면 갈 수도 있겠다는 작가를 애정 하게 된다.
심연 속에서도 자신을 바라보며 응원하는 작가의 글이 내게 질문을 던진다.
일하고, 밥 먹고, 똥 싸고, 넷플릭스를 보는 인간에서 벗어나기 위해
새로운 것을 도전하며 글을 쓰고 있는 작가가 멋있어 보인다.
'회사에서 나는 그렇게 중요한 사람이 아니야'라는 문장이 아직도 기억에 생생하다.
워크홀릭까지는 아니지만 맡은 바 일에 대해 최선을 다하며 고난 속에 몸을 던지는 우리의 일상에서
작가에 선배는 시원한 일침을 날린다.
"그거 알아? 우리는 이 회사에서 그렇게 중요한 사람이 아니야."
혼란스럽기도 하면서 매일 스트레스 받아 미치고 있는 내게 주는 선물 같았다.
타인에게 우리는 그렇게 중요한 사람이 아니다.
타인에 생각에 타인에 의견에 살지 않고 나라는 내게 충실하며 살아야겠다는 사색을 했다.
세상 사람들은 다들 나름대로 불행하고,
세상 사람들은 다들 나름대로 소소하고,
세상 사람들은 다들 나름대로 행복하다.
나만 불행한 것 같지만 너도, 그들도, 남도, 타인도, 함께 있는 사람도 그런 날일 수 있다.
오지윤 작가가 전달해 주는 불행은 나눠 갖는 힘이 있다.
힘든 일을 나누면 고통도 나눠진다는 말처럼
잔잔하면서도 내게 용기와 칭찬을 해주는 따뜻한 책이다.
작가님처럼 느낌과 직관의 흐름 속에서 무언가를 찾아내고 기뻐하기를 희망한다.
의의외 장소에서 아름다움을 발견하고 관찰할 수 있는 여유도 갖고 싶다.
새로운 일에 설렘을 느끼고 즐길 수 있는 나를 발견하기를 원한다.
불행은 내게 오늘 힌트 같은 것이 아닐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