혼자서 거닐다 마주친 작고 소중한 거들이 건네는 위로는 무엇이었을까!
≪산책가의 노래≫ 이고은 에세이를 만났다.
비, 꽃, 물, 곤충, 바람, 빛, 우산, 엄마, 커플, 향기, 새, 노오란, 벚꽃, 날개,
빨리 세상을 바라보면 풍경이 보이지만,
천천히 산책하며 걸으면 그 풍경 안에 숨어 있는 작고 소중한 것들이 보인다.
들여다보면 보이고 올라갈 때는 없던 꽃을 내려올 때는 보게 되는 즐거움이 생긴다.
산책가의 노래는 풍경 안에 숨은 작고 소중한 것들을 듣고, 보고, 느끼고 담는 과정을 시와 그림으로 담고 있다.
일상적인 만남이지만, 결코 보통의 것들이 아닌 특별한 의미가 잠들어 있다.
그것을 기록으로 적고 사색하며 걸어갈 때 내게 오는 감각 모두가 노래로 들리는 이고은 작가는 얼마나 신나고 행복할까! 오늘도 작고 이쁜 것들을 많이 담아보는 하루가 되어야겠다.
작은 메뚜기가 거미줄에 걸렸고, 엉성한 거미줄을 가지고 있는 작은 거미는 오늘 첫 사냥일 수도 있겠다는 생각 그리고 작은 메뚜기를 놓쳐서 아쉬움 가득 안고 거미를 째려보는 사마귀.... 산책을 하면서 어쩜 곤충에 이입되어 표현을 맛깔나게 할까! 작가 시각에서 바라보는 일상은 작고 아름답고 이쁘면서도 우주의 진리를 품고 있다.
영화 어거스트 러시 주인공은 길가에 들리는 모든 소리가 노래가 된다.
산책가의 노래도 바람이 풀잎을 스쳐가는 소리, 물결이 빛을 노래하는 소리 등
오늘 만남을 소중하게 생각하고 꽃향기에 향기롭다고 말하며 그 안에서 나 또한 꽃이 되는 작가가 부럽다.
산책에서 만나는 세계와 내면이 닿는 그 순간에 설렘을 잊지 말아야겠다.
'파랑새'는 멀리 있지 않고 언제나 바로 우리 곁에서 우리를 기다리고 있다.
신해철 '나에게 쓰는 편지'가 생각이 난다.
점점 빨리 변해가는 세상 속에서 나의 마음도 조급해지지만,
우리가 찾는 소중한 것들은 변하지 않고 가까운 곳에서 우리를 기다리고 있을 뿐이라는 가사처럼,
산책을 하며 잠시 숨을 고를 수 있는 마음을 갖자.
도화지에 물감이 담긴 물방울을 떨어트려 자연스럽게 퍼지는 효과로 그려지는 이고은 작가에 수채화가,
일상 속에서 교감되는 노래들은 결코 산책만 해서 느낄 수 있는 것은 아니다.
관찰이 뛰어나고, 기다릴 줄 알며 그 안에서 위로를 받을 수 있는 그 내면이 닮아가고 싶어진다.
산책을 하며 위로받고 일상에서 에너지를 얻고 싶은 분들에게 추천하는 책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