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기업 때려치우고 웹소설 - 종이책만 읽던 뉴비의 웹소설 탐험기
Guybrush 지음 / 카멜북스 / 2022년 4월
평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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좋았던 점

40살, 웹소설에 도전하는 분투기를 통해 또 다른 세상을 만날 수 있다.

1회분 5,000자를 작성하며 100원이 큰돈이 된다는 사실에 놀라고 현실에 두 번 놀라는 작가를 보게 된다.

종이책과 웹소설은 쓰는 방식과 여러가지 다르다는 사실을 알게 된다.

돈이 있는 곳에 사람들이 모이고 사람들이 모이는 곳에는 하늘 위에 하늘이 존재한다는 사실을 깨닫게 된다.

작가는 알바보다 못한 현실을 느끼면서도 포기하지 않고 도전하는 모습이 치열하면서도 멋있다.

웹소설 세상은 '적자생존','양육강식'이다.

작년 9월부터 웹소설에 빠져 살고 있다.

웹툰을 보다가 주인공이 고난을 받을 때 끝나면 일주일을 기다리는 게 고역이었기 때문이다.

100원이면 볼 수 있고 은근 성장과 사이다 쾌감을 느낄 수 있어 잠깐 시간이 날 때마다 즐기고 있다.

문득 웹소설을 읽다가 나도 쓸 수 있지 않을까? 웹소설가는 돈 많이 번다고 하던데!라고 생각하기도 했는데,

착각이다. 아니 망상이었으면 하는 부끄러움이 몰려왔다.

대기업을 잘 다니던 작가는 웹소설로 이직하고 성공의 길을 걸을 줄 알았는데,

조회수에 웃고, 100원에 우는 모습에 여기도 세상 사는 곳은 다 똑같구나 하는 생각이 든다.

웹소설 쓰는 작가 관점을 미리 경험해 볼 수 있는 부분이 가장 꿀잼이다.

인상깊은구절

일반 문학에서는 의미를 얼마나 잘 숨기느냐가 작품의 깊이와 작품성을 판단하는 중요한 기준이 된다. 그러나 웹소설에서 중요한 것은 얼마나 잘 드러내느냐다. p284

이때 주인공이 보상으로 어떤 아이템을 얻었는지 보여주고, 효과도 확인하면서 주인공이 "대박!"을 외치며 크게 기뻐하는 모습으로 끝내는 것이 나을까? 아니면 중간 보스의 시체에서 환한 빛이 새어 나오고, 주인공이 복잡 미묘한 표정을 지으며 "이것은?"이라는 대사를 뱉으며 끝내는 게 나을까? p246

웹소설은 일일 연재고, 매일매일 일부러 찾아와 읽는 독자의 감정을 배려해야 한다. 주인공에게 아무런 고통도 주지 말라는 말이 아니다. 독자의 감정을 배려하며 세심하게 이야기를 배치하라는 뜻이다. p210

"작가님도 그렇게 살고 싶은 내용으로 써야 합니다." 내가 살고 싶은 인생, 내가 되고 싶은 선수, 내가 보내고 싶은 커리어 p85

웹소설의 법칙 두 가지를 깨달았다. 하나. 주인공이 중요하다. 둘. 주인공이 많이 가질수록 좋다. 아니, 그냥 몽땅 가져라. p62

본격적인 이야기에 앞서 몇 가지 당부드릴 말씀이 있다. 우선 이 책은 웹소설 작법서가 아니다. 내가 어떤 과정을 거쳐 진짜 웹소설을 쓰게 되었는지, 그 과정에 대한 이야기다. 지난 4년간, 마흔이라는 늦은 나이에 웹소설 작가로 발돋움하기 위해 겪었던 과정을 최대한 세세하게 기록했다. 그것은 내가 지난 40년간 견고하게 쌓아 왔던 하나의 세계를 부수고, 새로운 세계를 발견하고 만들어 나가는 과정이었다. p11

총평

"내가 신나서 쓰는 글이 아니어야 한다. 독자가 좋아하는 글을 써야 한다."

이유는 바로 일단 살아남아야 연재가 가능하기 때문이다.

세상에는 공짜가 없다는 생각이 든다.

자아독취는 독이고, 허세는 미련하다.

웹소설에서도 다양한 공식이 있고 치트키가 존재한다.

환생/회귀/빙인 이중 내가 좋아하는 것은 바로 '회귀'이다.

뒤를 먼저 예측할 수 있는 클리셰도 한몫한다.

100원이라도 독자들은 결코 허투루 쓰지 않는다.

드라마처럼 마지막에 궁금중과 기대심을 자극하면서 끝을 맺어야 한다.

회귀했는데 초반에 장애물 없이 성장해야 하는데 큰 장애물이 나타나면 독자들이 떠난다 등

웹소설 작가는 댓글에도 흔들리고 멘탈이 나가기도 하는 상황을 참 잘 묘사하고 있어 내가 고통스럽기도 하다.

그만큼 웹소설을 가볍게 접근하는 사람에게 '경고'를 준다고 해야 할까!

결코 블루오션이 아니다.

읽는 내내 작가님을 응원하게 되는 그런 책이다.

종이책과 다른 웹소설,

영화 2시간짜리 한편을 15분씩 나눠서 올린다면 단순해지고 간결해 질 수 밖에 없다.

웹소설도 바로 그렇다. 1화씩 연재하는데 5,000안에 기승전결이 들어가 있어야 하고,

주인공이 성장하면서 사이다를 날려야 한다. 지금은 독자들 수준이 올라가서 감동까지 선사해야 하는

어렵고 지옥 같은 세상일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든다.

대기업을 때려치우고 웹소설을 하는 작가님이 문득 자기 자신이 좋아하는 일을 모험하는 멋진 분이라는 사실도 알게 해준다. 국문학과를 나온 분이시니 역시 글을 좋아할 수밖에 없는 것일까?

그럼에도 좋아하는 일이 살아가기 위해 하는 일이 되면 결코 즐겁지만은 않다는 사실을 느끼게 해준다.

작가님은 문피아에서 홍보도 해주고 순위 안에도 들어가는 작가임에도 현실은 짜다.

노력이 꼭 성공으로 인도해 주지는 않지만, 매일 글을 쓴다는 것조차도 쉽지 않은데 독자들까지 사로잡아야 하는 웹소설 작가는 쉽지 않은 일이라는 생각이 든다.

100화까지 가지 못하는 웹소설 작가도 많고, 유료화로 전환하는 작가도 많지 않다.

200화 이상 끌고 간다면 5개월에서~1년이라는 세월을 독자들과 함께 가는 시간이기에 결코 가볍게만 볼 수 없는 현실이다.

'아무 일도 일어나지 않는 하루'를 가장 좋아하는 작가님을 응원하게 된다.

주인공과 함께 성장하시기를, 주인공처럼 주변 사람들을 챙기고 세상 모든 것을 공유할 수 있는 그런 분이 되기를,

사이다 날려주기를 바라게 된다.

간접적으로 웹소설 작가가 되어본 경험이 재미가 있었고, 지금 하고 있는 일에 감사해야겠다는 생각도 하게 된다.

책이 나에게 하는 질문

대기업을 때러치우고 웹소설에 도전하는 작가님!

참 신기하다.

들어가기가 참 힘든 일명 '대기업'에 다니다가

자신이 하고 싶은 일을 도전하는 사람들을 보면 대단하다는 생각이 든다.

한편으로는 무모하다는 생각도 들지만 할 수 있다는 자신감과 함께 돈보다는 나의 즐거움을 가치 삼아 세월을 맞이하는 것도 좋을 것 같다.

가끔 주변 지인들에게 욕도 먹겠지만,

어느 날 술 한잔하면서 그때 그만 두 길 잘했지?라고 말할 수 있는 작가가 되었으면 한다.

나 또한 그런 상황에서 모험을 선택했을 것 같다.

일단 살아남고 실패라는 경험을 축적하고 즐기다 보면 해뜰날이 다가올 것이라 믿는다.

지금 사는 세상에서 다른 이세계로 옮겨서 산다는 것이 알을 깨가는 그 과정보다 더욱 가치 있는 일이 것이다.


'카멜북스'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서 읽고 작성했습니다.

평소 관심 있는 분야의 도서만 신청하여 서평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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