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패가 많았을까? 성공이 많았을까? 실패가 아니라 경험이 많았을까?
≪내가 좋아하는 동사들≫를 읽으면서 사색한 내용 중 하나를 말하자면,
'담대하게' 동사에서 '회귀'라는 단어가 문득 떠올랐다. 인생을 리셋해서 다시 시작한다면?
쉽게 말해서 회귀를 하는 주인공이 생각났다.
웹 소설이든 드라마든 웹툰에서 나오는 축복 받은 그들이 내 머릿속을 거미줄 실타래처럼 계속 뿜어져 나왔다.
어떤 인연으로 회귀를 하는 주인공들은 예전 삶에서도 치열하게 살았다.
과거 시점으로 돌아왔고 굵직한 미래를 아는 그들의 삶을 보면 '사이다'처럼 통쾌하기도 하지만
회귀하고 난 후 더 분투하면서 산다.
능력치가 두세배 이상 되었음에도 안주하지 않고 더더더 노오오력을 하면서 산다. 무엇이 문제일까?
가끔은 누리면서 살아도 되지 않을까? 화를 내지 않아도 되지 않았을까.
끝에 무엇이 있는 것을 알기에 멈추지 않는 설국열차에 탄 것처럼 산다.
장기하 노래 제목처럼 '가만있으면 되는데 자꾸만 뭘 그렇게 할라 그래'처럼 문득 다가오는 삶의 즐거운 과정들은 받아들이지 못하고 있는 건 아닌지 고민하게 했다.
삶이란 동사처럼 운동하고, 노래하고, 돕고, 배우고, 집중하고, 친절하고, 사랑하고, 오해하고, 감사하면서 살 때 진정 행복함을 느끼는 것은 아닌지 시간을 가지고 들여다봤다.
여유를 가지고 사는 삶도 좋은 인생 중 하나라고 말할 수 있겠지만,
어떤 한 가지에 목숨을 걸 정도로 노력해 본 적이 있었나, 그만큼 죽을 만큼 힘을 다 써본 적이 있었나!
한계까지 경험하고 초월한 적이 있었는지 반성하게 되는 시간도 가지게 한다.
내 삶은 몇 개의 동사로 이뤄져 있을까?!
열심히 살아야 추억도 소중함도 내 곁에 머무는 것이 아닐까.
삶은 살아지는 것이 아니라 살아내는 것이니까.
동사로 내 인생의 결을 채워 가야겠다는 수많은 생각과 더불어 읽는 내내 작가에 물음에 응답했다.
틈만 나면 읽고 쓰는 행위를 반복하는 것도 감사한 일이고,
일이 되었다고 해서 즐거움이 사라지지 않는다는 사실만으로도 '동사'의 의미를 조금이라도 알 것 같다.
말을 할 때도 명사보다는 동사처럼 말하고, 명사는 반드시 동사로 만들어야겠다.
명사는 간적접으로 만나지만, 동사로 바꾸면 직접적인 경험이 된다.
동사가 바로 기적의 축적이 아닐까.
역동적인 동사로 삶을 맞이하고 풀어 나가야겠다는 사색을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