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립현대미술관에 가서 이건희 컬렉션을 보면 책과 다르게 그림의 크기에 압도 당하거나,
이중섭 화가에 소는 그림 크기가 생각보다 작다는 생각들을 할 수 있지만 책보다 많은 내용을 품고 있지는 않다.
시각적으로 직접 대면해서 보는 소름도 물론 중요하지만 책에서 큐레이터가 말해주는 양질의 공부를 한 후 이건희 컬렉션을 구경한다면 금상첨화이지 않을까. 물론 책으로도 충분히 현장감이 느껴진다.
서양 화가 8명, 한국 화가 8명을 명화 30점을 책에 담았다.
서양화가가 주는 놀라움도 있지만 우리나라 화가가 주는 익숙함과 변화가 더욱 나를 집중하게 했다.
일본에서 유학한 초대 화가들이 많다는 사실에 놀라기도 했다.
화가의 성장하는 모습과 화풍이 자리 잡는 모습, 시대적 환경을 반영하는 시크릿 등
아는 만큼 즐거움이 배가 되는 사실을 몸소 느낄 수 있는 ≪이건희 컬렉션 TOP 30 명화편≫이다.
그림마다 사연이 있다. 화가는 가난했지만 그림은 과대하게 행복한 그림만 그리는 것도 바로 그의 이상향이 아니었을까, 누구에게나 처음이 있듯이 우리가 유명한 작품을 볼 때 그 화가의 초기 작품을 보면 후기 때 작품에 화풍이 조금씩 보인다. 즉 우리는 갑자기 스타가 되거나 유명인이 되는 것이 아니라 부단히 자신만의 시간을 갖고, 가지고 있는 지식을 조합하고 분해하는 과정을 통해 성장한다는 사실을 느낄 수 있다. 고갱 화가도 초기작과 후기작을 비교해 보면 부단히 노력하고 집중했다는 사실을 볼 수 있다.
고갱 화가의 무기는 무엇이었을까? 그건 바로 관찰과 기록이었다.
시간을 노력을 벗 삼아 같은 사물을 여러 각도로 보고 관찰하고 통찰하면서도 핵심만 남기고 버리는 그의 사고가 그림으로 만나볼 수 있다니 행복할 수밖에.... 보는 것을 넘어 읽는 미술 세계로 초대하는 저자, 보이는 것과 동시에 보이지 않는 이면을 소개하는 저자에게 감사하다.
책을 통해 접하고, 유튜브나 네이버 등 이건희 컬렉션을 검색해서 영상으로 보면 그림의 크기와 질감 등 다른 느낌도 받을 수 있으니 꼭 검색해 보셨으면 한다.
서양화가도 동양화가에서 배우고,
우리나라 화가도 유학을 가서 서양화가 기법을 배우고 깨달음을 얻고 자신만의 화풍을 만들어 낸다.
각자가 가지고 있는 먹, 물감, 종이, 나무 등을 활용하는 그들은 화가가 되지 않았더라도 한 획을 긋는 인물이 되지 않았을까.
이건희 컬렉션 TOP 30은 화가를 더 알게 하고, 그림을 더 집중하게 하며, 스토리로 작품의 매력을 한층 더 끌어올려준다. 굵은 선, 가늘 선, 진한 묵과 연한 묵 등 그림 속에 숨겨진 시크릿 코드를 찾아보는 즐거움을 느껴보시기를 추천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