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 번의 죽음이 내게 알려준 것들 - 호스피스 의사가 전하는 삶과 죽음에 관한 이야기
김여환 지음 / 포레스트북스 / 2021년 12월
평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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좋았던 점

삶과 죽음에 관한 '호스피스'에서 일어난 이야기!

보고, 듣고, 느끼면서' 삶 속에 죽음이 있고 죽음을 인정해야 비로소 삶이 보인다'는 사실을 깨닫게 해준다.

호스피스 하면 죽기 전에 가는 곳이라 생각했는데, 이미 의료적으로 심각한 상황이라면 호스피스로 오지 못한다는 사실 알고 있었나요?

남은 기간 동안 삶을 정리하고 행복할 수 있는 사람만이 갈 수 있는 곳이며,

진통제(마약) 마저 소용없는 분은 받지 않는 사실에 '호스피스' 최후의 있는 사람이라면 누구나 갈 수 있는 곳인지 알았던 나의 편견이 깨졌다. 즉 죽음까지 조금은 여유가 있는 분이어야 한다.

'호스피스' 의사가 겪는 고통과 행복을 간접적으로 느껴 볼 수 있어 행복하다.

의사 가족도 가끔 반대하는 '호스피스' 병동은 모든 스토리가 압축되어 폭발하는 곳 한가운데 서 있는 것과 같은 느낌이 든다. 드라마같이 유언을 말하면서 죽는 어여쁜 죽음은 드라마일 뿐이지만 죽음으로 가는 과정을 행복하게 만들 수는 있다고 말하는 저자가 감사하다.

≪혼자 가야 해≫ 조원희 작가 책과 <임종실 생활 안내문>을 통해 임종실로 걸어가는 과정 속에서 위로를 받는다.

갑작스럽게 죽음 앞에서 웰다잉을 기대할 수 없기에 무엇보다 삶 속에서 죽음을 인지하고 준비해야 하겠다.

'호스피스' 안에서도 유언을 하고 사전 의료 지시서를 쓰는 것들이 참 어렵다고 하니 생각났을 때 틈틈이 죽음을 계획해야겠다.

인상깊은구절

내일을 포기하면 뜨거운 오늘이 있다. 나중에 행복한 것보다 더 중요한 것은 지금 이 순간 행복한 게 아닐까? 오늘을 즐기는 사람이라야 마지막이 다가왔을 때 얼마 남지 않은 삶도 즐길 수 있다. 이 순간에 감사하는 것, 그것이 진짜 행복이다. p187

우리는 죽음과 싸워서 이길 수 없다. 죽음과의 싸움을 통해 우리가 깨닫게 되는 것은 어쩔 수 없이 내가 패배하리라는 절망스러운 예감뿐이다. 싸우는 동안에는 지치고 상처투성이가 되지만, 싸움을 멈추면 삶이 보인다. 그때 비로소 우리는 최선을 다해 하루하루를 살아갈 수 있다. p144

나치 강제 수용소에서 살아남은 정신과 의사 프랭크 박사는 ≪죽음의 수용소에서≫라는 책에서 어떤 경우라도 삶의 의미를 잃지 말라고 당부한다. 호스피스가 하는 일도 삶의 의미를 찾아주는 일이다. p119

마지막이라는 부정적인 의미 때문인지 우리는 석양의 황금빛 대신 어두운 검정색을 떠올린다. 무채색으로 뒤덮인 '인생의 석양'에 본래 색깔을 찾아주는 일, 나는 '컬러풀 호스피스'를 하고 싶다. p115

삶을 배우듯이, 죽음과 죽어감도 배워야 한다. p57

임종의 단계부터 임종에 이르는 시간까지는 사람마다 다르다. 하지만 대부분 임종에 들어가기 며칠 전부터 먹고 마시고 싶은 생각이 없어지고 잠자는 시간이 길어진다. p54

'통증에 몸부림치던 암 환자가 호스피스에 와서 통증을 조절하고 삶을 잘 정리한 뒤 편안하게 죽었다'라는 이야기에서 사람들은 '죽었다'는 말만 기억한다. 하지만 우리가 진정 기억해야 하는 것은 죽기 직전까지 그가 어떻게 살았고 얼마나 행복했는지가 아닐까. p49

총평

메멘토 모리('죽음을 기억하라')

≪천 번의 죽음이 내게 알려준 것들≫ 읽으면서 몸에서 소름이 여러 번 돋았다.

끝이 좋은 사람은 얼마나 될까! 착하게 살았는데, 하고 싶은 것이 많은데 왜 나를 죽음으로 몰아가는 걸까.

부정 - 분노 - 타협 - 우울 - 수용 퀴블러로스 5단계 과정을 거치면 죽음을 맞이하는 호스피스 사람들의 사연이 나를 울게 하기도 하고 죽음은 같지만 마지막 가는 길은 확연히 다른 사람들을 보며 반성하게 된다.

삶에 대해 즉 미래에 대해서는 고민하고 고민하고 고민하지만,

왜 죽음에 대해서는 공부하지 않고 죽음을 남일이라고만 생각하는지,

김여환 저자를 통해 부정적인 인식을 깨고 삶 속에 죽음이 함께 있다는 것을 인지하게 되었다.

읽으면서 가족이 생각나서 안부전화도 했다.

성인이 되고 결혼하면서 같은 지역에 있지만 찾아뵙기가 더 어려워졌다. 나 살기 바쁘다는 핑계로..

살아 계실 때 좀 더 잘해 드리고 좋아하시는 음식, 여행 등 많이 해야겠다.

그리고 그때 그런 말로 상처 주지 말걸 후회하기보단 이쁜 말을 많이 해야겠다.

책을 읽으면서 '호스피스'에 대한 부정적 시각과 편견이 깨진 부분이 가장 크다.

호스피스 응급처치는 '아름다운 마무리'가 아니라 '통증'을 억제해 주고 그로 인해 아름다운 마무리를 할 수 있도록 돕는 곳이라는 사실에 차갑게 느껴지던 장소가 따뜻해졌다.

갑작스러운 죽음은 사랑하는 가족과 지인들을 힘들게 한다.

우리는 메멘토 모리 즉 죽음을 기억하며 삶을 계획해야 한다.

죽음이 확정되었다고 나의 삶이 끝난 것이 아니다.

마지막까지 '통증'을 조절하며 웃으며 가는 길은 많지만 부정적인 생각으로 아름다운 마무리를 하지 못하는 분들도 많다는 사실이 안타깝기도 하다.

책에 담겨 있는 김여환저자에 이별을 수용하고 아름답게 주변을 정리하고 가족과 마지막 여행을 떠날 수 있는 지금 이 순간을 행복하게 사는 것이 아닐까!

천 번의 이별을 선고하며 아름다운 이별을 준비해 주는 의사,

해맑은 사진 공모전을 위해 사진을 찍으면 영정사진 찍느냐고 거부하던 이용자들,

그 해맑게 웃던 이용자들은 모두 이 세상에 없지만 김여환 의사가 있기에 내일이 없던 사람들이,

오늘은 충분히 만끽할 수 있는 사람이 된다는 사실이 참으로 행복하다.

책이 나에게 하는 질문

있을 때 잘할걸?!

우리의 삶은 무한하지 않고 유한하다.

죽음이라는 끝맺음에 시각을 집중하는 것이 아닌,

죽기 전까지 행복하게 살아가는 그 과정의 의미를 두는 것이다.

종착역이 아닌 중간중간 들리는 '간이역'에서 행복을 찾듯 우린 잊고 나서 후회하지 말고,

내 옆에 있을 때 잘하고, 내가 건강할 때 나 자신을 더 애정 해주어야겠다.

결과도 중요하지만, 가는 과정이 더 중요하다.

어떤 상황이 발생했을 때 부정적이고 힘들어 하긴 보다,

긍정적으로 마무리하고 수용하는 기회마저 놓쳐버리면 안 된다는 생각이 든다.

있을 때 잘할걸!처럼 지금 여기를 즐겨야겠다.


'포레스트북스' 출판사로부터 도서 협찬을 받았지만, 본인의 주관적인 견해에 의하여 작성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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