살아가면서 한 번쯤은 읽어보아야 할 책으로 '시경'을 꼽는다.
인간의 기쁨과 노여움, 슬픔과 즐거움이라는 감정을 시로 표현하였고,
그때 시대적 배경과 함께 읽으면 살아 숨 쉬는 은유를 느껴볼 수 있다는 사실에 감사하다.
완역본이라 쓰여 있는 문장이 왠지 신뢰성과 설렘을 더 배가 시키는데
책장을 넘겨보고 깜짝 놀라고 만다.
그 이유는 바로, 해설이 없다.
즉 저자가 우리말로 변역하면서 자신의 생각이 나 각주로 이해를 도와주지 않는다.
저자는 있는 그대로 읽어보기를 원해 해설을 쓰지 않았다고 밝히고 있다.
아는 만큼 이해될 수밖에 없는 책이 되었지만
있는 그대로 시를 집중하고 보고 있으면
이해가 안 되는 내용은 아쉬움이 더 남기도 하고,
마음에 와닿는 시를 읽으면 더욱 반갑고 소름이 돋기도 한다.
특이한 점은 있는 그대로 읽다 보니 내가 '어떤 감정'에 대한 시편에서 반응을 보이는지 알게 되었는데
'인정'받지 못하고 기다리는 애달픔 심정에 대한 시편을 만나면 왠지 더 조급함이 오면서도 힘을 얻기도 했다.
지금 현재 '시'도 참 좋지만 그때 그 시절의 중국을 대표하는 '시경'은
사람 사는 곳은 그때나 지금이나 다 똑같다는 생각이 들게 한다.
3천 편 정도 되는 시를 공자가 305편으로 추려 '시경'을 만들었고,
저자는 해설이나 각주를 달지 않고 있는 그대로의 '날것'을 경험하게 하여
이해가 되지 못하는 부분에 대해 알고 싶어지게끔 하는 마법을 만들어내기도 한다.
이것이 저자가 원하는 방향 중 하나라는 생각도 든다.
사는 곳과 힘든 부분은 그때나 지금이나 같으니 현재에 감사하고 배우고 즐기라는 은유가 내포되어 있는 것이 아닌지 사색하게 한다.
≪인생에 한 번은 읽어야 할 시경≫을 읽고 있노라면,
너무 자신을 자책하지 말고 지금 여기서 행복하게 살자는 말이다.
시공간을 넘어 사람이 살아가는 이야기나 장소가 비슷하고 인간관계에 힘들어하며 한이 서려있거나 부모 및 자식을 생각하는 마음은 어디에서나 존재한다는 것,
시경은 그 시절 백성들이 말이나 읊조리는 노래들을 모아 그 속에 있는 은유나 가르침을 주고자 했던 내용인지라 어떤 뜻을 담고 있는지 생각하며 읽으면 즐거움이 배가 되고 교훈을 선사하는 고마운 책이라 할 수 있겠다.
저자가 선물해 주는 "생각 더하기"를 경험해 보시기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