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가 없으면 인생도 사막이다 - 풀꽃 시인 나태주의 다정한 연서
나태주 지음 / 열림원 / 2021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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좋았던 점

사막여행도 나태주 시인의 선택이었다.

인생은 B(irth)와 D(eath) 사이에 C(hoice)이다.

길은 수많이 많고 우리의 인생은 탄생과 죽음 사이에서 선택의 연속이므로,

그 선택을 신뢰하고 이미 지나간 일을 되돌리기 위해 애쓰지 말자.

애쓰는 그 시간에 내게 있던 것들이 내게 빠져나가는 것을 더 두려워하자.

나에게만 초점을 맞추면 결코 나를 바라볼 수 없다.

사막을 선택에서 떠났지만 그곳에서 꼭 무언가를 얻어 오지 않아도 좋다.

그냥 즐거우면 되는 거 아닐까.

선택을 했으면 즐겁게 누리고 공유하자.

망설이지 말자. 계속 가다 보면 아니었던 길에서 다른 길을 발견하기도 한다.

선택의 연속을 멈추지 말자. 계속 도전하자.

인상깊은구절

우리는 오래전부터 서로 그리워하고 소망했기에 여기 이렇게 한자리에서 만나게 된 별들이다. 그러니 너와 나는 기적의 별들이 아닐 수 없다. p147

명사산 추억

헛소리하지 말아라 누가 뭐래도 인생은 허무한 것이다 먼지 날리는 이 모래도 한때는 바위였고 새하얀 조그만 뼛조각 하나도 한때는 용사의 어깨였으며 미인의 얼굴이었다 / 두 번 말하지 말하라 아무리 우겨도 인생은 고해 그것이다 즐거운 생각 아예 하지 말고 좋은 일 너무 많이 꿈꾸지 말아라 해 으스름 녘 모래 능선을 타고 넘어가는 어미 낙타의 서러운 울음소리를 들어보아라 / 하지만 어디선가 또다시 바람이 인다 높은 가지 나무에 모래바람 소리가 간다 가슴이 따라서 두근거려진다. p141

저 너머 흰 구름 꽃으로 피어나는 곳 꽃 보러 갑시다 미소 보러 갑시다 / 아닙니다 우리가 꽃이 되러 갑시다 미소 되러 갑시다 어서 같이 갑시다. p128~129

흰 구름 보면서 만난 적 결코 없는 헤르만 헤세를 그리워한다 라이너 마리아 릴케, 괴테, 아이헨도르프, 더러는 한스 카로사 젊은 시절 내 이웃이요 친구였던 이름들 마음의 스승이었던 시인들 이름을 외운다 그들이 내 안에 들어와 오랫동안 나와 함께 소금사막을 견뎠음을 이제야 깨닫는다 만날 날이 멀지 않다. p107

총평

좋아하는 나태주 시인

사막 여행기를 담은 ≪네가 없으면 인생도 사막이다≫를 접하니 나를 바라봐 주는 사람이 있음에 감사하게 된다.

1부. 버리고 싶어서 그곳에 갔다.

2부. 울지 마라, 묻지 마라, 오늘도 혼자 건너라.

3부. 만날 날이 멀지 않다.

4부. 너는 빛나는 모래 한 알

1~4부까지는 시편들이 있으며 5부부터는 여행에서 느낀 점이 담아져 있다.

시집은 가볍지만 은유가 나를 즐겁게 한다.

시집 안에 있는 내용은 사막을 만나지 않았다면 시집으로 나오지 못했을 것이다.

사막에 있는 신기루가 아닌 삶의 현실 속에서 스스로를 되돌아보며 자신의 이상향을 찾아 그 운명을 시험해 보는 나태주 시인의 영혼이 느껴지는 책이다.

여행에는 목적이 있다.

나태주 시인은 지루하게 반복되는 일상에서 소중함을 발견하고 무엇보다도 자아 성찰을 통한 자기발전을 하기 위해 여행을 떠난다고 한다.

떠난다는 자체가 변화이고 돌아옴도 변화이고 그 이후에도 변화라는 문장이 나를 움직이게 한다.

"멀리 있는 네가 나는 참 좋아"라는 말이 소유가 아닌 가끔은 떨어져 있어야 그 소중함을 알게 된다는 뜻으로 풀꽃과 다른 시점 같다. 오래 보아야 사랑스러운 것이 아닌 가끔은 거리를 두자. 가깝지 않기에 상처도 안 받을 수 있고 아름다운 모습 상상하는 모습 그대로 남아 있을 수 있다는 거다.

사막여행을 가면서 느끼는 점을 시로 표현하는 나태주 시인

낙타를 여러 시간의 속성을 겹겹이 꺼내어 이야기한다.

사막에는 길이 없다. 내가 가는 길이 곧 길이기도 하고, 수많은 길들이 많아 잠깐 한눈팔면 길을 잃어버리기도 한다.

감사하기 위해서는 고통을 알아야 하고 고통을 알아야 행복해지는 일이기도 하다.

사막에도 풀이 있고, 계곡이 있으며, 산골짜기가 있다.

그 속에 고군분투하며 살아가는 동물과 곤충들도 있고 바위가 부서져 모래알이 되고 모래바람이 되어가는 과정들을 눈과 귀 그리고 마음으로 느끼며 자신을 바라보는 시간을 갖는다.

죽음을 살아보면서 비로소 살아 있는 것처럼

사막을 꿈꾸며 가보았더니 내가 살고 있던 그곳이 사막이었고 그 사막이 멀리 있지 않음을 느끼며 나태주 시인과 함께 사막을 느끼고, 돈황의 막고굴과 백양나무를 느껴보시기를 희망한다.

책이 나에게 하는 질문

나태주 시인의 시편을 읽다가 문득 피천득 시인의 시편이 생각났다.

피천득 <장수>

"기계와 같이 하루하루를 살아온 사람은 팔순을 살았다 하더라도 단명한 사람"

사막이 보고 싶어 동료를 모으고 무작정 떠나는 나태주 시인을 바라보며,

매일 반복되는 삶이 아닌 변화를 위한 여행을 떠나야 한다는 사실을 깨닫는다.

새로움이 없으면 인생도 사막이다.


'열림원' 출판사로부터 도서 협찬을 받았지만, 본인의 주관적인 견해에 의하여 작성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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