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술관에 간 해부학자 - 명화로 읽는 인체의 서사 미술관에 간 지식인
이재호 지음 / 어바웃어북 / 2021년 7월
평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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좋았던 점

작품들마다 숨어 있는 코드 덕분에 웃음 짓게 합니다.

어떤 그림에는 '심장'이 있고, 다른 작품에는 '폐'가 숨겨져 있습니다.

많이 보았던 작품이었는데 전혀 모르고 있었던 부분이라 닭살이 돋았습니다.

화가들은 끊임없이 인체를 탐구하고 기록했다는 사실을 알게 됩니다.

역사적 해부를 하면 안 되던 시절에 몰래 시신을 구해 역겨운 냄새를 참아가며 노력했던 예술가들을

바라보면 나 자신을 내가 행하는 일에 얼마나 노력과 인내를 하고 있는지 되돌아보는 시간을 갖게 됩니다.

해골을 보면 무섭다는 생각만 했는데,

'메멘토 모리'(죽음을 기억하라)처럼 우리는 언제 이 세상에서 떠날 수 있음을 깨닫게 됩니다.

우리의 삶은 죽음이 늘 맴돌고 있으며 살아서 숨을 쉬고 있는 '기적'을 매 순간 실천하고 있습니다.

공기처럼 주변에 늘 있다고 해서 감사해 하지 않으면 안 됩니다.

작품 속에 꽃, 해골 등을 보게 된다면 '메멘토 모리'가 저절로 생각하게 될 것입니다.

우리의 삶은 무한하지 않습니다. '유한'합니다.

명화와 해부학을 함께 사색하게 만드는 저자에게 하트를 날립니다.


인상깊은구절

현대인의 목뼈가 감당해야 할 무게 : 목뼈가 받치는 머리 무게는 약 5kg인데요. 이 무게는 우리가 고개를 똑바로 들고 있을 때에만 해당합니다. 고개를 앞으로 30도 정도 숙이면, 목뼈에 실리는 무게는 약 20kg으로 늘어납니다. 오랫동안 스마트폰을 보면, 목뒤가 뻣뻣해집니다. 장시간 목뼈에 무거운 무게가 가해지면 c자 형태인 목뼈가 일자로 변형됩니다. 이를 '일자목 증후군'또는'거북목증후군'이라고 부릅니다. p328

우리가 매일 마주치는 사소한 행복을 돌으로 치부할 것인지, 진주로 닦아낼 것인지는 마음에 달렸습니다. 일상을 명화로 탄생시킨 베르메르처럼, 우리도 일상에서 소소한 행복을 찾아보도록 합시다. p293

무슨 일을 하든 한쪽으로 치우지지 않고 균형을 유지하는 게 중요합니다. 프랑스 최고의 작가 투르니에 ≪뒷모습≫이라는 제목의 책에서 "세상의 진실은 거짓으로 꾸밀 수 있는 앞모습이 아니라 뒤쪽에 있다." 말했습니다. 지금부터 앞모습만이 아닌 뒷모습도 아름다운 사람이 될 수 있도록 노력해야 하겠습니다. p265

어떤 존재도 따가운 시선을 받아야 할 이유는 없으니까요. p253

고야는 말년에 마드리드 교외의 농가를 사서 작업실로 꾸미고, 세상과 단절한 채 인생 마지막 역작을 그렸습니다. 집안 벽면을 검게 칠하고 그 위에 14점의 그림을 그렸는데요. 이 작품들은 검은색 바탕에 기괴할 정도로 일그러진 사람들의 형상과 우울한 주제 의식 때문에 '검은 그림'이라고 불립니다. p181

일반적으로 좌뇌는 추상적인 언어나 사고, 수학적 계산, 추리 능력을 담당하고, 우뇌는 전체를 보는 통찰과 협업, 예술적 직관을 담당한다고 알려졌습니다. p177

허파를 이야기할 때 빼놓을 수 없는 질병이 '결핵'이다. 결핵은 결핵균에 의해 감염되는 질환으로, 결핵균이 허파를 침범하면 폐결핵으로 발전한다. 허파가 망가지면 어깨가 축 처지기도 하며, 기침을 많이 하여 갈비뼈가 골절되기도 한다. p115

님프의 재능이 잘 알려지지 않은 것은, 림프가 온몸을 순환하며 몸속 침입자와 맞서 싸우고 있지만 우리는 그 역할을 모르는 것과 같습니다. 필자는 님프가 미모보다 재능으로 알려지길 바랍니다. p089

"이 세상 온갖 생명체들을 논할 때 나는 결코 어느 것이 하등하거나 고등하다고 쓰지 않겠다." 다윈이 일기에 기록한 다짐입니다. p075

이 세상에 가장 확실한 한 가지 진리가 있다면 그것은 인간을 포함한 세상 모든 존재는 죽는다는 것입니다. 17세기 화가들은 값비싼 몰건들 사이에 해골을 놓아둠으로써 필멸의 삶을 표현했습니다. 현대 화가 바스키아를 설명하는 대표 키워드는 '죽음'입니다. 바스키아가 거친 붓 터치로 그린 해골은 죽음이 늘 우리 곁을 맴돌고 있다는 사실을 상기시킵니다. p048

다 빈치는 예술과 해부학 두 분야에서 큰 성과를 이루었습니다. 그런데 다 빈치가 해부학에서 이룬 성과들을 '천재'이기에 가능했다고 설명하면 그가 쏟은 열정과 노력이 너무 많이 가려집니다. 다 빈치가 누구보다 뛰어난 관찰력과 섬세한 회화 실력을 지녔음은 틀림없습니다. 하지만 이런 재능만으로 근육과 골격을 이토록 정확하게 파악해낼 수 없습니다. 시체 썩는 냄새를 참는 인내심과 한 구의 시체를 일주일 이상 들여다보는 끈기는 인체의 구조와 기능을 알아내기 위해 다 빈치가 부단히 노력했음을 알려줍니다. p047

세 사람은 하나님과 천사의 모습을 뇌 단면이라 볼 수 있는 근거로 신경, 실핏줄, 혈관을 형상화하기 위해 미켈란젤로가 분홍색과 녹색을 사용했다는 점을 피력했습니다. <아담과 창조>에 '인간의 뇌가'가 있다. p025


총평

나는 누구인가?

사람이란 어떤 동물이며 어떻게 움직이게 되는가?

서양에서부터 시작한 해부학은 인간의 생물학적으로 어떻게 움직이고 어떤 역할을 하고 있는지 상세하게 알려주는데 ≪미술관에 간 해부학자≫가 바로 그런 책입니다.

인체의 구조, 해부학을 알면 원인 모를 만성통증도 감소시킬 수 있는 힘을 발휘한다고 합니다.

다 빈치, 미켈란젤로 등 유명한 예술가들에 그림이나 조각상을 보면 관절, 핏줄, 균형 등 섬세하게 표현되고 있음을 조금만 집중해서 보면 누구나 알 수 있을 것입니다.

문득 지나쳐 볼 수 있었던 유명한 그림과 조각 속에는 많은 해부학이 담겨 있습니다.

저자가 아는 해부학 지식을 그림과 조각을 통해 설명해 주고 있습니다.

비너스 왼쪽 어깨가 내려간 이유는, 가슴이 정상보다 위에 그리게 된 이유는,

다른 그림책과 달리 몰랐던 사실을 해부학적으로 말하고 있어 새삼 놀라기도 하고 신기하기도 합니다.

새로운 시각을 ≪미술관에 간 해부학자≫를 통해 알 수 있게 되어 책에 대한 매력을 충분히 느낄 수 있습니다.

해부학으로 푸는 그림 속 미스터리

명화에서 찾은 인체 지도

인체에 이름으로 남은 이야기들

미술관에 걸린 작품 하나하나가 해부용 시신으로 보인다니 대단한 발견이 아닐까요.

말할 수 없는 비밀을 그림 속에 숨겨든 코드로 해소하는 예술가들 그것을 발견하는 해부학자나 독자들은 오늘부터 어제와 다른 시각으로 작품들을 바라보게 될 것입니다.

아는 만큼 보이고 아는 만큼 세상은 즐거워집니다.

저자는 자신이 알고 있는 해부학과 미술을 연결했습니다.

즉 각각의 점이 하나로 모여 선이 된 사실을 우리는 책으로 만났습니다.

우리의 일상적인 삶과 지식을 교차하는 지혜를 발휘해야 한다는 생각이 듭니다.

명화로 읽는 인체의 서사를 쓴 이재호 저자는 자신의 분야에서 노력하는 사람이며 기록하여 남기고 공유하면서 자신을 알리는 메신저입니다.

지식 → 연결 → 기록 → 공유 → 메신저

명화를 좋아하는 분들이라면 꼭 한번 읽어보셨으면 합니다.

다른 시각으로 명화를 바라볼 수 있다는 것 하나만으로도 충분히 행복을 전달해 주는 책입니다.

책이 나에게 하는 질문

'천재'라고 불렀던 그들은 노력파였다.

재능이 있는 사람은

재능만 믿고 적당하게 노력하고 멈추게 됩니다.

그래서 우리에게 기회가 옵니다.

재능이 없는 사람은

재능을 키우긴 보단 좋은 습관을 만들어야 합니다.

노력한다면 본래 타고난 재능보다 더 성장할 수 있는 제2의 천성을 만들 수 있게 됩니다.

재능이 있는 사람이 노력도 한다면,

그 사람의 모습을 보고 성장하십시오.

≪미술관에 간 해부학자≫ 나오는 예술가들은 재능보다 자신의 노력을 인정받고 싶어 할지도 모릅니다.

자신이 하고자 하는 일에 '몰입'하는 자세가 무엇보다 중요하다는 사실을 말입니다.

'재능'은 노력과 꾸준함으로 성장할 수 있다는 생각입니다. 원론적인 말일 수 있습니다.

진리는 단순합니다. 우리는 지구에 놀려 온 '여행자'입니다.

해부학자가 미술을 다른 시각으로 바라볼 수 있는 것처럼,

노력을 통해 우리도 세상을 좀 더 밀도 있게 즐길 수 있다고 봅니다.

남들과 비교하지 말고, 지금 그대로 일상에 노력하고 사신다면 언젠가 보답받는 날이 있을 것이라 생각이 듭니다. 뒤처진다고 자책하지 마세요.

'천재'도 노력이 재능보다 뛰어난 사실을 알고 실천했다는 사실을 기억하고,

해부학자처럼 실근육 하나하나 아는 '나'가 되도록 '꾸준히' 들여다보는 시간을 가져요.



*본 리뷰는 어바웃어북의 도서 지원을 받아 주관적으로 작성되었음을 밝힙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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