열두 개의 달 시화집 봄 열두 개의 달 시화집
윤동주 외 지음, 귀스타브 카유보트 외 그림 / 저녁달고양이 / 2021년 3월
평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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좋았던 점

좋은 시구절을 읽으면 마음에 설렘이 찾아온다.

"쿵쾅 쿵쾅" 심장이 즐겁다. 눈이 즐겁다.

"그림은 말 없는 시이고, 시는 말하는 그림이다." 문장에 홀릭 된다.

겸재 정선도 그림을 잘 그릴 뿐만 아니라 시도 잘 썼다고 하니 시를 좋아하는 사람은 그림도 조예가 생기고 그림을 좋아하는 사람은 시에 대한 조예가 생기는 건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들기도 했다.

좋은 시를 읽고, 봄을 알리는 그림을 바라보고 있으니 지금 여기가 바로 꽃이 핀 정원 같다.

책에서 봄 빛과 봄 향기가 나를 흐뭇하게 만든다.

특히 마음을 울렸던 시를 필사할 때 감동이고, 이틀 뒤에 다시 필사하니 내용과 의미가 더욱 전달되면서 마음과 머리를 울리게 한다. 시는 음미할 때, 그리고 필사할 때 다시 음미하면서 또 다른 이해와 즐거움을 선사한다. '시화집' 시리즈별로 모으고 싶다.


인상깊은구절

오늘 / 오늘은 십년보다 얼마나 더 귀한고 어제도 이별되고 내일도 모를 일이 그러나 오늘 하루만은 마음놓고 살려오 / 장정심

장미 / 장미가 곱다고 꺽어보니까 꽃포기마다 가시입니다 사랑이 좋다고 따라가 보니까 그 사랑속에는 눈물이 있어요 그러나 사람은 모든 사람은 가시 장미를 꺽지 못해서 그 눈물의 사랑을 얻지 못해서 섧다고 섧다고 부르는 군요 / 노자영

그대는 누구를 사랑한다 할 때 / 그대가 누구를 사랑한다 할 때 그대는 결국 그대를 사랑하는 겔세. 그대 넉의 그림자가 그리워 알들이 알들이 따라가는 겔세. 그대 넉이 허매지 안켓는가 헤매다 그 사람을 찾았다 하네 그 사람은 그대의 거울일세. 그대 넉을 비최는 분명한 거울일세....... / 김상용

장미 / 싸근하고 달사한 맛이 조으름을 불렀다. 장미까시는 망아지가 자라거던 발톱에 꽂어 줄 다갈인가보다. 따끔하고 씨라리기에 손구락 끝을 흙에 문즈르고나니 쌧카만 피가 송송 치밀었다. 입에 넣고 호ㅡ 호ㅡ불었으나 어머니 생각만 간절하고 아프기는 마찬가지였다. 하늘만 동그랬다. / 이병각

봄으로 가자 / 봄이라는 청춘에 노래를 싣고 인생의 언덕에서 맞이를 하자 하품나는 길에서 괴롭지 말고 가슴의 인생 꽃을 활짝 피우자 / 허민

새로운 길 / 나의 길은 언제나 새로운 길 오늘도.. 내일도... / 윤동주

사랑스런 추억 / 오늘 기차는 몇 번이나 무의미하게 지나가고, 오늘도 나는 누구를 기다려 정거장 가까운 언덕에서 서성서릴게다. ㅡ아아 젊음은 오래 거기 남아 있거라. / 윤동주

어머니의 웃음 / 날이 맛도록 온 데로 헤매노라 나른한 몸으로도 시들푼 맘으로도 어둔 부엌에, 밥짓는 어머니의 나보고 웃는 빙그레웃음! 내 어려 젖 먹을 때 무릎 위에다, 나를 고이 안고서 늙음조차 모르던 그 웃음을 아직도 보는가 하니 외로움의 조금이 사라지고, 거기서 가는 기쁨이 비로소 온다. / 이상화


총평

안 읽은 사람은 있어도 한 번만 읽은 사람은 없을 것 같다.

지금이라도 이렇게 좋은 시리즈 책을 발견해서 기쁜 마음이다.

봄을 선사하는 책이다.

100편의 시와 그림이 시간을 붙잡는다.

한편 시를 읽고 사색하고 그림으로 음미하다 보면 어느새 내 마음속에 봄이 한가득 피어나고 있다.

일주일 전에 읽었던 책이라 지금까지 3번 정독했다. 읽을 때마다 다시금 나를 반기는 문장들로 눈과 머리를 즐겁게 한다.

일단 봄은 있으니 여름, 가을, 겨울 책을 사서 소장코자 한다.

1월~12월도 있고 등등 시화집이 있으니 행복한 고민에 빠져 있기도 하다.

그림은 어렵고 접하기가 어려웠는데, 약 15년 전쯤 명화로 힐링하기 등이 유행하면서 그제야 그림에 대해 흥미를 갖게 되었고 현재까지 그림 관련 책들을 읽고 사색했다. 시화집은 그림에 대한 해석은 없지만 시와 함께 어울리는 그림이 오히려 다른 건 몰라도 마음의 안식처를 제공해 준다. 즉 편안함을 선사한다.

서점에 들르시면 5분만 손가는 대로 책장을 펼치고 시 한 편과 그림을 감상해 보시기를 추천합니다.

책이 나에게 하는 질문

그림이 주는 힐링이 어떤가요?

좋은 명화 하나 사서 재테크 하고 싶은 마음이다.

그만큼 그림이 주는 위로와 힐링이 좋다.

처음에는 색감이나 분위기에 취하고

밝고 어둠 등 시각에 반하고

어떤 계절일까, 어떤 향이 내 코끝을 찡하게 하기도 하며

거칠고 부드럽고 섬세한 촉감으로 나를 느끼게 해줄까

어떤 소리로 나를 홀리게 할까

보고 또 보다 보면 더 아름답고 깊이감이 느껴진다.

그래서 힘들 때 명화를 보며 사색에 빠지곤 하는데 그때마다 그림은 음악처럼 다른 생각을 잊게 하는 마법을 부린다.

그림이 주는 힐링은 '즐거움'이다.

책과콩나무 소개로 출판사로부터 책을 무상으로 제공받아 주관적으로 작성한 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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