탐닉의 설계자들 - 나도 모르게 빠져드는 직감·놀람·이야기의 기술
다마키 신이치로 지음, 안선주 옮김 / 쌤앤파커스 / 2021년 3월
평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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좋았던 점

게임이론은 어떻게 사람의 욕구를 불러일으키는가?

지루해 하지 않고 싫증 내지 않으면서 호기심 있게 유지할 수 있는가?

왜 사람들은 채워 넣을라고 하는가. 세트를 완성하고 싶고 포켓몬 빈칸을 왜 다 채우고 싶어 하는가?

다 깨고 나면 왜 집으로 돌아가는가? 등 게임 핵심요소를 알게 되니 삶 또한 이렇게 구성되어 있는 건 아닌지 의구심과 함께 행복한 상상을 하게 된다.

주인공 설정부터 게임 속에는 많은 이론이 포함되어 있다.

주인공이 탈옥하면서 예전 장비나 스킬을 찾는 과정도 재미있고 포켓몬처럼 빈칸을 채우는 것도 그리고 세트 효과를 발휘하기 위해 재료 수집 후 아이템 하나씩 완성해 가는 것도 게임이 재미있게 하는 요소 중 하나이다.

게임은 지루하지 않도록 놀람 디자인이 구조화되어 있다. 똑같은 구조가 반복되면 싫증이 나기 때문에 터부의 모티브 10종 중 여러 가지를 이용하여 사람들의 흥미를 붙잡는다. 닌텐도 게임 중에 콧구멍이 보이고 브이 하는 손가락을 5초인가 쳐다보면 나도 모르게 머릿속에서는 검지와 중지를 콧구멍에 넣고 싶다. 이것이 바로 터부다. 그것을 게임 속에서 실현화하게 한다. 하지 말아야 할 것을 하게 함으로써 느끼는 쾌감 또는 동기부여인 것이다. 탐닉의 설계자들에게 다시 한번 배우게 된다. 말을 강가에 데리고 가는 것보다 물을 마시게 하는 원동력이 중요하다는 사실 말이다.

미국 드라마는 사람을 계속 해부하고 일본 드라마는 교훈을 주고 한국 드라마는 막장이다라는 문장이 생각이 났다.

막장 바로 자극적인 요소로 말도 안 되는 스토리이지만 욕하면서 끝까지 시청한다는 한국 드라마가 바로 게임 요소 중 놀람 디자인 구조의 끝판왕 아닐까!


인상 깊은 구절

누구라도, 당신 역시도 사람의 마음을 움직이는 체험을 만들어낼 수 있다는 것이다.

어포던스는 본래 '환경이 동물에게 부여하는 의미'로 정의되지만, 왠지 어렵게 느껴지므로 과감히 풀어서 설명해보겠다. 어포던스는 당신이 무언가를 봤을 때 자연스럽게 '00 해볼까?라고 생각하는 과정을 가리킨다. 1+1 =? 해답을 말하라고 하지 않았지만 2라고 말했을 것이다.

플레이어에게 다가가려면 그들이 거치는 '알기→좋은/옳음'의 체험 과정에 맞춰 우선순위를 정해야 한다. 서비스와 관계 맺는 방법을 직감적으로 '아는 것'을 우선시할 것, 이것이 바로 플레이어에게 다가서는 본질이라고 할 수 있다.

놀람 디자인의 구조(오해하고, 시행하고, 예상 밖의 결말에 놀라게 된다) 피로와 싫증 완화

터부의 모티브(성, 식, 득실, 승인, 불결, 폭력, 혼란, 죽음, 사행심과 우연, 사적인 정보)

빈자리를 채우고 싶은 본능 '나도 모르게' 채우게 된다.

'공감'의 원동력이 되는 '미런 뉴런'

여행은 여행이라는 체험 자체가 본질이다. 물론 집으로 돌아오면 여행은 끝이 나고 사람들은 일상으로 돌아가지만 여행이라는 체험을 통해 당신은 성장하고, 여행을 가기 전과 다녀온 후의 당신은 다른 사람일 것이다. 그것이 바로 여행의 의의다. 게임도 마찬가지다.

실수를 체험하게 하라.


총평

스마트폰이 처음에 나왔을 때 빨리 적응시키기 위해 개발자들이 집중한 것이 바로 게임 어플이다.

게임 어플을 하나하나 즐기다 보면 자연스럽게 핸드폰 튜토리얼을 마스터하게 된다. 굳이 안내서를 읽지 않아도 말이다.

탐닉의 설계자들은 인간의 욕구를 잘 파악하고 단순하면서도 쉽게 끌어들이는 방법을 게임 속에 배치했다.

마음을 움직이게 하고, 본인의 생각이 옳았다는 것을 입증하게 하며, 예상밖에 놀람을 주어 흥미를 유발하고, 빈자리를 채우고, 주인공의 대화나 태도 등으로 공감을 유발하고, 성장해 가는 모습과 더불어 게임이 주는 의미를 깨닫게 하는 즐거움 등을 선사한다. 현실 세계도 똑같은 패턴으로 사람 마음을 움직이게 할 수 있고 마케팅에도 물건을 파는 데도 적용할 수 있다.

자연스럽게 말이 물을 마시게 하는 방법을 아는 자가 바로 탐닉의 설계자들인 것이다.

금방 지루해 하는 자들을 어떻게 끝판왕을 보게 해야 하는가! 엔딩을 보게 하는가는 게임을 하는 자의 인내심도 중요하지만 무엇보다 재미요소를 느껴야 하고 그것에서 터부 또는 성장 등을 하며 얻는 것이 있어야 한다.

책 또한 마찬가지다. 작가가 책을 쓸 때 기승전결이 있는 책 속에도 게임 이론이 들어간다면 놀라운 작품이 나오지 않을까?

닌텐도를 설계하는 자들이 쓰고 있는 심리요법을 알고 싶다면 바로 ≪탐닉의 설계자들≫을 펼쳐라.

그리고 그것을 현실 세계에 적용하라. 영화를 볼 때도 어디에 놀람을 주고 터부 모티브를 주었는지 찾는 관점이 생긴다면 보는 재미가 배가 될 것이다.

책이 나에게 하는 질문

핸드폰 게임, PC 게임을 안 한 지 2년이 넘어가는데 다시 하고 싶은 생각은 없나요?

답변은 당연히 있다. 그러나 지금은 아니다.

PSP, PSP 비타, 닌텐도, 닌텐도 will. 플스 4, 엑스박스, PC 게임, 핸드폰 게임 등 안 해본 것이 없다.

지금도 가끔 다시 사서 해볼까. 다시 깔아서 해볼까. 생각이 날 때가 있다.

집에 PSP랑 PSP 비타는 지금도 소장 중이고 방전되지 않게 한 달에 한 번씩 충전해 주고 있다.

디지털제품은 이상하게 관심을 소홀히 하면 고장이 난다. 애정을 주어야 오랫동안 내 친구로 옆에 남아 있는 것 같아 카메라도 디지털 제품들 모두 쓰담쓰담 해주고 있다. 꼭 살아 있는 느낌이 든다.

게임을 통해 얻는 것도 있지만 현재는 책에서 작가를 만나는 시간이 더 행복하고 즐겁기 때문에 게임을 즐기고 있지는 않다. 간혹 힘들거나, 내게 주는 잠깐의 선물이 되는 날이 있겠지만 한번 시작하면 탐닉의 설계자들에 꼬임에 채워 넣어야 속이 풀리고 놀라움과 자극으로 많은 시간이 흘려갈까 봐 두럽기도 하다.

만약에 하게 된다면 시간을 정해서 그 이상은 안 해야 하는데 탐닉의 설계자들 때문에 시작이 두렵다.

다행인 것은 책이 더 재미있다. 게임보다 더 재미있고 흥미를 유발하고 깨달음을 주는 책들이 많이 출판되었으면 한다.



책과콩나무 소개로 출판사로부터 책을 무상으로 제공받아 주관적으로 작성한 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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