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극히 평범한 우리들의 일상에서 사진기가 어두운 네모난 상자에 빛을 담아내듯 그 일순간을 시로 만들었다. 평범한 것이 시라는 프레임 속으로 들어오니 특별해지고 고귀해지는 느낌이 읽는 내내 좋았다.
현재에 살아야 하는데 과거를 생각하는 시인이 모습에서 내 모습이 겹쳐 보여 눈물을 훔치기도 했다. 시를 쓰기 위해 앉은 것이 아닌 앉아서 시를 쓴다는 느낌이 따뜻하게 다가왔다. 시를 쓴다는 것이 어떤 운율과 형태를 유지하며 자유롭게 쓰는 것인데 어릴 적부터 나와 거리가 멀어 멀리했다. 그런데 세월이 거듭될수록 시는 위로가 되는 친구가 되었다.
뒷장에 인터뷰가 수록되어 있는데, 그 부분을 먼저 읽고 시를 읽었으면 한다. 그 부분이 묘미 중 하나다. 들어가는 말이 없다. 고로 인터뷰를 통해 시인이 가지고 있는 생각, 말의 형태, 감정들을 알게 된다. '시가 되는 순간'을 글로 옮기게 된 이유를 인터뷰 부분에서 상상하게 된다. 저자의 스토리를 알고 난 이후에는 시가 자연스럽게 왼쪽 귀로 들어와 심장 쪽으로 향한다. '쿵'하고 울린다. 마음을...'쿵 쿵'
'눈에 보이던 것은 더 보이지 않고 눈에 보이지 않던 것이 보이기 시작하였다. 그게 멀까?...... 아 시가 되는 순간이었다' 이런 문장을 필사했다. 간격이라는 부분 적절한 거리란 어떤 것일까? 간격 사이는 어떤 의미와 즐거움을 선사할까 많은 상상을 하며 다리를 들썩들썩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