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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디세이 - 김상근 교수가 전하는 인류의 위대한 유산
김상근 지음 / 페이지2(page2) / 2026년 8월
평점 :
책세상 맘수다 카페를 통해 업체에서 무상으로 지원받아 작성한 솔직한 후기입니다.
어릴 때의 나는 '오디세이'라는 이야기를 그저 신화 속 영웅의 모험담 정도로 생각했던 것 같다.
괴물을 만나고, 바다를 떠돌고, 수많은 어려움을 이겨내 결국 집으로 돌아가는 영웅의 이야기.
그런데 30대가 되어 다시 만난 『오디세이』는 전혀 다른 이야기처럼 다가왔다.
김상근 교수의 『오디세이』는 호메로스의 고전을 오늘을 살아가는 사람들의 고민과 연결해 풀어낸 책이다.
진로와 미래에 대한 불안부터 부모와의 관계, 사랑과 이별, 반복되는 실패, 유혹과 절제, 결혼, 가난
그리고 '나는 왜 사는가'라는 질문까지 우리가 실제로 살아가며 마주하는 고민들을 오디세우스의 여정과 함께 생각하게 한다.
처음에는 '청년을 위한 책'이라는 소개 때문에 조금 의외였다.
30대가 된 나는 이미 학교를 졸업했고, 직업이나 결혼, 가족처럼 어느 정도 삶의 방향이 정해져 있다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그런데 책을 읽을수록 오히려 지금의 나에게 더 필요한 이야기일지도 모르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20대에는 '나는 무엇이 될까?'라는 질문을 많이 했다면, 30대에는 '나는 지금 잘 살고 있는 걸까?'라는 질문을 더 자주 하게 된다.
남들과 비교하면서 내가 뒤처지고 있는 건 아닌지 생각하기도 하고, 지금까지 해온 선택이 맞았는지 돌아보기도 한다.
그런 의미에서 오디세우스의 긴 항해가 조금 다르게 보였다.
오디세우스는 처음부터 모든 답을 알고 있었던 영웅이 아니었다.
길을 잃기도 하고, 실수하기도 하고, 유혹에 흔들리기도 한다.
책에서도 오디세우스를 완벽한 영웅이 아니라 두려워하고 실패하면서도 다시 앞으로 나아가는 인간으로 바라본다.
이 부분이 특히 마음에 남았다.
나 역시 살면서 '왜 나는 이것밖에 안 될까'라고 생각했던 순간들이 있었는데, 어쩌면 인생에서 중요한 건 한 번도 흔들리지 않는 것이 아니라 흔들린 뒤에도 다시 방향을 찾는 것인지도 모르겠다.
그리고 가장 오래 생각하게 된 단어는'노스토스', 즉 '귀환'이었다.
우리는 흔히 더 좋은 곳으로 가야 한다고 생각한다.
더 좋은 직장, 더 많은 돈, 더 높은 위치, 더 많은 성취.
하지만 계속 앞으로만 나아가다 보면 정작 내가 무엇을 위해 그렇게 달리고 있는지는 놓치기 쉽다.
『오디세이』는 오디세우스가 무엇을 얼마나 정복했는지보다 결국 어디로 돌아갔는지를 이야기한다.
나에게도 '돌아가야 할 곳'이 무엇인지 생각해보게 했다.
30대가 되고 나니 예전에는 당연하게 생각했던 일상의 가치가 조금씩 다르게 보인다.
평범한 하루, 사랑하는 사람과 함께하는 시간, 나를 기다려주는 사람, 내가 편안하게 쉴 수 있는 공간.
어쩌면 인생의 목표가 꼭 더 멀리 가는 것만은 아닐지도 모르겠다.
열심히 살아서 무언가를 이루는 것도 중요하지만, 그 과정에서 나 자신을 잃지 않는 것.
그리고 내가 정말 소중하게 생각하는 것들을 끝까지 지키는 것.
그것 역시 잘 사는 삶의 한 모습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오디세이』는 3,000년 전의 이야기지만 놀랍게도 지금 우리가 고민하는 문제들과 크게 다르지 않다. 미래에 대한 불안, 부모와 자녀의 관계, 사랑과 이별, 실패와 유혹, 그리고 결국 '나는 왜 사는가'라는 질문까지.
그래서 이 책은 단순히 그리스 신화를 알고 싶어서 읽는 책이라기보다, 지금 내 삶의 방향을 잠시 멈춰서 생각해보고 싶은 사람에게 더 잘 맞는 책이라는 생각이 든다.
특히 나처럼 30대에 들어서면서 '나는 잘 살고 있는 걸까?'라는 생각을 한 번쯤 해본 사람이라면 오디세우스의 긴 항해가 꽤 묵직하게 다가올 것 같다.
어쩌면 우리 모두 각자의 오디세이를 지나고 있는지도 모르겠다.
때로는 길을 잃고, 때로는 잘못된 선택을 하고, 때로는 다시 돌아가기도 하면서.
중요한 건 얼마나 빨리 목적지에 도착했느냐가 아니라,
내가 정말 돌아가고 싶은 곳이 어디인지 잊지 않는 것.
30대의 어느 날 읽은 『오디세이』는 나에게 그런 질문을 남겼다.
나는 지금 어디로 가고 있는가.
그리고 그 길의 끝에서, 나는 어디로 돌아가고 싶은가.
김상근 『오디세이』
30대에 한 번쯤 천천히 읽어보면 좋을 인문교양서로 추천하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