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0 제1회 젊은작가상 수상작품집
김중혁 외 지음 / 문학동네 / 2010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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젊은 작가들을 위한 젊은 문학상 
 

 


처음 이 수상 작품집은 김중혁 작가의 블로그를 통해서 알게 되었다. 개인적으로도 좋아하는 작간데 ‘젊은 작가상’으로 무려 대상을 탔다니 기뻐하지 않을 수가 없었다. 더구나 작가님이 말씀하시길... “가격도 싸고 살만한 책이 아닌가 싶어서 추천!!!” 당장 교보문고로 나갔더니 착하게도 가격이 5500원이었다. 부담 없이 책을 사고 나와서 한 땀 한 땀을 읽어 나갔다. 
 


이 책은 대상작인 김중혁의 「1F/B1」을 필두로 총 7편의 단편으로 짜여 있었다. 젊은 작가상이라는 타이틀답게 아직은 낯선 이름도 있었다. 필자들의 이름이 낯설어서 인지 소설 역시 익숙하면서도 왠지 낯설었다. 
 


특히 배명훈의 「안녕, 인공 존재!」는 나에게 조금 충격으로 다가 왔다. 사실 이 소설은 작년인가 제작년인가 읽은 적이 있었다. 그런데 문제는 읽으면서도 내가 읽었다는 사실조차 깨닫지 못하고 있다가 중반부에 가서야 ‘아!’ 소리가 터졌다. 고로 그때는 읽으면서 이해를 못했다는 소리다. 도대체 ‘존재’는 무엇인가로 시작하여 다시 ‘존재란 무엇인가’라는 질문으로 끝나는 소설. 이렇게 철학적인 질문이 놀랍게도 우주 과학과 만나서 하나의 이야기가 되었다. 물론 책을 읽는 내내 낯선 용어들 때문에 여전히 반은 이해하고 반은 패스하고 넘어간 상태이지만 우주과학적 지식이 우리나라 단편 소설에 침투? 했다는 데 나는 의미를 두고 싶다. 
  


나는 편혜영의 소설에도 눈길이 갔다. ‘편혜영 소설’ 하면 「아오이 가든」때 받았던 공포가 아직도 선명하다. 잔인하면서도 엽기적인 내용을 아무렇지 않게, 오히려 심드렁하게 표현해내는 그녀의 문장들이 나는 두려웠다. 그래서 그녀의 소설은 단편이지만 쉽사리 읽지 못하는 소설 중에 하나였다. 그런데 이 소설, 「저녁의 구애」는 좀 잔잔했다. 물론 우리 일상 생활을 다루었다는 점에서만 그렇다. 일상생활은 우리가 삶을 이어나가고 있다는 말이다. 그런데 삶을 이어나가고 있는 우리 앞에 죽음이 떠오른다. 산다는 것과 죽는다는 것 그 양극의 상황에서 우리는 고뇌한다. 하지만 일상을 살고 있는 우리의 입에서는 이런 말이 나올 수 밖에 없다. ‘아직 안 돌아가셨어요?’(p.74) 참으로 이 극적인 대사가 사실은 우리의 현실이라는 점....... 작가는 이 점을 너무도 잘 말해주고 있었다. 
  


‘젊은 작가상’이 올해 1회로 첫 개시?를 했다. 국내 굴지에 많은 문학상이 있지만 ‘젊은 작가’라는 타이틀이 참 신선하게 들린다. 그리고 타이틀이 무색하지 않게 개성 있는 소설들이 당선된 것 같아 독자인 내가 괜시리 기분이 좋아진다. 
 

 
* 오늘 서 점에 갔더니 문학동네 계간지(2010 여름호)에서 김중혁 작가님이 드디어 장편을 연재한다는 소식을 접했다. 장편을 쓰신다는 소리만 계속 들어서 기다리고 있었는데 드디어 연재를 시작하셨나보다. 제목은 <미스터 모노레일>. 제목만 들어도 설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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