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인 구달 & 루이스 리키 : 인간과 유인원, 경계에서 만나다 지식인마을 28
진주현 지음 / 김영사 / 2008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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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인 구달&루이스 리키

 

인간과 유인원,

경계에서 만나다

 

내가 생각해도 이 책과의 연이 신기하기만 하다. 인류학은 도무지 관심이 없었다. 인류학이란 '인간을 연구하는 학문' 이라고 밖에 떠오르는 게 없을 정도로 그 방면에 나는 무지했다. 그리고 관심을 가지고 싶지도 않았는데 왜! 이상하게 이 책을 읽게 되었을까. 지금도 의문스럽다. 하지만 곰곰히 생각해보면 , 아마도 제목 때문인 것 같다. '인간과 유인원, 경계에서 만나다' 정말 신비로운 제목?이 아닐 수가 없다.

 

 

제인 구달과 루이스 리키

 

 덩달아 제인 구달과 루이스 리키라는 사람도 처음 알게 되었다. 아마 이 방면에서는 엄청난 유명인이자 저명인일 테지만 <네셔널 지오그래피>를 슬쩍이라도 보지 않는 나로서는 알 턱이 없지 않은가. 그런데 책을 읽으면서 나는 이 두 사람에게 많은 호감을 갖게 되었다. 책과 인류학을 떠나서 나는 이 두사람의 열정을 담고 싶었다. 제인 구달이 곰비에서 침팬지를 관찰하는 모습을 상상해보면 놀라지 않을 수가 없다. 그 엄청난 도전정신과 인내력! 경계심이 많은 침팬지가 그녀에게 익숙해질만큼 오랜 시간 숨죽이며 머무를 수 있는 그녀의 열정이 대단하다고 느껴졌다. 사실 그녀는 인류학을 전공한 사람도 아니고 심지어 대학을 공부한 사람도 아니다. 더구나 당시 195,60년대는 여성의 사회 진출이 거의 없을 시기였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동물을 사랑한다는 마음 하나로 그녀는 아프리카로 떠났고 또 루이스 리키를 만날 수 있었다. 이런 그녀를 보면서 또 한번 느꼈다. 간절히 원하면 무엇이든 이루어질 수 있구나 

 

 

인류학이란

 

인류학에 관심이 없던 내가 이 책을 다 읽을 수 있었던 것은 책의 내용과 구성에 있을 것이다. 만약 인류학에 대해서만 열거했다면 나는 이 책을 책장에 꽂아 놓고 장식용으로 뒀거나 아니 애초에 구입하지도 않았을 것이다. 이 책은 처음에 루이스 리키와 제인 구달의 활동을 보여주면서 자연스럽게 고고학과 인류학에 빠져들게 하였다. 이들이 어떤 화석인류를 발견했는지 이 화석인류를 분석하기 위해서는 또 어떤 학문이 필요한 것인지.... 발견된 화석인류를 알아내기 위해서는  인류학 뿐만 아니라 고생물학, 지질학, 고고학 등 많은 많은 각 분야의 전문가가 필요하다. 그러니까 화석하나가 발견 되는 것은 단순히 박물관의 소장 물품이 하나 늘어난 것이 아니란 말이다.

그렇다면 왜 이렇게 많은 인력과 시간을 들여서 화석을 캐내고 연구해야하는 것일까. 물론 이건 누구나 아는 사실이다. '지금의 인간을 이해하기 위해서' 저자도 역시 이런 말을 했다. 하지만 책을 읽기 전에느 마치 태종태세문단세를 외우던 것처럼 무의식에서 이런 말이 튀어 나왔지만 이 책을 읽고 난 지금은 어느 정도의 이해를 바탕으로 이 말이 나오게 되었다. 더구나 좀 낯 뜨겁지만 이 말을 하면서 가슴이 조금 뜨거워지는 걸 느꼈다.

 

인간과 유인원 그리고 환경 운동가

 

제인 구달이 곰비에서 함께 생활한 침팬지 중에서 유달히 눈에 띄는 녀석이 있었다고 한다. 그녀의 이름은 플로. 플로는 암컷으로 침팬지들 사이에서도 매력적인 침팬지였다고 한다. 침팬지는 인간처럼 자식이 혼자 생활할 수 있을 때까지 가슴에 안고 다니면서 돌본다고 한다. 그러니까 침팬지도 인간처럼 부모가 어떻게 키우냐에 따라 후에 어떻게 성장할지 어느정도는 좌지우지된다는 말이다. 그런 면에서 침팬지 플로는 뛰어난 모성애로 자식들을 잘 키웠고, 그리하여 자식들은 그 무리에 우두머리까지 성장하게 된다. 하지만 플로가 나이가 들어서 낳은 새끼인 플린트는 어미에 대한 애착이 심했던 탓에 플로가 죽은 지 한달 만에 죽고 말았다고 한다. 제인 구달은 이 때문에 충격을 받고, 신문 부고란에 플로와 플린트의 죽음을 알리기도 했다. 그리고 그녀는 다시 한번 침팬지 무리에서 어미와 자식의 유대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또 다시 생각해보지만 사람의 모습과 너무나 많이 닮았다고 느꼈다. 혈연관계로 얽혀 있는 사회는 비단 인간뿐만이 아니었던 것이다. 아니, 생각해보면 인간도 침팬지와 같은 영장류다. 닮을 수 밖에 없는 것이다. 이런 점에서 제인 구달을 비롯하여 다이앤 포시, 비루테 갈라카스 이렇게 루이스 리키의 제자들 모두 침팬지, 오랑우탄을 연구했지만 결국 최근에 와서는 환경 운동가가 될 수 밖에 없었다. 유인원은 인간처럼 성장이 느리기 때문에 변해가는 환경에 쉽게 적응하지 못한다. 결국 멸종이 빨리 진행 될 수 밖에 없다. 유인원이 살지 못하는 환경에서 역시 유인원인 우리 인간도 얼마나 잘 살 수 있을까. 이들은 보호할 수 밖에 없다.

 

꽤나 흥미로운 책을 만나서 기분이 좋다. 하지만 이 책이 인류학의 전부는 아닐 것이다. 아주 조금, 인류학의 관심을 도모하는 정도. 이 책은 기분 좋게 다른 인류학에 관한 책을 찾아 볼 수 있게 만들어 준다.  참 매력적이다. 제인구달도 루이스 리키도 그리고 그들이 빠진 인류학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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