썸부터 데이트 범죄까지. '계약'에 비유해서 아주 쉽게 설명해주신다. 계약을 연애에 비유했다고 해도 틀린 말은 아니겠다. 사람과 사람 사이의 관계를 계약에 비유하니 마냥 어려워 보였던 법률 용어들도 피부에 잘 와닿았다.
책에서 특히 마음에 들었던 부분은 우리가 처음 연애를 시작할 때 주의해야 할 점인 1부와 데이트 범죄를 다룬 3부였다.
"그 사람이 원하는 대로 어떻게든 맞출 생각이 아니라면, 내가 원하는 것을 상대방에게 적극적으로 표현해야 한다. 또한 상대방은 어떤 생각을 가지고 있는지도 물어보는 것이 좋다." -p.26
"사실은 상대방이 원하는 방식으로 잘해줄 수 없다는 것을 알고, 그대로 해줄 생각도 전혀 없으면서 "내가 잘할게. 네가 바라는 대로 뭐든 다 할게"라고 말하는 것은 기만행위이다."-p.27
사실 대부분의 연애는, 특히 젊은 날의 연애는 저자가 말한 위 두 가지를 잘 지키지 않는 경우가 많다. 무조건 맞춰주겠다는 상대를 바라고, 자신의 의사표현 없이 흘러가는 대로, 무작정 하는 연애. 그런 연애는 그야말로 '위험한' 연애가 될 확률이 높다. 그 사실을 저자는 노련한 솜씨로 독자들에게 알려주고 있다. 저 두 문장은 연애를 시작하려 하는 모든 사람들에게 굉장히 큰 조언이 될 것이라고 생각한다.
"데이트폭력에는 이런 눈에 보이는 폭력행위 말고도 상대방을 무시하고 자존감을 깎아내리는 말을 하는 언어 폭력, 상대방을 자기 기준에 맞추는 식으로 상대방을 조롱하려고 하는 행동 통제(가스라이팅)같은 정신적 학대도 포함된다."-p.224
3부에는 보다 실질적인 데이트폭력에 대한 변호사로서의 조언이 담겨있다. 데이트폭력은 해마다 증가하고 있다고 한다. 책에서는 경찰청에 따른다고 했는데 이 말은 곧, '신고가 된 데이트폭력'만을 의미하는 것이다. 무슨 말이냐 하면은 2018년 8월 기준 데이트폭력 건수가 상반기 6862건이라고 하는데, 실질적으로 생각해 본다면 최소 만 건은 넘을 거라는 말이다. 연인이라는 이유로 눈 감고 넘어가 주는 폭력이 우리 사회에는 너무나 많다.
"무엇보다도 '나는 소중하다' '누구도 나에게 폭언을 하거나 폭력을 행사해서는 안 된다'는 원칙을 마음에 새길 필요가 있다."-p.230
나 자신을 존중하고 나 자신을 소중히 생각할 때에야 비로소 사랑하는 사람을 존중할 수 있다. 이건 정말 트루팩트 리얼이다. 그러니까 떳떳하고 당당한, 몸과 마음 모두 건강한 사람이 되자. 그러면 사람 보는 눈도, 누군가를 사랑할 수 있는 마음도, 건강하고 안전한 연애를 할 수 있는 조건도 충족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