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애도 계약이다 - 안전하고 자유로운 사랑을 위하여
박수빈 지음 / 창비 / 2019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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괜히 연애 권하는 사회가 아니다. 한국 사회에 연애는 만연하고, 또 나는 연애를 좋은 것이라고 믿는다. 그러나 연애의 전체 파이가 큰 만큼, 잘못된 연애를 하고 있는 사람도 많다. 사랑은 그렇다쳐도 연애는 누군가 정확한 방법을, 그러니까 건강하고 안전한 이론을 가르쳐줘야 하지 않을까?

<연애도 계약이다>의 저자 박수빈 님은 현직 변호사 님이다. 어떻게 연애를 해야 할지도 모르겠고, 무엇이 좋은 연애, 바른 연애, 안전한 연애인지도 모르겠다면 우리보다 훠얼씬 더 잘 아는 전문가에게 도움을 구해보는 것이 어떨까. 책을 읽는 내내 연애 많이 해 본, 혹시나 전 애인이 내게 협박 편지를 보내도 법률상으로 뚜까 패 줄 수 있는 방법을 알려줄 수 있는, 언니 혹은 누나의 조언을 듣는 기분이었다.

썸부터 데이트 범죄까지. '계약'에 비유해서 아주 쉽게 설명해주신다. 계약을 연애에 비유했다고 해도 틀린 말은 아니겠다. 사람과 사람 사이의 관계를 계약에 비유하니 마냥 어려워 보였던 법률 용어들도 피부에 잘 와닿았다.

책에서 특히 마음에 들었던 부분은 우리가 처음 연애를 시작할 때 주의해야 할 점인 1부와 데이트 범죄를 다룬 3부였다.

"그 사람이 원하는 대로 어떻게든 맞출 생각이 아니라면, 내가 원하는 것을 상대방에게 적극적으로 표현해야 한다. 또한 상대방은 어떤 생각을 가지고 있는지도 물어보는 것이 좋다." -p.26

"사실은 상대방이 원하는 방식으로 잘해줄 수 없다는 것을 알고, 그대로 해줄 생각도 전혀 없으면서 "내가 잘할게. 네가 바라는 대로 뭐든 다 할게"라고 말하는 것은 기만행위이다."-p.27

사실 대부분의 연애는, 특히 젊은 날의 연애는 저자가 말한 위 두 가지를 잘 지키지 않는 경우가 많다. 무조건 맞춰주겠다는 상대를 바라고, 자신의 의사표현 없이 흘러가는 대로, 무작정 하는 연애. 그런 연애는 그야말로 '위험한' 연애가 될 확률이 높다. 그 사실을 저자는 노련한 솜씨로 독자들에게 알려주고 있다. 저 두 문장은 연애를 시작하려 하는 모든 사람들에게 굉장히 큰 조언이 될 것이라고 생각한다.

"데이트폭력에는 이런 눈에 보이는 폭력행위 말고도 상대방을 무시하고 자존감을 깎아내리는 말을 하는 언어 폭력, 상대방을 자기 기준에 맞추는 식으로 상대방을 조롱하려고 하는 행동 통제(가스라이팅)같은 정신적 학대도 포함된다."-p.224

3부에는 보다 실질적인 데이트폭력에 대한 변호사로서의 조언이 담겨있다. 데이트폭력은 해마다 증가하고 있다고 한다. 책에서는 경찰청에 따른다고 했는데 이 말은 곧, '신고가 된 데이트폭력'만을 의미하는 것이다. 무슨 말이냐 하면은 2018년 8월 기준 데이트폭력 건수가 상반기 6862건이라고 하는데, 실질적으로 생각해 본다면 최소 만 건은 넘을 거라는 말이다. 연인이라는 이유로 눈 감고 넘어가 주는 폭력이 우리 사회에는 너무나 많다.

"무엇보다도 '나는 소중하다' '누구도 나에게 폭언을 하거나 폭력을 행사해서는 안 된다'는 원칙을 마음에 새길 필요가 있다."-p.230

나 자신을 존중하고 나 자신을 소중히 생각할 때에야 비로소 사랑하는 사람을 존중할 수 있다. 이건 정말 트루팩트 리얼이다. 그러니까 떳떳하고 당당한, 몸과 마음 모두 건강한 사람이 되자. 그러면 사람 보는 눈도, 누군가를 사랑할 수 있는 마음도, 건강하고 안전한 연애를 할 수 있는 조건도 충족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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