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원스쿨 기초 영단어 - 대한민국 왕초보 누구나 기적처럼 말문이 터지는 시원스쿨 영단어
이시원 지음 / 로그인 / 2009년 12월
평점 :
절판


 
평소에는 무엇 하나 관심도 없고 무지 게으르지만 조카 공부에 관련된 일이라면 귀찮은게 전혀 없는 언니가 우리집에 놀러와서 가장 탐을 낸 책이 바로 "시원스쿨 기초 영단어" 였다.  언니가 어찌나 탐을 내던지~ 그래도 다른 책은 반납 안하리라 생각하고서도 선뜻 빌려줄 수 있었는데 이 책만은 절대 빌려줄 수가 없었다. 아들한테도 도움이 될 책이기도 하지만 나도 처음부터 다시 영어공부하고픈 맘에 두고두고 볼 생각에 아끼는 책이라서 말이다. 

이 책은 한마디로  "한권의 책으로 재미난 학습교육서와 영단어책, 이렇게 두 권의 책을 보는듯하다." 라고 표현하고 싶다. 책을 펼쳐들자마자 실명과 함께 쏟아지는 찬사가 한가득. ’정말 그렇게 좋아?’ 하며  괜한 못된 심보 또 발동해서 흠집이라도 한번 잡아내볼까 했는데 추천평이 끝나고 나니 바로 자가 진단(영어 왕초보 레벨과 처방) 이 나오는데 자가 진단해보고나니 고개가 절로 주억거려진다. 한마디로 괜찮은 책이란 느낌이 처음부터 팍팍 전해져왔다고나 할까?

영어의 구조도 모르고, 단어도 모르는 그저막막형(초급형 왕초보), 성인이 된 지금까지도 대충은 알겠는데 영 자신이 없는 알쏭달쏭한 반벙어리 형태인 아리까리형(중급형 왕초보), 토익토플 시험성적도 좋지만 외국 사람 앞에선 벙어리가 되는 맴맴돌뿐형(고급형 왕초보), 이렇게 3가지 종류로 대한민국의 영어 벙어리 진단을 했는데 난 2번째인 아리까리형에 해당된다. 아마 대다수 국민이 나같은 아리까리형(중급형 왕초보)에 해당될 것이다. 

초등학교 5학년때부터 영어특별반에서 영어공부를 시작했으니 초등학교 2년,중고등학교 6년에 대학 4년까지 합하면 못해도 12년은 영어공부를 했건만 영어회화는 꿈도 못꾸겠고 아들이 영어학원 숙제를 물어올 때마다 긴장백배. 영어학원 들어가고 얼마 안됐을때만 해도 그럭저럭 숙제를 봐줄만하더니 이젠 점점 아들이 내게 물어볼까 걱정되고 그러다 혹 묻기라도 하면 숙제는 네가 직접 풀어보고 틀린 문제는 선생님께 물어봐서 차근차근 공부해야 진짜 공부라고 선생님께 모든 책임을 전가시키고 있다. 우리때는 회화와 듣기 위주가 아니라 독해와 문법 위주로 공부해왔으니 내가 영어회화 못하는 것도, 영어가 잘 안들리는 것도 당연하다 여기면서. 그러면 문법을 물어오는 아들 숙제를 잘 봐줄 수 있느냐? 그것도 아니어서 어찌나 창피하고 당황스럽던지. 

태국으로 신혼여행 갔을 때도 욕실에 치약이 없길래 치약을 달라긴 달래야겠는데 치약이란 영단어를 몰라 호텔직원 앞에서 칫솔을 직접 가져와서 치약을 찍 짜는 바디랭귀지를 통해 의사소통을 겨우 할 정도였으니 영어시험은 무조건 100점 맞았던 실력은 다 어디로 간건지 무지 창피했다. 

내 당황스런 에피소드를 이야기하다보니 잠깐 이야기가 삼천포로 빠진 듯한데 아무튼 대한민국의 벙어리들에 대한 저자의 종합결론은 이거다. " (레벨이 다 다르다 해도) 이 책으로 처음부터 다시 하세요.어차피 1년 정도면 원어민과 떠드는 데 지장 없을테니까요" 다. -"시원스쿨 기초 영단어" 중에서 발췌 - 

"그래도 영어를 10년은 열심히 공부했는데 처음부터 다시 시작하긴 너무 아깝지 않냐?" 고 반문하고 싶었던 찰나, 내 질문을 듣기라도 한 것처럼 "그동안 늘 중간부터 시작해서 알쏭달쏭함이 해결이 안 되셨던 것입니다." 고 진한 글씨로 속시원히 대답해놓았다. 저자의 이름처럼 해결책도 시원시원하다.

본격적으로 시작된 내용에서의 예문은 의외로 다들 간단했다. 독자추천평에도 있듯 너무 쉬운거 아니냐고 묻고 싶을 정도로 처음은 쉽게 시작한다. '난 오늘 뛴다' 라는 문장을 각각 한글과 영어로 현재,과거,미래,진행형으로 바꿔놓는 정도. 페이지 상단에 보면 "영어를 잘하고 싶으세요? 영어는 큰소리로 따라해야 늡니다.(p17에서 발췌)" " 영어를 미워하지 마세요. 알고보면 괜찮은 녀석입니다. ^^(P27 중에서 발췌) " "영어에서는 주어가 절대 생략되지 않습니다.(P30에서 발췌) " 등과 같이 문장과 단어만 지루하게 늘어놓은게 아니어서 참 신선하고 재미있었다. 그리고 Chapter 1~8에서 영문장을 배우기 전에 저자의 영어공부에 대한 조언이 한페이지 가득 실려있어서 꼭 그의 재미난 강연회를 찾아가 듣는 듯한 기분도 들었다. 내가 앞서 이 책이 재미난 학습교육서같다고 한 이유가 여기에 있다.  

마지막 부분엔 Index 도 있어서 앞서 배운 단어와 숙어의 뜻과 수록된 페이지가 명기돼있어 단어와 숙어를 일일이 찾아봐야하는 수고를 덜어준 점도 참 편해 좋았다. 

'영어를 못하는 치명적 결함을 가진 한국인 뇌' 라는 뉴스를 본 적이 있다. 한국어를 이미 다 습득한 후에 영어를 배우면 그만큼 영어를 배우기 힘들어진다는 기사였다. 나 역시 그렇게 영어공부를 했는데도 외국인이 나한테 가까이 다가오기만 해도 행여 길이라도 물어볼까 지레 겁부터 먹고 미리 저만큼 달아나기 바쁘다.우리나라 국력이 세계 어느 나라보다 막강해져서 한국어를 만국공통어로 사용하는 기적이 일어나면야 더없이 좋겠지만 그렇지 않은 이상엔 앞으로도 영어공부는 정말 안할래야 안할 수가 없는 공부다.수능 볼 때야 수학도 영어 못지않게 중요하지만 취업할 때 보는건 수학점수가 아니라 영어점수니 더더욱 공부를 열심히 해둬야한다.피할 수 없으면 즐겨라. 라는 말도 있듯이 피할 수 없다면 즐기는 편이 낫지  않을런지.저자의 말처럼 소리내 읽고 또 읽어서 입에 붙게 만들고 영어를 미워하지 않고 단짝친구처럼 매일매일 만나다보면 어느새 우리도 저자처럼 영어를 잘 할 날이 오지 않을까 한껏 기대하게 만드는 책이었다. 일단 영문장 수준이 쉬워서 지레 겁부터 먹지 않아도 돼 좋았고 영어공부요령도 가득해서 더 재밌고 쉽게 공부하기 딱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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