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궁의 성 - 치정과 암투가 빚어낸 밤의 중국사
시앙쓰 지음, 강성애 옮김, 허동현 감수 / 미다스북스 / 2009년 7월
평점 :
절판


내가 여자여서 더 그랬을까?
황궁도 어차피 인간 사는 곳이네 싶어 친근한 느낌도 들었지만
황제의 마음에 들고 안들고에 따라 희비가 엇갈리는 황후의 운명에
같은 여자로서 주먹이 불끈 쥐어지기도 했다.
황제가 권력을 잡고 있을 때는 황제가 직접 황후를 선택할 수 있었지만
황제가 아직 힘이 없을때는 황제의 모후인 황태후의 손에  의해 황후가 간택됐고
황태후가 권력에 연연해하지 않고
화려한 외모보다는 단아한 인품을 중시해 황후를 뽑는 경우도 있었지만
대부분의 황태후는 근친혼으로 자신의 권력을 더욱 확고히 하려고 했다 한다.
황제가 직접 선택한게 아닌만큼 황태후의 힘으로 황후자리에 오른 여인은
황제의 사랑을 받지 못하는 경우가 대부분이라
외롭고 쓸쓸한 궁생활을 했다고 한다.

황제를 중심으로 이뤄지는 문란한 황궁의 성생활에 혀를 내두르게 됐다.
직접적으로 선정적인 성적표현은 없지만 낯뜨거운 성 이야기가 줄기차게 나와서
아무리 황손을 낳는 문제가 중요하다해도
대놓고 여러 궁녀와 비빈들을 취하는 황제들의 문란한 성생활이 썩 유쾌하지만은 않았다.
비빈들을 질투하면 황후를 가차없이 폐위시키는 황제의 무자비한 행태도
그런 황제의 사랑을 독차지하고 있단 이유로 
기고만장한 여인네들 역시 마음에 들지 않았다.

상상을 초월할 정도의 정력을 만들어내는 춘약과 방중술을 황제께 바쳐 
황제의 신임을 받았던 대신 만안의 이야기는
노력과 실력보다는 아부와 은밀한 뒷거래가 더 잘 통하는 오늘날과 다르지 않아
뒷맛이 씁쓸했다. 
"어린 여자와 자주 성관계를 가지면서 음기를 마시면 
 남자들이 건강하고 힘이 세진다고 생각했다. 
 이러한 이유로 세종은 수많은 소녀들과 관계를 가졌는데, 
 열 살 전후 되는 100여 명의 소녀들을 높은 담으로 둘어싸인 깊은 궁에다 두고 
 언제든지 원할 때마다 즐겼다." - P 156 中 에서 -
남자들은 다 똑같다는 생각과 도대체 저렇게 즐기면서 정사는 어찌 봤을까 싶어
남의 나라 이야기지만 백성들이 참 불쌍하단 생각도 들었다.

자기 스스로 황제가 되기 위해 이미 황제가 된 두 아들을 죽이는 것도 서슴지 않았던
잔인한 여황제 무측천의 문란한 성생활은 
물론 잘했다 칭찬할 순 없지만 
남성 위주의 사회에서 여자의 신분으로 맘껏 즐기며 살았던 예이기에
은근히 속이 시원하기도 했다.
수도에 있는 미남들을 찾아 여든한 살까지 성생활을 했다하니 
여러모로 참 대단한 여황제가 아닐 수 없다.

물론 성적으로 문란하기만 한 황제만 있었던건 아니었다.
춘약의 부작용을 깨닫고 춘약을 거부한 정신이 올바른 황제도 더러 있었다 하고
열여덟 연상의 궁녀 만씨를 귀비로 삼아 평생 그녀를 총애하다
만 귀비가 세상을 떠나자 슬픔에 잠겨 지내다 만귀비를 따라 저세상으로 간 
명 헌종의 지고지순한 사랑 이야기 등같은 흐뭇한 이야기도 담겨있었다.

"대체로 역사는 정사보다 야사가 더 흥미롭다. 
그런 야사 중에서도 성을 다룬 이야기들은 더욱 흥미롭다." 는 
김봉석님의 추천사가 말해주듯 
구중궁궐에서 벌어지는 권력욕과 암투가 재미를 더했던 장희빈 전과 같은 이야기처럼
황궁의 성 역시 황제와 황후, 여러 비빈들과 궁녀들의 암투와 성생활이
쉽게 볼 수 있는 이야기가 아닌데다 
황궁 속 그들의 은밀한 성생활을 엿보는 재미가 대단했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