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학과 상상력이 기가 막히게 조화된 책이라 할까요? 표지를 본 순간부터 와~, 책장을 넘기면서는 우와~, 감탄사를 연발하게 하는 책입니다. 허블 우주 망원경으로 찍은 아름다운 우주의 사진들로 그림을 대신했으니 우주 사진을 보는 것만으로도 충분히 만족할 수 있는 책입니다. 이 환상적인 색감의 사진들을 좀 더 또렷이 보게 해줄 의도이신지 책 사이즈도 정말 시원시원하니 정말 크네요. 내용도 참 기발합니다. 그리스 신화에 나오는 다이달로스의 아들, 이카로스를 주인공으로 닮은 듯, 다른 이야기를 들려주고 있거든요. 아버지의 말을 듣지 않아 뜻하지 않은 운명을 맞이하게 된 이카로스의 이야기란 점은 닮았지만 시간과 공간은 전혀 다르니까요. 새들의 깃털을 모아 밀랍으로 이어 붙여 날개를 만들고 인간이 날 수 있단 것만으로도 굉장한 역사적 사건이었던 고대의 이카로스와 달리 미래의 이카로스는 지구인과 외계인의 역사적인 만남을 위해 우주 공간을 날아가는 프록시마호에 탑승한 몇몇 가족 중의 일원입니다. 호기심 때문에 잠깐동안은 행복했지만 그 왕성한 호기심 때문에 끝없는 나락으로 떨어진단 공통점이 있네요. 시공을 초월해 이카로스란 소년을 주인공으로 이런 이야기를 만들어내신 브라이언 그린 교수님, 정말 대단한 분이시네요. 뭐든지 빨아들이는 블랙홀과 아인슈타인의 상대성 이론을 이보다 더 쉽고 재미나게, 또 더 알고 싶게 쓸 수 있을까요?? 어른인 제가 읽어도 손색 없는 책이다 생각했는데 "저자 브라이언 그린과의 인터뷰 (Q&A)" 를 보니 이해가 갔습니다. " 이책의 주된 독자층을 누구로 생각하고 계십니까?"란 질문에 "과학을 자주 접해 본 적이 없는 성인과 짧은 모험 이야기를 좋아하는 아이들이 그 대상이었죠." 라 답했거든요. 과학은 정말 지루하고 따분해서 성적을 잘 받을 요량으로 공부할 뿐이지 사실 저도 학창시절 쳐다보기도 싫은 과목 중 하나였는데 신화와 교묘히 접목시킨, 이렇게 재미난 모험 이야기로 과학을 배운다면 학교 졸업한지 오래인 저도 우리 아들과 함께 다시한번 과학공부를 해도 재미나겠다 싶어졌어요. "블랙홀에 관하여" 란 코너를 통해 블랙홀에 관해 설명해주고 고대 그리스신화의 이카로스를 모르는 아이들을 위해 "디아달로스와 이카로스 이야기"를 2페이지 가득 자세히 실어놓은데다 "저자 브라이언 그린과의 인터뷰" 를 통해 그의 과학에 대한 생각과 창작의도, 계기도 엿볼 수 있어 참 좋았습니다. 마지막으로 보너스처럼 이제껏 책에 실린 우주 사진을 앙증맞은 사이즈로 다시 실어놓고 어떤 사진인지 꼼꼼히 설명해줘서 아름다운 우주사진을 실컷 감상하는데만 그치지 않고 그에 관한 지식까지 전달받을 수 있어 더없이 좋았어요. 이 책보다는 훨씬 어렵겠지만 브라이언 그린이 쓴 두 베스트셀러 "엘러건트 유니버스" "우주의 구조" 도 한번 찾아읽어보고 싶어졌습니다. 호기심 가득한 아이들과 과학을 싫어하는 저같은 어른들을 위한 다음 동화도 정말 기대되네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