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즈텍의 비밀
폴 크리스토퍼 지음, 민시현 외 옮김 / 중앙books(중앙북스) / 2009년 8월
평점 :
품절


뉴욕타임스 베스트셀러!
2008년 베스트셀러《렘브란트의 유령》의 작가 폴 크리스토퍼의 신작!
16세기에 사라진 코르테스의 보물을 찾아 떠나는 21세기 인디아나 존스!

출판사서평을 보고 "와~ 이 책 정말 꼭 읽고 싶다" 를 수없이 연발했던 책이다.

어렸을적 엄마, 언니 손을 잡고 극장에서 인디아나 존스를 보면서
영화가 다 끝났는데도 그자리에 붙박이처럼 눌러앉아 
그 긴 영화를 엄마, 언니랑 처음부터 끝까지 다시 
정말 꼼짝도 안하고 두번 연거푸 본적이 있다.
벌레가 들끓는 장면은 소름끼치도록 싫었지만
원숭이 머리뚜껑을 열고 푸딩 같은 원숭이뇌를 먹는 장면이라든지
숨막히도록 기상천외한 모험이야기를 보면서 그 뒤로 인디아나 존스의 팬이 됐고
액션어드벤쳐영화란 장르 자체를 좋아하게 돼서
인디아나 존스에 못미치는 영화라 해도 거의 한편도 빼놓지 않고 볼만큼
인디아나 존스의 광팬인 나로서는 이 책에 끌릴 수밖에 없었다.

이 책? 재밌다. 
21세기 인디아나 존스라고 해도 좋을만큼 재밌다.

그런데 인물이 너무 많다. 주석도 너무 많다.

주석을 그리 꼼꼼이 읽지 않는 사람이라면 뒷장으로 넘기기가 수월하겠지만 
주석 하나까지 일일이 머릿속으로 되뇌여보고 한번쯤 외워보는 나로선 
뒷장 넘기기가 녹록치 않았다.
저렇게 주를 많이 달 필요가 있을까라고 의구심이 들만큼 주가 너무 많아서,
주 하나에 몇줄을 할애할만큼 친절함이 넘쳐서 사실 좀 지루했다.
처음엔 내게 친절을 베풀어준 사람이 마냥 고맙다가도 어느순간 그 친절이 도를 넘으면
자칫 부담으로 다가올 수 있는 것처럼 말이다.
예를 들어 P178에 나오는 몰타의 기사 같은 경우 주가 무려 9줄을 차지한다.
주가 많아서 내 딴엔 정독을 해볼 요량으로 주를 일일이 챙겨읽다보니
이야기 흐름이 똑똑 끊기는 느낌이었다. 
차라리 *표시를 해서 페이지하단에 설명을 해주었더라면 
주를 읽던지 안읽던지 취사선택의 자유가 주어져 
이야기전개 흐름상 아주 큰 도움이 됐을 것 같다. 

사실 인물도 너무 많다. 
인물의 생김새, 성격, 그 사람의 과거. 심지어 그 사람의 지극히 개인적인 취향까지 
너무도 세세히 설명돼있어서 사건 전개보다는 인물묘사에 더 치중을 한 느낌도 든다. 
희곡이나 대본에 비유하자면 
줄거리 자체나 대사보다는 지문과 해설에 치중한 느낌이라고 할까? 

인물의 너무 자세한 묘사, 너무 많은 주, 
독자에 따라 지칠 수도 있는 이 두가지 단점만 빼면 이 책은 꽤 매력적이다.

우선 인디아나 존스를 떠올리면 금방 짐작할 수 있는 환상적인 모험이야기이며
내가 지금 보고 있고, 내가 지금 알고 있는 것보다 더 많은 일들이 
베일 뒤에 감춰져 있어 끊임없이 호기심을 자극하고
도대체 먹이사슬의 가장 윗단계엔 누가 있을까 싶을 정도로
헉 소리날만큼 엄청난 고위층이 아주 더러운 일에 연루돼있다.

또한 인물이 너무 많다는게 이 책의 단점이지만 한편으론 이 책의 장점이기도 하다.
인물 하나하나가 너무도 친절한 설명 덕분에 지루하기도 했지만
그 친절한 설명 덕분에 머릿속에 등장인물 하나하나가 너무도 생생하게 그려져서
등장인물 하나만 따로 떼어다가 책 한권을 쓴대도 충분할만큼
인물 하나하나 다 개성이 넘치고 매력적이다.
특히나 가족도 없고 친구도 없고 집에서 요리도 안해먹고
개인적인 사생활은 전혀 즐기지 않은채 집안에 틀어박혀 
오직 세계 곳곳에 배치된 정보원의 정보를 듣고 
서로 아무 관련 없어 보이는 그 정보들을 퍼즐 맞추듯 짜맞춰 
정보를 필요로 하는 사람들에게 정보를 팔고 
다시 정보를 모으는 재미로만 사는 맥스 케슬러와
살인 자체를 즐기고 고도의 두뇌와 스킬로 완전범죄를 해내는 청부살인업자 ,
프란시스 제이비어 시어즈, 이 두사람은 특히나 매력적이었다.
책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고작 약방의 감초 정도지만
감초가 없음 약을 지을 수 없듯이 빠져서는 안될 인물들이고
극적 재미를 더해주는 인물들이다.

엄청난 보물을 실은 갤리언 선이 엄청난 파도에 산산이 부서지고
부서진 배에서 간신히 목숨을 건진 단 한명, 
그 신부의 허리춤에 고이 묶어둔 보물의 위치를 알려주는 코덱스마저 사라진다.
B-47폭격기의 추락으로 폭격기에 탑재돼있던 열핵폭탄 두개의 행방이 묘연해지고
열핵폭탄을 둘러싼 마약왕과 중국,쿠바,멕시코 요원들의 치열한 접전,
마약왕과 유명제약회사간의 모종의 뒷거래, 그보다 더 엄청난 윗선의 연루까지~
과거와 현재로 두가지 시점으로 이루어진 이 작품은 
과거는 엄청나게 흥미진진하다가
현재에 와서 다소 맥빠지게 지루했다가
뒤로 가면갈수록 급물살을 타듯이 점점 흥미로워져서 
손에서 책을 놓을 수 없게 만들었다.
과거 부분을 읽고 "이야~ " 했다가
현재에 와서 좀 졸기도 헀던 난 
뒷부분에 가서는 단 한번도 졸지도 않았으니까~

코덱스에 그려진 곳에 숨겨진,
코르테스가 마야인으로부터 빼앗은 엄청난 보물보다 더 큰 보물이 대체 무엇이며 
그 보물로 마지막 이익을 보게 된 단 한사람, 그 사람이 대체 누구일까  
궁금해하며 읽는다면 아마도 이 책을 읽는 재미가 더 굉장할 것이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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